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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화되는 북핵 위협, 무한 군비경쟁만으론 해결 못 한다

24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1호’ 발사 성공은 동북아시아 안보 균형에 타격을 주는 일대 사건이다. SLBM의 전략적 가치 때문이다. 잠수함에 장착해 물속에서 기습 발사하는 SLBM은 사전에 공격 징후를 파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영상정보나 신호정보 등을 활용해 24시간 감시하면서 발사를 사전 감지할 수 있는 지상 발사 미사일과는 위협의 차원이 다르다. 이제 동북아시아는 새로운 북한의 위협 앞에 놓이게 됐다.



탄도미사일은 최고 속도가 마하 7을 넘는다. 이에 따라 잠수함이 육지 가까이 접근해 SLBM을 발사할 경우 한반도의 어느 목표물에도 2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다. 탐지를 해도 준비 시간이 부족해 요격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가 배치돼도 북쪽을 향할 사드 레이더가 탐지할 수 없는 동·서해안 남쪽이나 남해안에서 북한 잠수함이 SLBM을 발사할 경우 요격에 한계가 있다. 그만큼 위협적인 무기체계다.



사설

북극성 1호는 이번 발사 실험에서 고각발사를 했는데도 500㎞를 날아갔다. 고도를 조절해 최대 사거리로 발사할 경우 2000㎞ 이상 날아갈 수 있는 수준이다. 북한 해역이나 공해상에서 발사해도 한반도 전역은 물론 유사시 한반도에 급파될 미군의 증원세력이 주둔 중인 일본과 오키나와의 미군 기지도 공격대상에 포함된다. 잠수함 이동거리에 따라 동북아시아의 미군 전력 전체가 위협 대상에 들어갈 수 있다. 이는 미국의 전쟁 억지력을 제한하고 한국을 고립시킬 수도 있다.



북한의 SLBM 보유와 실전 배치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밖에 없다. 북한이 SLBM을 갖추게 되면 우리 군이 구축 중인 킬체인(Kill Chain)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량살상무기를 이용한 북한의 공격이 명백할 경우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이 무용지물이 된다면 우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앞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동북아에서 군비증강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을 사전 요격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각종 대응 무기체계를 도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는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의 외교 마찰을 무릅쓰고 사드 체계 도입을 결정했다. 포대 하나에 조 단위가 드는 사드 배치 비용은 미군이 부담한다지만 이를 위한 지원과 외교적 부담은 고스란히 한국이 맡을 처지다.



이뿐 아니라 우리 군이 동서남북으로 향하는 레이더를 설치하고 사드를 별도로 도입해야 할 처지가 됐다. 이미 해군은 해상에서 음속으로 비행하는 북한의 SLBM을 요격하기 위해 한 발에 150억원이 드는 SM-3 미사일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SLBM 장착 북한 잠수함에 대응할 핵잠수함을 우리가 건조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들이다. 하지만 고민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된다는 데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군비 증강만으로는 북핵 위협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북한이 지상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위협하면 우리는 거액이 드는 요격 미사일로 대응한다. 그러면 북한은 더욱 위협적인 SLBM을 들고 나온다. 대응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악순환은 되풀이될 것이다. 무한정의 군비 증강만으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한반도의 안정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군비 경쟁이 아니라 북한을 설득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하루빨리 정착시켜야 한다.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하는 과감한 조치를 고민하는 한편 주변국을 설득하는 전방위적인 외교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달 초 박근혜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는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무기체계 도입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외교안보 정책의 틀을 바꾸는 걸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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