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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s & Analysis] 1조 달러 규모로 커진 일본시장, ‘에네볼루션’으로 진출 가속화



일본 아베 정권이 경기침체를 타파하기 위해 쏜 화살 3개가 모두 활시위를 떠났다. 대담한 금융 정책, 신속한 재정 정책 그리고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성장 정책이 그것이다. 이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성장 정책에서는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와 관련, 최근 동남아 에너지 수요 증가를 자국 기업의 전력 인프라 시장 진출 기회로 삼으려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일본 정부는 에네볼루션(Enevolution·에너지 변혁, Energy와 Revolution의 합성어) 이니셔티브를 통해 자국의 에너지 정책 경험과 최신 기술을 총동원해 동남아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1조 달러에 달하는 동남아 전력 인프라 수요2035년까지 동남아 국가들의 1차 에너지 수요는 2011년 대비 약 8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2.6% 성장률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 4개국이 2035년 총 에너지 수요의 78%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 같은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약 1조70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중 60%에 해당하는 약 1조 달러가 전력 공급 인프라 부문에 투자될 전망이다.전력 공급을 구성하는 발전원별 비중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35년에는 석탄 발전과 재생에너지 비중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2011년에는 가스 발전이 44%로 가장 많은 전력을 생산했지만 2035년에는 28%로 감소하고 대신 석탄 발전이 49%로 급증해 최대 발전원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이후 새로 추가되는 발전원(발전량 기준) 중 약 59%가 석탄 발전이 될 것이다. 향후 전력 수요 증가에 발맞추어 고효율 석탄발전소를 건설해 나가는 것이 동남아 지역 국가 에너지 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의 전력 인프라 구축 계획동남아 국가들도 경제성장과 인구 증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해 국가 주도의 전력 인프라 구축 계획을 시행하고 있거나 정책 입안을 추진 중이다. 먼저 인도네시아는 2015~2019년까지 5년 동안 총 35GW 규모의 신규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56%(20GW)는 석탄 발전으로, 36%(20GW)는 가스 발전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투자액은 817억 달러로 예상되며 정부와 민간이 각각 54%와 46%를 담당한다.자국 내 가스 생산이 정점을 찍고 감소(peak out)할 것으로 전망되는 태국에서는 발전원의 다변화와 에너지 절약이 핵심 에너지 과제로 부상했다. 이를 감안해 태국 정부는 2035년까지 24GW 신규 발전 설비 도입을 목표로 2015년 4월 ‘전원개발계획 2015’를 발표했다. 이 계획은 가스 의존도 완화, 석탄에 비우호적인 여론을 고려한 고효율 석탄화력 추진, 국가 간 송전선망 확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베트남도 ‘제7차 국가전력개발계획’을 확정하고 2030년 146.8GW의 발전인프라 구축을 구체적 목표로 제시했다. 2030년 기준 발전원 비율은 석탄화력이 51.6%, 천연가스와 수력이 각각 11.8%를 차지할 전망이다. 필리핀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통해 전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2013년의 3배 수준인 16GW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118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동남아시아 전력 인프라 시장 3단계 진출 전략일본 정부는 동남아시아 전력 인프라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해당 국가의 정책 결정 단계부터 일본 기업의 프로젝트 수주까지 염두에 두고 민관 합동 패키지형 3단계 진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1단계: 정부 간 정책협의체를 통한 에너지 정책 결정 프로세스 참여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주요국과의 고위급 정책협의체를 설치하고 정기적인 회의 개최를 통해 해당국의 중장기 전력공급계획 책정을 지원한다. 일본은 이미 올해 2월 미얀마와 고위급 에너지정책협의체 설치에 합의했으며, 미얀마 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마스터플랜, 국가전력계획 등에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와도 6~8월 동안 3차례에 걸쳐 에너지담당 국장급 회의를 개최했고, 35GW 전원개발계획 추진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7월에는 태국과 에너지정책협의를 실시해 태국 국내 가스 생산량 감소에 따른 대응 방안으로 일본의 고효율 석탄화력과 수요 관리(Demand Response)를 논의했다.?2단계: 기존 경제 협력 채널의 기능 강화 및 아시아개발銀 적극 활용일본 정부는 엔 차관과 기술 협력, 무상자금 협력을 통한 유기적인 연계와 해외투융자 강화를 통해 전력을 포함한 인프라 분야 지원을 현행보다 25% 확대할 계획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ADB의 융자 능력 50% 확대, 기업 대상 융자 비율 확대 및 프로젝트 준비 기간 단축 등도 추진되고 있다.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역시 해외투융자를 활용해 ADB와 함께 민관 협력(PPP·Private Public Partnership) 인프라 투자를 실시할 수 있는 방안을 새로 검토하고 있다. 이제까지 개발도상국 정부의 지불보증 없이는 추진이 어려웠던 PPP 인프라 프로젝트 등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자금을 제공해 나가기로 했다.?3단계: 일본 기업의 기술 및 노하우를 활용한 수출 산업화동남아 국가의 전력 인프라 계획 수립 관여 및 재정 지원을 통해 발굴된 인프라 사업은 일본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로 제공된다. 경제산업성은 일본 기업의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과 함께 ‘인프라 수출을 통한 에너지산업수출협의회’를 2015년 5월 신설했다. 이 협의회에는 도쿄전력 등의 일반전기사업자 7개사, 이토추 등 상사 7개사를 포함한 전력 인프라 기업 37개사와 JICA·JBIC를 포함한 4개 정부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이 협의회의 논의를 기초로 파악한 전력업계의 의견을 국가 간 정부협의체의 의제 설정에 반영한다.


한국 기업, 동남아 전력 인프라 시장 진출 확대 필요경제성장을 배경으로 전력 인프라 개선 니즈가 증가하고 있지만 동남아의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해당 국가의 재원 부족과 화력발전에 대한 반감 등이 발전소 건설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대대적인 금융 정책을 통해 조성된 풍부한 자금과 정부 주도 패키지형 지원 정책을 무기로 잠재 수요의 현실화를 모색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 정책 드라이브로 동남아 전력 인프라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인도네시아·태국 등의 국가에서는 석탄화력을 중심으로 수요가 조기에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국내 기업이 이를 사업 기회 확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여부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관련 정책 동향과 더불어 전력 인프라 상황과 관련 니즈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캄보디아·미얀마 같은 저소득국과 인도네시아·태국 같은 중소득국 간에는 전력 인프라 수준과 관련 니즈의 현실화 시기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이를 바탕으로 일본 기업과 컨소시엄 구축을 통한 동남아 진출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존 진출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 현지 사회공헌 활동 강화 같은 방식을 통해 일본 기업과의 차별화에 기초한 독자 진출 방안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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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