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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 “천재해커역, 주변의 똑똑한 친구들 따라했죠”

“안녕하세요, 김우빈입니다”라며 악수를 청하는 청년. 그의 몸에는 자연스러운 예의가 배어 있었다. 순간 그 청년 김우빈(27)이 ‘키 크고 잘생긴 톱스타’라는 걸 잠시 잊을 뻔했다. 인터뷰 녹음기를 선뜻 자기 앞에 당겨 놓으며 “이게 낫겠죠?” 하는 그에게서, 영화 ‘스물’(2015, 이병헌 감독)에서 시시껄렁한 농담을 내뱉던 차치호, TV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2016, KBS2)의 까칠한 톱스타 신준영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인터뷰 내내 한마디 한마디 천천히 고르며 신중하게 답했다.
수조원 대 금융사기를 벌이는 사기꾼의 측근 박장군 역할을 소화한 김우빈. [사진 전소윤(STUDIO 706)]

수조원 대 금융사기를 벌이는 사기꾼의 측근 박장군 역할을 소화한 김우빈. [사진 전소윤(STUDIO 706)]

그가 주연한 ‘마스터’(조의석 감독)는 20일 개봉해, 개봉 5일만에 300만을 돌파하며 선전 중이다. 조 단위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와 희대의 사기범, 그리고 그의 브레인이 쫓고 쫓기는 범죄액션물이다. 김우빈은 천재해커 ‘박장군’역을 맡아 이병헌, 강동원 등과 연기 호흡을 선보인다.

영화 ‘마스터’ 개봉 5일 만에 300만
“박장군역 욕심나 출연 바로 결정
선배 이병헌은 섬세하고 치밀
늘 폐 끼치지 말자, 잘해야 돼 다짐”

“박장군은 단 하루 만에 고민을 끝내고 출연을 결정할 만큼 욕심나는 인물이었어어요. 캐릭터가 살아 있었거든요. 정말 특이한 놈인데, 천진난만하고 귀여웠어요. 등장인물 중 가장 투명하게 감정을 드러내니까요.”

물론 부담도 컸다고 했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연기하는 것도, 이야기 구조상 대부분의 장면에 등장하는 것도 다 부담이었죠. 늘 ‘폐 끼치지 말자, 잘해야 돼’라고 다짐했죠.” 그가 장군을 연기하며 염두에 둔 것은 “현실에 발붙인 입체적 인물로 그리는 것”이었다. 그는 “주변의 명석한 친구들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친구들을 보니 각자의 분야에서 작업할 때 말고는 ‘허당’ 같더라고요. 일에 집중할 때도 눈빛은 진지하지만 가장 편한 자세를 취할 것 같았죠. 그래서 장군의 의상도 아주 평범해요.”
영화 막바지 필리핀 마닐라 배경의 총격전 장면.

영화 막바지 필리핀 마닐라 배경의 총격전 장면.

만약 ‘마스터’ 속편이 나온다면 주인공은 당연히 장군이 아닐까 점쳐질 만큼, 영화속 그는 극 전체를 좌지우지하며 강한 존재감을 보인다.

“제가 돋보이려 하면 이 영화에 독이 될 것 같았어요. 극 안에서 생생하게 존재하는 동시에, 제가 느낀 캐릭터의 매력도 최대한 살려야 했죠. 여러 가지로 고민 많았어요, 정말.”

연기력 면에서 두말할 필요가 없는 선배 이병헌과 함께한 시간도 그에게는 고스란히 배움의 시간이 됐다. “연기에 관해서는 섬세하고 치밀한 분이죠. 한 컷 찍고 나서 곧장 모니터로 달려가 자기 연기를 꼼꼼히 확인하세요.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이병헌 선배님이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올랐는지 새삼 깨닫게 됐어요. 사적으로는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에너지가 넘치세요. 촬영 현장에서 분위기 띄우는 일은, 막내인 제가 해야 하는데(웃음).”

그의 주변 사람들은 “김우빈처럼 진지한 배우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늘 예의를 갖추고 선을 지키는 모습에 “나이보다 어른스러워 보인다”고 하자, “키가 커서 그래요”라는 싱거운 반응이 돌아왔다.

김우빈은 스스로에게 힘을 북돋우는 방법으로 “‘감사 일기’를 쓴다”고 했다. 그날그날의 고마운 일을 떠올려 적는 시간이란다. “딱히 쓸 만한 일이 없을 때는 ‘오늘도 삼시세끼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적기도 해요. 그 문장을 쓰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거든요. 그동안 여러 기자님들께 권유했는데, 다시 만났을 때 물어보면 다들 ‘안 쓰셨다’고 하더라고요. 한번 적어 보세요. 정말 좋아요.”

매일 ‘감사 일기’를 쓸 만큼 우리 일상에 고마운 일이 뭐가 있느냐고 묻자 술술 답이 나왔다. “병나지 않고 무탈한 것도 감사하죠. 건강한 것만큼 고마운 일도 없잖아요. ‘함틋’을 찍으며, 죽음에 가까워지는 것이 어떤 마음인지 알게 됐거든요. 건강을 잃으면 삶의 의미가 없어지더라고요.”

그는 지금 자신의 위치에 대해 “보통의 20대처럼 세상을 갓 만나 시행착오 겪으며 뛰어가는 중”이라 했다. 다만 자신은 “스트레스를 동력 삼아 연기하는 타입은 아닌 것 같다”고. ‘그림 그리기’는 김우빈이 머리와 마음을 비우는 방식 중 하나다. 스케치북에 매직으로 낙서하듯 그리다가 100호짜리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작업하기 시작한 지 2년쯤 됐다. “어떤 인물을 연기할 때, 그에 대한 생각을 그림으로 옮겨요. 대부분 뭘 그린 거야 싶지만, 그리다 보면 시간도 빨리 가고, 마음도 편해지고. ‘함틋’ 이경희 작가님께는 ‘함틋’이란 제목을 그려 선물하기도 했어요.”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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