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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중위연령 29세, 양질의 노동력. 임금도 중국의 4분의 1로 경제성장 유리


?동남아시아의 총인구는 2014년 기준 6억4000만여 명으로 중국 13억6000만 명, 인도 12억7000만 명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구 규모 면에서 높은 집중도를 보인다. 인도네시아 2억5000만 명, 필리핀 1억1000만 명, 베트남 9300만 명 등 개별 국가 차원에서도 인구대국이 적지 않다. 노동이 중요한 생산요소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인구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인구 규모로 볼 때 동남아시아는 성장 잠재력 면에서 다른 신흥지역에 비해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인구연령별 구조 측면에서도 경제성장에 보다 유리한 구조다. 동남아시아의 중위연령(median age)은 29세로 세계적으로도 젊은 편이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중위연령이 이미 40세를 넘겼고, 각각 고령·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한동안 풍부한 노동력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글로벌 투자의 전진기지 역할을 했던 중국도 중위연령 37세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인구 증가의 정체 및 인구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큰 장애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동남아시아는 아직 젊고 풍부한 노동력, 저렴한 인건비 등을 활용해 해외 투자유치를 통한 자본 축적과 산업화를 추진할 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있다. 출산율도 2.13명을 기록하고 있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젊은 노동력 투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동남아시아의 경제성장 여건은 상당히 밝다고 할 수 있다.


임금의 경우에도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도시 임금은 중국 도시 임금 수준보다 낮다. 예를 들어 미얀마와 베트남의 생산직 임금은 각각 월 90~110달러, 160~200달러로 중국의 4분의 1~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노동자들이 비교적 근면하고 성실한 것으로 평가되며, 기본적인 교육수준도 높은 편이다. 실제로 저렴한 임금, 노동의 양적·질적 차원의 비교우위로 대규모의 외국인 투자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로 유입되고 있다. 한국 중소기업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생산기지를 옮긴 것도 이에 기인한 바가 크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성에 대규모 스마트폰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LG전자도 하이퐁에 가전공장을 설립했다. 포스코는 베트남 붕따우에 냉연공장을, 인도네시아 찔레곤에 일관제철소를 설립해 가동 중이다.


