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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루이스 전환점’ 문턱에 선 제조업 대국, 저출산·고령화가 사회 안정 흔들 수도

2015년 12월 등불축제를 맞아 중국 시안의 한 사원에서 소녀가 초에 불을 붙이며 평화를 기원하고 있다.[shutterstock]


중국은 40여 년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시행해 왔다. 출산력 감소는 중국 경제발전의 근간을 제공한 중요한 사회적 변화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체 수준 이하의 낮은 출산율로 인해 인구 구조의 고령화와 생산인구의 감소 등에 대한 경고가 계속돼 왔다. 2015년 10월 중국 정부는 한 자녀 정책 폐지를 선언했으나 출산율 증가 및 인구학적 경제파급 효과 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더 우세한 상황이다.


‘계획생육’에서 한 자녀 정책으로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인구 규모는 2013년 기준 12억2000만 명에 이른다. 중국 정부 수립 이후 중국의 인구는 비교적 복잡한 변동 과정을 거쳤다. 한국의 경우 1960년 이후 1, 2차 베이비붐 시기를 지나 출생아 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띠며 인구 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항아리형을 보인 반면, 중국은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4차례의 베이비붐을 경험했다. 1, 2차 출생아 증가기는 1950년대 초와 1960년대(1962~1973)이고, 다음 두 차례의 베이비붐은 1980년대 후반과 2000년대 후반이다. 2차 이후의 베이비붐은 인구 피라미드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세 연령 집단(40대, 20대, 10세 이하)의 인구 규모가 눈에 띄게 큰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3, 4차 베이비붐의 경우 출산율의 증가 없이 부모 세대의 큰 인구 규모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에코 베이비붐, eco babyboom)과 이들 후기 베이비부머들의 인구 규모가 눈에 띄게 작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앞으로 지금과 같은 출산율이 지속된다면 출생아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며, 이후 에코 베이비붐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초기에는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더 많은 인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당시의 높은 출산율 수준(조출생률 30‰ 이상, 조출생률은 1년간의 총 출생아 수를 그해 총 인구로 나눈 수치를 1000분비로 나타낸 것)과 빠른 인구 증가를 바람직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 인구 폭발기를 거치면서 인구 제한 주장이 제기됐고, 1962년부터는 출산 및 인구 증가를 억제하려는 ‘계획생육(??生育)’이라는 용어가 정부 문서에 등장한다. 1970년대 후반 덩샤오핑(鄧小平)은 과도한 인구성장이 그간의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면서 인구 증가 억제에 대한 합법성을 부여했고, 1979년부터는 한 자녀 정책이 공식적으로 실시됐다. 이는 과거 대규모 출생 코호트(출생집단)로 인해 당장은 출산율이 떨어지더라도 에코 효과(메아리 효과)에 따라 인구는 성장할 수 있다는 인구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한 자녀만을 출산한 부부는 교육·보건·주택·취업 등에서 우선순위를 제공받았고, 규칙을 어긴 경우에는 벌금 부과 및 혜택 차단 등의 강력한 불이익을 당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남아(男兒)가 주요 자산인 농촌지역과 소수민족의 강한 반발로 예외 규칙이 운영됐다. 정부의 강력한 산아제한 조치와 경제발전에 따른 사회변화가 맞물리며 1980년대 말에는 합계출산율이 2.3수준(도시 1.4, 농촌 2.8)으로 감소했으며, 1990년대 초에는 인구 대체수준(2.1) 이하로 떨어졌다. 2000년에는 1.65로 더욱 낮아졌고, 2009년 이후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1.5 수준에 근접한 채 안정적인 저출산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한 자녀 정책은 많은 사회 문제를 야기했다. 출생한 여아 유기, 강제 인공유산, 후커우(주민등록)에 등록되지 않는 헤이하이즈(黑孩子) 증가 등이 그것이다. 특히 남아 선택을 위한 성 선별 인공유산으로 중국의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의 수)는 1980년대 초부터 계속 상승했는데, 인구 센서스 자료에 의하면 1964년 103.8, 1982년 108.5, 1990년 111.3, 2000년 116.9, 2010년 117.9로 나타났다. 이는 혼인시장의 성비 불균형 및 출산율 하락 등을 야기하는 중국 인구의 장기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인구 보너스 vs 루이스 전환점중국의 낮은 출산율은 중국 경제 고속성장의 근간이 됐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노인인구 비율이 그리 높지 않았던 시기에 시작된 출산율 감소는 유소년 인구의 비율도 낮추면서 아동 부양에 대한 사회 전체적인 부담을 줄여주었다. 개별 가계 수준에서는 저축률을 높이고, 사회적으로는 투자를 높여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었다. 특히 가계 저축률 상승은 중국의 개혁개방 이래 경제성장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더불어 생산활동에 참가할 수 있는 인구의 비중이 높아 풍부한 노동력이 제공되는 생산성 높은 인구 구조를 갖게 됐다. 이러한 인구 보너스를 중국에서는 인구홍리(人口?利)라고 칭하는데, 40대 장년층과 20대 청년층의 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국의 인구 구조를 볼 때 중국은 아직까지 인구홍리 기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중국 경제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해 왔던 저출산의 영향은 인구학적 이점을 상실해가면서 이제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부담 요인이 되리라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대체수준 이하의 낮은 출산율이 누적되어 2012년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으며, 이에 따라 아동 및 노인에 대한 부양 부담을 나타내는 총부양비도 2011년부터 증가세로 전환됐다. 실제 노동시장에서도 이러한 영향이 나타났는데,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中?人力?源和社?保障)는 2012년 중국의 신규 진입 노동인구가 처음으로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했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동향들은 중국의 인구홍리 기간이 끝나고 앞으로 노동력 부족과 인구 구조의 고령화가 중국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의 근거로 인용되기도 한다. 