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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인구 부족에 밀려드는 중국인,‘ 황화(黃禍)’공포. 삶의 질 개선해야 인구 유입 가능



“인구 문제는 러시아의 사회·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된다.” 2007년 9월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제29차 세계사회보장포럼(World Social Secur ity Forum)에서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가 한 말로, 이는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이 회의에서 러시아 정부는 처음으로 인구 문제를 핵심정책으로 내세우며 인구 감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후 다양한 출산장려 정책과 보건 정책을 통해 2013년부터 출생률(13.2)과 출산율(1.7)이 증가했으며, 사망률(13.0)은 감소하고 평균수명(70.8세)이 늘어나면서 러시아 인구의 자연증가율(0.2)은 미약하지만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지역 간 불균형 발전으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 중심으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지방의 인구 이탈 현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인구 감소의 78%가 이주에 의해 발생러시아 극동지역은 러시아연방 전체 면적의 3분의 1 이상(약 36%)을 차지하고 있는 방대한 지역이지만, 인구는 2014년 1월 기준 623만 명으로 러시아 전체 인구(1억4367만 명)의 4.3%에 불과하다. 1989년 소련 해체 직전 794만 명이던 극동지역의 인구는 171만 명이나 줄어들어 러시아 8개 연방관구 중 인구 유출수가 가장 많다. 그 결과 극동지역은 러시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낮은 지역으로 1㎢당 1명이 되지 않는다.


2014년 9월 1일 사하(야쿠티야) 공화국 수도 야쿠츠크를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극동지역의 사회·경제 발전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 지역의 시스템적인 문제로 미약한 지역개발, 인프라 및 교통의 불균형 발전, 전문적인 노동인력 양성 부족 등을 지적했다. 특히 인구 문제를 언급하면서 출생률 증가 및 사망률 감소로 자연 인구는 증가하고 있으나 더 나은 일자리와 높은 월급, 양질의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는 노동이주자가 많아 전체적으로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로 극동지역의 인구 감소는 78%가 다른 지역으로의 이주로 인한 것이다. 극동지역을 떠나는 인구의 대부분은 고등교육을 받은 노동가능인구라는 점에서 인구 구성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해주의 경우, 지역을 떠난 인구 중 노동가능인구가 77.4%였으며 이 중 고등교육 이수자가 14.7%이고 전문교육 이수자가 14.1%였다. 이들 이주의 주요 원인은 가정환경(42.8%), 일(22%), 교육(13.8%) 등이었다.


극동지역의 인구 감소는 노동력의 수요와 공급에 불균형을 초래해 노동력 부족 현상을 불러왔으며, 결국 지역발전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4년 연해주 기업들의 노동력 관련 주요 문제에 관한 설문 조사에서 노동가능인구의 전반적인 부족(35%)도 문제지만 필요한 자질을 갖춘 전문가가 부족(94%)하다는 응답률이 대단히 높았다. 실제로 연해주 통계청의 인구 전망 자료에 따르면, 연해주 인구는 2014년 초 193만8000명에서 2017년 초 191만7000명까지 2만1000명 감소할 것이다. 이주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노동가능인구는 2017년 초에 4만 명이 감소하고 노동가능연령을 넘어서는 퇴직 인구는 11만 명이 증가할 것이다. 또한 향후 자동차산업, 교통 및 통신, 호텔, 건설 등 분야에서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약 2만5000명의 전문가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행히 러시아인들이 떠난 자리에 외국인 이주자들이 유입됨으로써 인구 감소가 상쇄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노동력 부족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노동이주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중국인들의 대규모 유입은 팽창해가는 중국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극동지역의 병합으로 간주돼 러시아인들의 황화(黃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딜레마가 있다. 러시아는 1858년 아이훈 조약과 1860년 베이징 조약을 통해 아무르 지역과 우수리 지역을 획득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중국인들의 증가가 러시아 극동지역에 대한 평화적 점령의 시초가 되리라는 우려로 러시아인들이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설문조사에서 극동지역에서 중국 이주노동자에 대한 부정적 의견은 59%로 긍정적 의견 30%보다 훨씬 높았다. 극동지역 개발을 위한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서는 이주노동자가 필요하지만 중국인의 대량 유입은 경계한다는 것이다.


 


주택보조금, 연금 인상 등 과감한 지원 필요최근 러시아는 극동지역 개발을 위해 선도개발구역과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 법을 제정했다. 그리고 파격적인 세제혜택과 과감한 규제 완화를 제공하면서 외국인투자를 유치해 제조업과 물류산업을 육성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어떤 식으로든 전문인력 유치 및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2015년 9월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극동지역의 투자 프로젝트 및 노동력 보장 문제를 해결하고 추가적인 인구 유입을 통해 순(net)전출입자 수의 플러스 증가를 위한 극동인적자본개발청을 신설했다. 이 기관은 투자 프로젝트 실행에 필요한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구직자들에게 정보 제공, 직업교육 도입, 극동지역 대학에 전문인력 양성 지원 등을 담당하게 된다.


2015년 11월 러시아 정부는 극동지역으로 인구를 유인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극동지역으로 이주하는 모든 러시아 국민들에게 2016년 5월 1일부터 1헥타르의 토지를 무상 공급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2개월간 시범적으로 신청 접수를 받은 결과 2만5000명 이상이 신청했으며, 이들은 주로 18~24세의 젊은이들이라고 극동개발부 장관이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2025년까지 극동 및 바이칼 지역 사회·경제발전 프로그램을 통해 총 3조5670억 루블(연방예산 5366억 루블 포함)을 투입해 지역총생산을 2011년 대비 139.7% 신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투자 규모를 214% 증가시키며, 42만7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인구는 85만4000명을 유입시키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2025년 극동 및 바이칼 지역 사회·경제발전의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는 발전된 경제 및 거주에 편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러시아 평균 수준의 사회적 서비스 보장을 통해 인구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극동지역은 각종 국가 프로그램을 통한 금융지원 규모에서 다른 지역 대비 보건 분야의 경우 1인당 평균 14배 뒤떨어지며, 관광 및 문화 분야는 11.6배, 스포츠 분야 4배, 교육 분야 4배, 주택 및 공공서비스 분야 14.2배 등으로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인구정책을 포함한 사회·경제발전 정책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특정 산업의 육성도 중요하지만 보건·교육·관광·문화 등 전 분야에 걸친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전반적인 주민의 삶의 질을 높여야 고급인력의 유출을 방지 또는 유인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보다 포괄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


과거 제정 러시아의 스톨리핀 개혁 시기와 소비에트 시대 극동지역으로의 대규모 인구 이주 정책의 핵심 성공 요인은 이주자들에게 다양한 재정적 보상을 제공한 것이었다. 이를 상기해볼 때, 극동지역 주민 또는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생활 및 주택 보조금 지원, 연금 인상 같은 직접적인 금전적 혜택과 함께 전기·가스 등 유틸리티 사용료 인하, 무상 의료 및 교육 서비스 강화, 남성의 경우 병역면제 혜택 등 보다 과감한 조치도 필요하다. 1992년 이전에 독립국가연합(CIS·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국가로 이주했다가 러시아로 되돌아오는 구소련 동포 이주자들과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난민 이주자들의 국적 취득 절차를 간소함으로써 정착 인구를 확대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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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