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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인구 구조 변화가 경제 지형도를 바꾼다, ‘행복한 고령화 시대’ 위한 체계적 정책 필요


인구는 무기이자 자원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웅장한 로마 건축물들은 전쟁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급된 노예들 없이는 건설이 불가능했다.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의 무기보다 인해전술이 아군을 더 큰 공포와 두려움으로 몰아넣었다고 한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중국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14억 인구의 거대한 내수시장 때문이다. 저출산·고령화가 세계적인 추세가 되면서 인구가 21세기의 핵심 자원으로 재부상하고 있다.인구 과잉이 빈곤·기아·범죄 등의 문제를 초래하므로 인구 증가를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멜서스의 이론은 이제 설득력이 없다. 선진국들은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과 인구 유입을 위한 이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산아제한을 하던 중국은 최근 ‘1자녀 정책’을 포기했다. 하지만 한국은 부적절한 산아제한 정책으로 출산율이 1984년 1.74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4년 1.21에 머물며 저출산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변화하는 세계 인구 지형세계의 인구 증가율은 갈수록 하락하는 추세다. 산업혁명 이후 제조업의 발전으로 가족이 아닌 개인이 생산의 단위가 되면서 가족 기반 노동을 필요로 했던 농업은 붕괴됐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발전에 따른 부의 확대와 민주주의 확대는 여성의 사회 진출을 확대시키고 물질적 풍요에 기반한 개인주의적 경향을 강화시켰다. 인구의 재생산을 담당하던 가족의 기능도 약화됐다. 세계 인구는 2015년 73억2000만 명에서 2060년 99억60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지만, 출산율 하락으로 세계 인구의 연평균 증가율은 2010~2015년 1.1%에서 2055~2060년에는 0.4%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인구와 관련된 세계의 미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2060년이 되면 세계 인구의 80%를 차지하리라는 전망이다. 반면 유럽이나 북아메리카 같은 선진 대륙의 인구 비중은 급격히 감소할 뿐 아니라 실제 인구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UN)은 유럽의 인구가 2015년 7억4300만 명에서 2060년 6억9100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인구와 경제성장인구는 자본과 함께 핵심적인 생산요소로 경제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중국의 성장둔화 원인으로 인구 보너스(Demographic Bonus)의 종료가 지적되면서 경제성장을 위한 인구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인구배당효과라고도 불리는 인구 보너스란 전체 인구 중 15~64세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이 높은 인구 구조가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일본의 고도성장과 한국의 고도성장 역시 인구 보너스로 설명되기도 한다. 유럽 경제가 저성장에서 지속적으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도 인구 보너스가 모두 끝났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인구는 공급뿐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도 경제성장에 매우 중요하다. 2차 세계대전 후 서구 선진국들에 비약적 경제성장을 구가한 황금기가 도래했던 것은 기계로 대량 생산된 제품을 대량 소비할 수 있는 인구 없이는 불가능했다. 대량 생산에 투입된 노동인력들은 노사 간 타협을 통해 성장의 과실을 기업과 공유할 수 있었으며, 이에 따른 임금소득의 증가로 구매력을 확대해 대량 소비와 저축이 가능했다. 노동인력들의 대량 소비는 다시 대량 생산을 촉진하는 선순환을 형성하고 소득증가로 늘어난 저축은 투자를 위한 자본으로 전환돼 생산확대에 기여한다. 기술발전으로 기계의 생산성이 향상된 측면도 있지만, 이를 소비할 인구가 없다면 재고가 쌓이고 생산은 감축될 수밖에 없다.한국과 같이 인구 규모가 크지 않아 내수가 한정된 국가는 수출을 하지 않고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울 수 있지만, 거대한 내수시장을 가진 국가들은 내수기반 성장전략이 가능하다. 대체로 인구가 1억 명은 넘어야 내수시장에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등이 내수 중심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한국과 같이 인구 제약으로 내수가 한정된 국가일수록 수출을 촉진해야 하며 세계 교역의 지속적인 증가 없이는 경제가 성장하기 어렵게 된다.


고령화 사회에 맞는 정책 프레임워크 필요의료기술의 발전과 의료혜택의 확대에서 비롯된 고령화는 인간의 삶에 커다란 축복이다. 그러나 저출산의 심화를 동반하는 고령화율의 상승은 사회경제적으로 부정적 효과를 미친다. 세계적인 저출산 현상과 함께 전 세계의 고령화율은 2060년 17.6%에 달해 1960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유럽의 고령화율은 1960년 8.8%에서 2060년 27.8%에 달한다.인구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양적 규모보다 인구 구조가 더 중요하다. 연령대별로 소득과 소비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생산가능인구의 증가는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반면 노령인구의 증가는 경제성장에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생산가능인구는 생산을 주도하고 소비를 촉진하고 노후준비를 위한 저축을 할 수 있지만, 고령화는 성장을 둔화시키고 복지지출을 확대시키며 피부양 인구 비중의 상승으로 저축률 하락을 초래해 자본축적을 저해할 수 있다. 따라서 양질의 노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생산가능인구 연령 여성들의 노동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반면 인구고령화는 새로운 소비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 고령층의 수요에 맞는 노인 전용 제품의 개발과 서비스산업의 촉진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내수 진작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일본에서는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고 노인 전용 서비스도 활성화돼 있다. 후지쓰의 노인 전용 스마트폰 ‘라쿠라쿠’는 2000만 대가 판매됐고, 노인 전용 PC는 기기의 문자 크기를 확대하는 등 노인들이 사용하기 쉽도록 디자인돼 있다. 기능성 성분이 포함된 노인 전용 음료수, 가사 도우미 서비스와 결합된 택배 서비스나 노인전용 택시 서비스, 1인 은퇴 여행객을 위한 추억여행 프로그램 등은 일본의 서비스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한국도 통신업계에서는 실버요금제가 시행 중이고 금융 및 보험에서도 고령층 전용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노인빈곤율이 높은 한국에서는 노인 소득의 증가를 위한 노인 일자리 창출이 고령인력의 활용뿐 아니라 내수촉진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하다. 정부는 고령화 대응정책을 노인복지 정책이나 인구 정책으로 한정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경제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실버산업의 육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고령화가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경제성장과 사회에 미칠 수 있는 고령화의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면서도 행복한 고령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체계적인 준비에 돌입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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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