이처럼 동남아시아는 인구 규모와 구조 면에서 경제성장과 해외자본 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유년 및 청년층이 두꺼운 인구구조<표 1>에서 보듯 2010~2013년 동남아시아의 평균 인구 증가율은 1.34%로 세계 평균인 1.16%보다 높다. 한국 0.43%, 중국 0.49%, 일본 -0.17%에 비해서는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동남아시아의 인구증가율이 높은 이유는 국가마다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의 인구 증가 원인은 주로 다른 동남아 국가로부터의 인구 유입에서 찾을 수 있다. 필리핀은 산아제한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반대 때문에,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은 다산을 장려하는 이슬람의 종교적 성향이 큰 데다 정부의 인구억제 정책도 효과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높은 영아 사망률과 낮은 기대수명 탓에 인구증가율이 낮았던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 등 동남아 후발국들도 보건수준 및 의료기술의 발달, 경제적 수준의 향상 등으로 향후 인구가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현재 유년 및 청년층이 두꺼운 인구구조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추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태국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2050년 이후에야 현재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종형 혹은 방추형 등의 인구정체형 또는 인구감소형 구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장래 경제활동가능인구의 규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14세 이하 인구 비율은 싱가포르와 태국을 제외하면 캄보디아·라오스·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3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표 2>에서 보듯 동남아 전체의 14세 이하 인구 비율은 27.2%로 세계 평균 26.4%보다 높고, 노령화지수(14세 이하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중)도 21.0%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에서 노동 공급의 양적인 감소는 단기적으로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인력의 질적 수준 향상동남아시아는 젊은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에 따라 풍부한 노동공급 여력을 상당 기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질적으로 우수하고 생산성이 높은 노동인력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동남아시아의 경제구조가 노동집약산업에서 자본·기술집약산업으로 전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등교육 이상을 수료한 중간관리자 및 고급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향후 고급인력의 공급을 전망해 보기 위해 고등학교 및 대학교 등록률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표 3>은 동남아시아 각국의 고등학교 및 대학교 등록률 추이를 나타낸다. 2002~2012년 동남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중·고등학교 등록률이 상승했으며, 대학교 등록률은 필리핀을 제외하고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교육수준이 가장 낮았던 캄보디아의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등록률 상승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도 현재 노동인구 중 대졸자 비중은 낮으나 최근 10년 사이 대학 진학률이 2배 가까이 높아져 고급인력의 비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등교육 등록률 상승은 동남아시아 고급인력 비중의 확대와 노동인력의 질적 수준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AEC 출범에 따른 역내 인적자원 배분의 효율성 증가동남아시아는 10개국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개별국가 차원의 인구 증가와 구조 변화만으로는 노동력의 효율적 배분 및 규모의 경제 등 단일경제권의 이점을 누릴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요소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한 경제통합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동남아시아 10개국은 2015년 11월 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정상회의에서 2015년 12월 31일 아세안공동체(ASEAN Community)를 출범시키기로 공식 선언했다. 이는 동남아시아가 아세안공동체라는 단일 지역으로 통합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아세안공동체의 세 축 가운데 하나인 아세안경제공동체(ASEAN Economic Community)의 경우 소비 측면에서 단일시장, 생산 측면에서 단일생산기반(공동시장)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품·서비스·생산요소 등 경제적 자원의 자유로운 역내 이동을 도모하는 아세안경제공동체가 출범함으로써 향후 역내 경제통합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경제적 단일시장의 형성은 노동력의 자유로운 역내 이동을 포함한다. 향후 아세안경제공동체의 진전과 더불어 보다 자유롭고 포괄적인 인력 이동이 허용될 경우, 역내의 젊고 풍부한 노동력의 효율적 배분과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다. 아세안경제공동체 출범은 동남아시아 인구구조의 특성을 개별 국가 차원을 넘어 역내 경제성장을 위한 요소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중산층의 증가 및 도시화의 진전동남아시아에서는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가처분소득의 증가로 중산층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동남아 10개국의 평균 1인당 국민소득은 이미 4000달러 수준에 이르렀으며, 수 년 내 50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산층 규모도 현재 약 1억 명에서 2030년께 5배 증가한 5억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중산층의 증가는 구매력 향상 및 동남아시아 내수시장의 확대를 의미한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연령층의 소비가 해당 연령층의 인구 증가와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연령층이 중산층으로 빠르게 유입됨으로써 그만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소비가 가능한 기반이 강화될 것이며, 이는 동남아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동남아시아 인구구조는 도시화와 연계돼 경제성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지난 20~30년 동안 급격한 산업화·공업화와 함께 도시화도 빠르게 진행돼 왔다. 예를 들어 총인구 대비 도시인구 비율을 의미하는 도시화율이 1980년대 20%대에서 2013년 50%대 수준으로 급증했다. 2050년께가 되면 동남아시아의 인구는 2억 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 중 도시인구가 1억4000만 명으로, 증가된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표 4>는 2000년과 2014년의 총인구, 도시인구, 도시화율, 총인구 및 도시인구의 연평균 증가율을 나타낸 것이다. 동남아시아의 도시인구는 2000년 1억6560만 명에서 2013년 2억9210만 명으로 약 1억2650만 명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4.5%다. 총인구 연평균 증가율인 1.6%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도시화율의 경우 31.9%에서 45.9%로 14.0%포인트 증가했다. 동남아시아의 도시인구 통계를 중국, 한국 및 세계와 비교해 보면 2013년 기준 도시화율(45.9%)의 경우 한국(83.7%)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고 중국(53.1%) 및 세계(53.0%)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도시인구 연평균 증가율(1.6%)의 경우 중국 0.5%, 한국 0.3%, 세계 1.2%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도시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시 말해 도시인구를 기준으로 할 때 도시화율은 상대적으로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도시인구의 증가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향후 동남아시아의 도시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도시인구의 규모가 더욱 빠르게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도시화와 과밀화는 환경·용수·보건·안전·빈부격차 등 도시화에 따른 비용 또는 부작용을 발생시키기도 하지만, 규모의 경제 및 집적경제 등의 긍정적 효과를 통해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도시화의 빠른 진전과 도시로의 인구과밀화 현상은 향후 동남아시아의 경제성장에 필요한 인력의 원활한 공급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새로운 소비시장 눈여겨봐야이처럼 동남아시아의 인구규모 및 구조는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에 견줄 수 있을 정도로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요소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풍부한 젊은 노동인력뿐 아니라 경제 및 교육 수준 제고로 양질의 노동인력 제공이 가능하고, 향후 상당 기간 이러한 인구구조적 특성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아세안경제공동체 출범, 중산층의 증가와 도시화의 빠른 진전 등은 동남아시아가 지닌 인구구조의 긍정적 특성과 맞물려 역내 경제성장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수출 및 내수 소비의 부진으로 새로운 성장동력과 수출 활로 개척의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생산기지와 소비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동남아시아의 인구구조적 특성 및 장점을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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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