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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회 성적 못 낼까 신경, 결혼은 도쿄 올림픽 전 해야할지 말지 고민”


양궁 국가대표 장혜진(29·LH·사진)의 별명은 ‘짱콩’이다. 키 1m58㎝의 단신인 장혜진이 “땅콩 중에선 짱(최고)이 되자는 뜻”으로 붙인 별명이다. 지난 8월 장혜진은 정말 짱콩이 됐다. 리우 올림픽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오른 것이다. 지난달 20일 장혜진을 만나 올림픽 이후 뭐가 달라졌는지 물어봤다. 그는 “사람들도 알아보신다. 식당에서 서비스 음식을 주실 때도 있다.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쓰게 됐다”고 말했다.


장혜진은 ‘눈물의 여왕’이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기쁨 반 슬픔 반의 눈물”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기자는 이 전에도 그의 눈물을 두 번이나 봤다. 첫 번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다. 당시 대표팀 맏언니 주현정은 어깨 부상으로 후배 이특영에게 출전권을 양보했고, 한국은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장혜진은 선배가 고맙고 미안해 눈물을 흘렸다. 지난 5월에는 올림픽 선발전을 3위로 통과한 뒤 펑펑 울었다. “선발전 때는 초반에 성적이 안 좋아서 너무 힘들었는데 마지막날 3위로 올림픽에 가게 되니까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러나 정작 2관왕에 오른 뒤에는 눈물 대신 밝은 미소를 지으며 “금메달 맛이 초코파이 같다”는 재치있는 말을 남겼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은 국제대회보다 국내대회가 더 치열하다. 실제로 장혜진은 올림픽 이후 열린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우승상금 1억원이 걸린 현대자동차 정몽구배에서도 예선 2위를 차지했지만 16강에서 최미선에게 패해 탈락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은 힘들고 가혹하다. 몇 개월 동안 수 천 발의 화살을 쏴서 대표를 뽑기 때문이다. 벌써 9월에 1차 선발전이 열렸고, 장혜진도 내년 3월에 치러지는 평가전에 나가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선후배들끼리 치르는 숨 막히는 경쟁은 한국 양궁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는 “연습량이 많지 않은데다 올림픽 2관왕 선수가 국내대회에서 성적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경북 의성에서 태어난 장혜진은 대구 대남초등학교 4학년 때 양궁을 시작했다. “학교에 양궁부가 있었는데 친구를 따라갔죠. 양궁이 어떤 운동인지도 몰랐어요. 처음엔 활도 못 잡았는데 고무줄 당기는 연습이 재미있더라구요. 다음 날 아버지에게 ‘양궁을 하겠다’고 말씀드렸죠.”


아버지 장병일 씨는 세자매 중 큰 딸이 운동을 하는 게 걱정돼 처음에는 반대했다. 하지만 딸의 고집을 막지 못했다. 아버지는 딸의 운동을 허락한 후엔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했다. “아버지가 동생들보다 저를 더 챙겨주셨어요. 밥 먹는 것도 그랬고. 대구에서 경기를 하면 늘 오셨거든요. 주위 사람들은 저희 아버지가 감독님인 줄 아셨다니까요. 올림픽 때 방송 인터뷰에서 ‘사랑한다’고 말씀하셨어요. 표현이 서툰 분인데 놀랍기도 했고 기뻤어요.”


양궁은 비교적 선수생명이 긴 종목이다. 여자 선수들은 결혼을 하고 복귀하는 경우도 많다. '신궁' 김수녕도 1993년 은퇴 뒤 6년만에 복귀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나가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솔직히 처음 돌아왔을 때는 욕심이 없었어요. 최고의 목표를 이뤘으니까 즐기는 마음으로 남은 선수 생활을 하려고 했죠. 그런데 주변에서 관심을 보이고 좋았던 순간이 떠오르니까 그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혼이요? 도쿄 올림픽 후에 결혼하면 34~35살이잖아요. 그 전에 해야할지 말지 고민 중이에요. 호호호.”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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