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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개혁 아이콘이던 KAIST, 10년 만에 개혁 대상 전락

청렴도 국·공립대 꼴찌 왜
2006년 7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개교(1971년) 35년 만에 가장 큰 개혁의 물결이 일었다. 서남표 미국 명문 MIT 석좌교수가 총장에 부임하면서 새바람을 일으켰다. 당시 그는 ▶교수 테뉴어(정년 보장) 심사 강화 ▶성적에 따른 수업료 차등 부과제 ▶전 과목 100% 영어 강의 등의 개혁과제를 강도 높게 추진했다. 2007년 테뉴어 심사 대상 교수 38명 중에서 15명을 전격 탈락시키는 충격적인 조치도 했다. 이후 KAIST는 대학 개혁의 상징으로 주목받았다.

2006년 서남표 취임 후 개혁 추진
서 총장 퇴진 후 혁신 분위기 실종
교수 연구비 유용 도덕적 해이 늘어
“연 7500억 국민세금으로 운영 대학
감사기능 강화, 도덕적 해이 막아야”

하지만 10년이 지난 2016년 12월. KAIST의 도덕성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지난 20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전국 36개 국·공립대의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KAIST가 최하위인 36위(10점 만점에 5.31)를 얻었기 때문이다. KAIST는 지난해 같은 청렴도 조사에서도 꼴찌에서 둘째인 35위를 차지했다.

10년 만에 KAIST는 ‘대학 개혁의 아이콘’에서 ‘청렴하지 못한 대학의 대표 주자’로 전락했다. 국민의 눈높이로 보기에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된 지 약 일주일이 지난 26일 대전시 유성구 대학로에 위치한 KAIST 캠퍼스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했다.

연간 7500억원 이상의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학이 KAIST다. 하지만 청렴도 조사 결과 발표 이후 KAIST 구성원 중 누구도 어떤 공개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일부 교직원은 “청렴도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고 오히려 반발했다. 대한민국 이공계 두뇌의 산실인 KAIST에는 부끄러움마저 실종된 듯한 분위기다.

국내 최고의 과학기술 인재 교육기관은 왜 이렇게 추락했을까. KAIST 관계자들은 청렴도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최근 몇 년간 발생한 교수들의 연구비 횡령 등 비리를 꼽는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KAIST의 한 교수는 연구비 2661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KAIST의 연간 연구비는 3000억원에 이른다.

KAIST 일각에서는 청렴도 하락이 총장 리더십 부재와 관련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KAIST 청렴도는 서 전 총장이 재임 마지막 해인 2012년 전국 6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청렴도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2013년 2월 강성모 총장 체제가 시작된 이듬해인 2014년 25위로 추락했다.

익명을 요구한 KAIST의 한 교수는 “2011년부터 교수협의회의 사퇴 요구로 서 총장이 (2013년 2월) 물러난 이후 교수협의회의 목소리가 세졌다. 대학의 지휘 체계가 총장·교수진 등으로 다원화하면서 조직이 느슨해졌다”고 지적했다. 당시 교수협의회 소속 일부 교수가 현재 보직교수를 맡고 있다. A교수는 “서 전 총장 퇴임 이후 개혁과 혁신이 실종되면서 비리가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징계위원회 등 대학의 허술한 시스템도 도마에 올랐다. KAIST 관계자는 “징계위(7명)는 외부 위원(3명) 없이 내부 위원(4명)으로만 징계 여부를 결정할 때가 있어 솜방망이 처분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학민 KAIST 감사는 “대학원생을 감사 시스템에 포함하고 상시 감사시스템을 도입하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문창기 사무처장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 국·공립대 대학 감사 조직에 외부 전문가를 대폭 보강하고 내부 고발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KAIST 신임 총장 자리를 놓고 내부 출신인 경종민(63)·이용훈(61)·신성철(64) 교수 등 3명이 경합 중이다. 결국 청렴도 제고가 내년 2월 취임하는 신임 총장의 최대 숙제가 될 전망이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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