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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기회이자 도구 비즈니스 리더가 방향 제시해야



‘안트러프러너십(entrepreneurship)’만큼 우리말로 번역하기 까다로운 단어도 없다. 한·중·일 3국에서 ‘기업가정신(企業家精神)’으로 번역되는데 ‘정신’이 안트러프러너십의 핵심인지는 모르지만 전체는 아니다. 기업가의 정신뿐만 아니라 능력과 활동도 포괄하는 단어다. 광의로 접근하면 원래 뜻은 비즈니스 관리자를 포함해 ‘어떤 일을 맡거나 시작하는 사람(entrepreneur)’이 갖춰야 할 ‘일 처리의 수단이나 수완’, 즉 솜씨(-ship, skill)다. 줄여본다면 ‘일 하는 사람의 솜씨’다. ‘창업가 정신’으로 번역할 수도 있는 말이다. 새로운 우리말 단어를 만들거나 ‘안트러프러너십’으로 표기하는 게 원래 뜻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 ?MBA는 안트러프러너십 교육 전문과정이다. 스탠퍼드대 비즈니스스쿨(GSB)은 세계 1, 2위를 다툰다. 2015년 GSB를 미국 내 1위로 선정한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스탠퍼드 MBA 출신의 졸업 4년 후 연봉은 25만5000 달러다. 스탠퍼드대 동문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가스 샐로너(Garth Saloner) 학장을 15일 신라호텔 비즈니스센터 인터뷰했다. MBA 과정의 오늘과 내일이 궁금해서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라고 했다.


 


-학장께서는 안트러프러너십에 대한 열정으로 유명하다. 안트러프러너십이란 무엇인가. “새로운 회사를 시작하는 과정이다. 나는 안트러프러너십보다는 더 포괄적인 혁신(innovation)이라는 단어를 더 좋아한다. 혁신 없는 창업은 없기 때문이다.”


-스탠퍼드 비즈니스스쿨에서는 창업을 어떻게 가르치는가. “전공 필수 과목은 없다. 아주 활기찬 선택 과목은 많다. 창업의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 중심 강의들이다. ‘좋은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가’ ‘전략은 어떻게 세울 것인가’ ‘창업 팀은 어떻게 꾸릴 것인가’ ‘돈은 어디에 있는가’ ‘이사회는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등 아이디어 창출부터 시장에 상품으로 나오는 전 과정을 가르친다.”


-실리콘밸리의 중심이라는 장점을 창업 교육에 어떻게 활용하는가. “알파벳의 에릭 슈밋 회장 같은 실리콘밸리 기업인들이 강의에 참가해 교수와 함께 가르친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창업하는 것은 아니다. 졸업 직후 창업하는 학생은 16~18% 정도다. 우리 학교는 창업 인큐베이터는 아니다. 학생들의 평생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경영학 일반에 대해 가르친다.”


-창업하는 16~18%의 학생들은 창업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는가. “자기들끼리 대화하는 과정에서 얻는 경우가 많다.”


-학부에서 경제학·수학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학생은 수업 따라가기가 힘들지는 않은지. “우리 커리큘럼은 균형이 잡혀 있다. 경제학뿐만 아니라 리더십·소통 같은 소프트스킬(soft skill)도 강조한다. 수학을 사랑할 필요는 없지만 기초적인 회계, 데이터 처리법은 배워야 한다.”


-‘문화간 소통(intercultural communica-tion)’이 중요한 시대다. 학생들에게 『논어』『바가바드기타』를 읽게 하는가. “세계 각국에서 온 학생들이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다른 나라 문화를 배운다. 텍스트 보다는 세계의 현장으로 가서 현지 체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06년 커리큘럼 개편을 주도했다고 들었다. 비즈니스스쿨 과정은 새로운 개편이 필요한가. “그렇다. 다음 개편의 핵심은 ‘기술의 사용’이 될 것이다. 또 앞으로는 강의록을 온라인으로 미리 받고 수업 시간은 그룹별 프로젝트 수행이 중심이 될 것이다.”


 


신입생 뽑을 때 보는 건 전공 아니라 잠재력-MBA과정 2년 동안 다른 것도 배울 게 많다. 공학을 공부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대신 MBA와 동시에 전자공학·컴퓨터공학 등 기술 관련 학위를 취득하는 제도가 있다. 우리 학생 중 22%는 MBA외에 의학·교육학 등 분야 학위를 한 개 더 취득한다. 스탠퍼드에는 7개 스쿨이 있는데 모두 도보로 접근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스탠퍼드에는 전공이 다른 학생들이 서로 교류하며 배우는 학교문화가 있다. 다른 대학들도 그런 전통이 있지만 스탠퍼드는 특히 그런 학풍이 강하다. 공학·생명과학·의학·인문사회과학 등 전공이 달라도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다.”


