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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진하나마 주목할 아베의 진주만 방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하는 것은 미·일 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기 위함이다. 진주만은 태평양전쟁이 시작된 미·일 모두에게 역사적인 곳이다. 이번 진주만행이 지난 5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원폭기념관 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이긴 하나 미·일 밀월관계를 만방에 보여주려는 강한 의지가 작용한 게 틀림없다.

사실 진주만을 찾은 일 총리는 아베가 처음은 아니다. 1951년 요시다 시게루(吉田茂)를 시작으로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郞),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가 이곳을 방문했다. 하지만 아베는 27일 오후(한국시간 28일 오전) 침몰 함정 위에 세워진 애리조나기념관을 찾는다.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이다. 기념관 밑에는 1100여 명의 미군이 아직도 영면하고 있어 이곳은 미국인에겐 무척이나 신성한 장소다. 이런 곳에 일본 총리가 방문한다는 것은 국내 강경 우파의 목소리를 감안한다면 아베로서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정치적 부담을 각오하고 이곳을 찾은 것은 세계 전략 차원이다. 무엇보다 미·일 동맹의 토대를 흔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을 의식한 행동이 분명하다. 비록 지난 미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지만 일단 트럼프가 이기자 아베는 즉각 뉴욕으로 날아가 누구보다 빨리 그를 만났다. 이 같은 아베의 기민성을 우리 정치인들도 새겨 봐야 한다.

한편 아베 총리는 진주만 방문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데 대한 사죄나 반성의 말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한국과 중국 등 일본의 침략으로 엄청난 피해를 본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미국에만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면 눈앞의 국익만 좇는 속 좁은 행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아베 총리는 지난 25일 미국과 일본의 역사학자 50여 명이 발표한 공개 질문서에 대답부터 해야 할 것이다. 이들은 “일본이 공격했던 장소는 진주만뿐만이 아니다”며 “한반도와 중국, 아시아 각국의 2차 대전 희생자도 위령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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