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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유니콘’ 일각고래 엄니, 금값 20배 거래도

극단적인 기후조건과 생태환경을 가진 북극권에서도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온 놀라운 동물들이 있다. 몇 달씩 지속되는 백야(白夜·밤에 해가 지지 않는 현상)와 흑주(黑晝·낮에도 해가 뜨지 않는 현상),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바다와 하천, 먹이식물의 생육기간이 극히 제한적인 서식환경 등으로 인해 북극권의 자연환경은 다른 지역과는 사뭇 다르다.



북극곰은 북극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로 바다와 얼음 위에서 사냥하고 번식한다. 북극곰의 학명은 ‘Ursus Maritimus’, 즉 바다곰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흰곰(White Bear) 또는 얼음곰(Ice Bear)으로 불리기도 한다. 북극곰은 갈색곰에서 떨어져 나온 종이지만 바다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얼굴이 작아지고 어깨가 좁아졌으며 발가락 사이에 부분적으로 물갈퀴를 가지고 있다. 최근 알래스카 지역에서 9일간 687㎞를 쉬지 않고 헤엄친 북극곰이 관측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몇몇 나라에서는 북극곰을 해양 포유류로 분류하기도 한다.



북극의 희귀 동물들

북극곰 동면하는 얼음동굴은 이글루와 비슷북극곰의 털은 흰색에 가깝지만 실제 피부는 검은색이다. 하얀 얼음 위에서의 사냥을 유리하게 만들고 체온을 지키기 위해서다. 북극곰은 바닷속 활동이 많기 때문에 고래처럼 두꺼운 피하지방층을 쌓아 체온을 유지한다. 북극곰은 임신한 암컷만 얼음동굴을 파고 동면하며 새끼를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누이트의 얼음집인 이글루는 북극곰의 얼음동굴과 매우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린란드 자치정부의 공식 문양인 왼손잡이 북극곰.



그린란드 자치정부의 공식 문양은 북극곰이다. 1989년 이 문양이 채택될 당시 원주민들은 오른손잡이처럼 표현된 북극곰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그들은 북극곰이 왼손잡이고 그래서 북극곰을 만나면 곰의 오른쪽으로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의 그린란드 정부 문양은 왼쪽 앞발이 위로 올라가 있다. 과학적인 근거는 부족하다고 한다. 북극곰을 가장 먼저 보호하자고 주장한 북극 국가는 특이하게도 소련이었다. 소련은 1956년 북극곰 사냥을 가장 먼저 금지했고, 서슬이 퍼랬던 냉전시대인 73년에 미국과 유일한 협정인 북극곰보호협약을 맺었다.



북극 동물 중 외형적으로 가장 독특한 동물은 바다의 유니콘으로 알려진 일각고래다. 일각고래는 북극해와 캐나다 북부, 그리고 그린란드 주변 해역에서만 서식하는 고래로 흰고래인 벨루가와 가장 가까운 친척이다. 나이가 들면 피부가 점점 하얗게 변해간다. 일각고래의 가장 큰 특징은 뿔처럼 보이는 뾰족한 엄니로 최대 3m 정도까지 자란다. 이 엄니는 중세 유럽에서 마력을 가진 것으로 인식돼 부의 상징이었으며, 같은 무게의 금값보다 20배나 높은 30억원에 거래됐다고 한다. 일각고래의 엄니는 독을 정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독살을 두려워하던 귀족들은 비싼 돈을 주고 사 잔으로 만들어 썼다.



이 엄니에는 1000만 개가 넘는 신경이 분포해 있어 물의 온도와 수심을 확인하는 센서 역할을 한다. 수심 1500m까지 잠수하고 얼음 바다 밑을 주로 헤엄쳐야 하는 일각고래에게는 꼭 필요한 능력이다. 일각고래의 북극 대구 사냥법은 독특하다. 깊이 잠수했다가 급상승하면서 북극 대구들을 해수면 쪽으로 밀어붙인다. 부레가 부풀어올라 기절한 북극 대구를 잡아먹는다고 한다.



일각고래는 원주민들에게 비타민C를 공급해 왔다. 이누이트들은 고래잡이 작살 줄에 얽혀 바다로 끌려 들어간 여자가 일각고래로 변했고 그녀의 머리카락이 엄니가 되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초기에는 일각고래에 대한 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영문 이름 ‘Narwhal’이 고대 노르드어로 ‘시체(nar)’와 ‘고래(hvals)’에서 유래됐고, 살코기에 독이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북극이사회 상징 북극여우 고향은 히말라야북극여우는 북극권 가장 추운 곳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동물이다. 영하 50도의 추위에서도 활동하며 해가 뜨지 않는 겨울에도 동면하지 않는다. 기후 적응력도 매우 뛰어나 해발 3000m 이상의 고지대는 물론 북극점 근처의 얼음 위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북극여우의 털가죽은 포유류 중 단열 효과가 가장 뛰어나 북극 원주민들이 겨울철을 이겨내는 데 필요한 의복을 만드는 중요한 재료다. 또 북극 8개국이 96년 결성한 정부 간 협의체인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의 상징동물이기도 하다.



북극여우는 청각이 극도로 발달해 눈이나 얼음 밑에서 움직이는 작은 동물들의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북극여우는 개체 수가 상당히 많지만 개발이 많이 이뤄진 북유럽에선 거의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북극여우의 고향이 알려진 것처럼 아이슬란드가 아니라 히말라야라는 증거가 나타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극지에서 사는 순록은 사슴 종류 가운데 유일하게 가축화된 동물이다. [사진 Alexandre Buisse]



산타의 루돌프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순록은 포유류 중 유일하게 자외선을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졌다. 어두운 겨울철이 되면 눈동자의 색깔을 바꿔 빛에 1000배 이상 민감한 시력을 가지게 된다. 또한 발굽은 지표면의 상태에 따라 여름과 겨울에 크기와 모양이 달라진다. 북아메리카의 야생 순록은 지구상 육상 포유류 중 가장 먼 거리인 연간 5000㎞ 이상을 이동한다고 한다. 이런 특성으로 볼 때 순록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산타의 썰매를 끌 자격이 충분하다.



북극 동물들은 원주민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극단적인 기후 때문에 농업이 거의 불가능한 북극권에서 원주민들이 수천 년을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사냥 덕분이었다. 원주민들은 대부분 지금도 자신을 사냥꾼이라고 부른다. 식량과 재료로 활용되는 동물의 이동에 딱 맞춰진 삶과 문화는 급속히 변화하는 북극 환경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



그린란드 원주민 탐험가 크누드 라스무센은 “우리가 먹기 위해 죽이고 옷을 만들기 위해 파괴하는 모든 것은 우리처럼 영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복수를 당하지 않도록 그 영혼을 달래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래서 원주민들은 원유·광산 개발 등을 불필요한 파괴로 보고 죄악시한다. 반면 전통적인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사냥과 생물자원 이용 권리를 외부에서 정하는 것에도 찬성하지 않는다. 북극곰과 고래 사냥을 국제협약으로 마음대로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북극권에서는 동물뿐 아니라 원주민 사회도 외부의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 유럽연합(EU)이 2010년부터 바다표범 가죽의 수입을 제한하자 캐나다 이누이트 사회의 경제구조가 한꺼번에 무너지기도 했다. 이처럼 북극권의 동물과 원주민 사회도 이제 국제사회로부터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별취재팀=최정동·김창우·최준호·최경호·정원엽 기자 changwoo.kim@joongang.co.kr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미래전략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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