-학부에서 경제학·공학을 전공해야 입학에 유리한가. “학부 전공은 전혀 가리지 않는다. 우리 학생의 30~40%는 공대 출신이다. 40%는 인문사회과학 전공자다. 학생 중에는 올림픽 출전 선수도 있고, 군(軍)의 엘리트 장교도 있고, 브로드웨이 댄서 출신도 있다. 대학 졸업 후 비즈니스와는 거리가 먼 분야에서 일했던 학생도 많다. 우리가 찾는 것은 세상에 ‘강한 영향(impact)’을 줄 ‘변화추진자(change agent)’가 될 잠재력이 높은 학생이다. 우리 웹사이트(www.gsb.stanford.edu)에 가보면 알겠지만 우리의 만트라(mantra·주문)는 “삶을 바꾸자. 조직을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Change Lives, Change Organizations, Change the World)”이다. 지금 당장은 비즈니스 리더같이 보이지 않아도 된다. 잠재력만 보여주면 된다. 계속 강조하지만 서로 배우는 게 중요하다. 엔지니어가 발레리나로부터 배우고, 발레리나가 컨설턴트로부터 배운다.”


-인공지능(AI)은 화이트칼러 일자리마저 없애고 있다. AI가 MBA 출신의 미래를 어둡게 하지 않을까. “물론 AI는 이미 시작된 매우 중요한 사회변화의 기초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수많은 일자리가 이미 사라졌다. 하지만 누군가가 어떤 경제적인 목표를 향해 AI를 발전시키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누구인가. 비즈니스 리더가 바로 그 ‘누구’다. 비즈니스스쿨은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스킬(skill)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은 AI를 두려워하지 않는가. “AI는 기회다. AI는 도구다. 학생들은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AI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컴퓨터·모바일과 마찬가지로 AI에서 많은 기회가 나올 것이다.”


 


창업 성공엔 적어도 ‘삼세번’ 도전이 필수 -미국의 소득불평등은 월스트리트 탓인가. 만약 그렇다면, 월스트리트에서 일하고 있는 수많은 MBA 출신자를 교육한 비즈니스스쿨도 소득불평등에 일정한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닐까. “꽤 많은 점(dot)들을 이어야 성립하는 논지다.(웃음) 사실 MBA 출신이 2008년 월스트리트발(發) 금융위기라는 주장이 있었다. 한 경제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매니저들은 위기와 무관했다. 금융산업 자체의 구조가 문제였다. 하지만 소득불평등은 온 사회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도전이다. 각 분야 학술 전문가들의 리더십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스쿨에서 양성한 비즈니스 리더십도 필요하다.”


-경제발전에는 혁신이 필요하지만 말은 쉽고 실천은 힘들다. “그렇다. 누구나 혁신을 말한다. 중국 정부에게도 혁신이 만트라다. 성장하려면 새로운 일을 하거나 하던 일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야 한다. 경영·창업 혁신도 필요한데 실행은 어렵다. 예를 들어보자. 매달 스탠퍼드는 세계 각국에서 온 대표단을 맞이한다. 실리콘밸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배우러 온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문화’의 중요성이다. 위험 부담(risk-taking)과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다. 이 두 가지 없는 혁신은 없다. 어떤 일을 더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똑똑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혁신 생태계(innovation ecosystem)가 형성된 나라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가상 사례를 들어보자. 어떤 사람이 창업했는데 결국 실패했다. 나이가 35살이 됐다. 그가 실리콘밸리 사람이라면 이제 뭘 해야 하나. “36살에 새로 창업한다. 또 실패하면 40살에 또 창업한다. 실리콘밸리에는 그런 “연쇄 창업가(serial entrepreneurs)’가 많다. ‘첫 번째 창업은 실패, 두 번째는 약간 성공, 세 번째는 성공’으로 요약되는 창업 성공기는 실리콘밸리에서 매우 흔한 패턴이다.”


-창업가로서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끈기(persistence)가 매우 중요하다. 쉬운 창업은 없다. 모든 성공한 스타트업(startup)은 적어도 한번 ‘임사체험(臨死體驗, Near-death Experience)’을 한다. 나이키(NIKE)만 해도 여러 번 파산의 위기를 넘겼다. 또 리스크(risk)를 즐기는 기질도 물론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우리 독자들에게 강조할 게 있다면. “과학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 리더십과 비즈니스 파트너십 없이 보건·교육·에너지·빈곤 등 세계의 모든 주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김환영 기자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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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