중국의 인구 구조 변동을 전망한 유엔(UN)의 장래인구추계 결과, 생산인구 100명당 노인인구 부양비가 2000년의 10.0에서 2060년 49.0으로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구 고령화의 양적 측면뿐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부정적 전망들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중국 인구의 출생 시 기대여명은 2010년 74.8세에서 2050~2055년 80.5세로 증가한다. 이 시기에 이르면 중국도 ‘인생 80년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료비와 돌봄 비용이 더 많이 요구되는 후기고령인구의 비중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더불어 일부 학자들은 중국 사회가 도시로 유입된 농촌의 저렴한 인력을 바탕으로 급속한 산업발전을 이루었지만, 머지않아 중국 사회는 도시 노동력의 저수지 역할을 하던 농촌의 노동력이 고갈되는 시점에 전체 임금이 급등하고 성장이 둔화되는 루이스 전환점(Lewisian Turning Point)을 맞이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노인인구 부양비 등 인구학적 요인만으로 특정 시점에서의 경제성장 상황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낮은 부양비보다는 상대적으로 값싼 노동력에 의존해 경제가 성장해 왔으며, 그러한 상황에서도 구직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는 점 등이 인구구조 변동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반박하는 근거로 사용되기도 한다. 더불어 서구의 고령화 국가들과 달리 중국의 노인인구는 거대 유권자 집단으로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실제로 경험하게 될 고령화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한 자녀 정책 폐지, 효과 전망 엇갈려중국은 과거 경제발전과 교육수준의 향상을 바탕으로 도시화와 산업 개선 촉진을 통해 노동을 저급 산업에서 고급 산업으로, 노동생산성이 낮은 업종에서 높은 업종으로 전환해 인구 구조 고령화에 대응해 왔다. 도시와 농촌 주민들의 소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공공 재정의 투입이 국민 생활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국민의 개인적 보장 능력이 높아져 사회보장 및 양로 서비스의 발전이 건실한 사회적 기초를 다질 것이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즉 인구 고령화는 중국 경제 및 사회 발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굳건한 사회보장 체계를 만들고 양로사업과 사회발전이 균형적으로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지난해 10월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는 한 자녀 정책에서 한 가구 두 자녀 출산을 허용하는 ‘단독이태(單獨二胎)’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이는 4차 베이비붐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중국 정부가 인식하는 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한 자녀 정책 폐지에 따른 출산율 제고 효과에 대해 인구학자들 사이에서는 부정적 전망이 더 우세한 형편이다. 단독이태 정책의 주 대상이 되는 도시지역의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이미 자녀 양육비 및 교육비의 상승과 생활패턴 변화 등으로 한 자녀에 대한 가치관이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新?)이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 ‘둘째를 낳고 싶다’는 응답은 30%에 불과했다고 한다. 더불어 2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도시지역 내 부유인구(floating population, 농민공) 내에서 청년인구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 역시 출산율 제고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들은 도시빈민화되고 지역에 정착하지 못해 안정적 가정을 꾸리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중국 대부분 지역(城)에서 이들 농민공 자녀들이 의료나 교육 등의 사회보장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설사 출산율이 다소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인구 구조 개선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근 베이비부머의 인구 규모가 이전의 베이비부머 세대들보다 작아 에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출산아 수가 증가한다 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아동 부양부담이 증가하고, 실제 노동시장 인구 구조 개선효과는 출산 이후 20여 년이 지난 후에나 나타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분배 갈등 위험성 증가 우려사실 중국은 저출산과 인구 구조의 고령화 문제 이외에도 새롭고 다양한 인구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앞서 언급한 농민공의 증가 및 이들의 도시 빈민화,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불안정성, 소수민족 문제, 청년인구 유출로 인한 농촌지역의 공동화, 도시·농촌 및 지역 간 소득격차의 확대, 환경오염 및 자원고갈, 학력수준 향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고학력자의 일자리 문제, 산업고도화 과정에서의 단기적 실업 발생과 노동력 수요의 장기적 감소, 노동 시장 진입 인력 감소와 실업률 증가의 동시 발생 등이다.


이들 문제는 사회 및 경제 재원의 분배 문제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사회 갈등으로 확대되어 중국 사회 및 정치 안정성에 대한 도전으로 발전될 위험성마저 지니고 있다. 만약 저출산·고령화의 문제가 경제성장의 정체, 사회보장 재원 분배의 지역 간 갈등, 경제정책 방향성 수립을 둘러싼 세대 갈등의 정치문제화 등으로 발전된다면 이는 중국의 다른 사회인구적 문제들과 결합되어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중국의 인구 구조 고령화 속도가 한국의 그것보다는 느리게 진행되고 있으며, 고령화의 파급효과 진행 양상은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 및 사회보장 시스템의 안착 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저출산·고령화의 문제를 단순한 인구·경제 문제가 아닌 사회·정치 문제로 이해하는 중국 정부의 인식전환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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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