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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s & Analysis] 전체 B2B 시장의 28%로 급성장, 전통산업 혁신 모델 될지 주목



중국에서 철강전자상거래 붐이 뜨겁다. 2014년 200여 개로 추산됐던 철강전자상거래 플랫폼이 2015년 상반기 300개까지 증가한 것으로 최근 통계에서 보고됐다. 이들 플랫폼에 회원으로 가입된 고객의 숫자는 64만8000개 업체로 전년 말 대비 6만6000개 증가했고, 실제 구매고객 숫자도 9만9000개에 달했다. 8억t가량의 철강을 생산하는 시장에서 2014년 철강전자상거래 비중은 10%, 대략 8000만t이었는데 2015년 상반기에는 6300만t으로 생산 대비 15% 수준까지 크게 늘어났다. 지금 철강은 중국 B2B(기업 간 거래) 전자상거래 기업 수의 28%를 차지하며 전통 상품시장의 변화를 이끌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사라졌던 철강전자상거래의 재생사실 철강전자상거래는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반짝 경기를 보인 적이 있다. 몇 가지 요인 때문이었는데, 당시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하는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급격히 발달하고 기업들의 ICT 인프라가 활발하게 구축됐던 상황이다. 또한 세계화 추세로 국내외 여러 곳에 생산과 물류거점이 산재하게 되면서 글로벌 차원의 공급망 구축이 화두로 떠올랐고, 철강산업에서도 국경을 초월한 효율적 소싱에 관심이 급증했다. 무엇보다 오랜 기간 글로벌 철강 수요가 정체되면서 과거 공급자 위주 시장(Seller’s market)에서 구매자 중심 시장(Buyer’s market)으로 전환된 상태였다. 이 때문에 거래비용을 절감하고 납기개선 등 수요가에 대한 접근과 서비스를 용이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전자상거래는 철강 생산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가 증폭됐다.당시 미국 철강사들이 투자해 만든 메탈사이트(metalsite), 벤처캐피털사 공동 투자로 설립된 이스틸(e-steel)이 선도적이었으며, 이어서 독일·스웨덴·일본 등에서도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속속 개설됐다. 국내에서도 삼성물산·현대상사 등 주요 상사들이 글로벌 업체들과 손 잡고 여기에 뛰어들었다. 철강제품 무역뿐 아니라 물류와 금융, 보험, 제품 검사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사업 모델로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전략이었다.그러나 과도기적 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 사업모델 기대는 닷컴 버블의 붕괴와 함께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50%씩 증가해 세계 철강 소비량의 46%가 전자상거래로 이루어지리라는 전문기관의 예측 역시 완전히 빗나갔다.


치열한 경쟁, 줄어드는 수익과거 철강전자상거래는 수익모델이 불확실한 가운데 ICT발전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시작됐다 사라졌지만 또 다른 요인이 있다. 중국의 등장이었다. 2001년 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이 10%대의 경제성장을 하면서 전 세계에서 자원과 철강재를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중국이 수입한 철강재는 9000만t이었고, 철강재 가격은 70%나 급등했다. 세계적으로 초과수요 상태가 되자 철강시장은 순식간에 판매자 중심으로 전환됐다. 서비스와 비용절감보다는 최대한 많이 생산하고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고, 전자상거래는 관심에서 멀어졌다.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났다. 중국 경제가 고성장을 멈추고 철강수요는 피크를 지나 감소하기 시작했다. 과잉설비로 철강가격이 하락하면서 철강업 이윤율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2015년 1~3분기, 영업손실기업 48.5%). 톤당 몇 달러의 마진을 두고 생산업체와 수요가의 공방이 치열해지자 한때 25만 개에 육박하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유통상들이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최근 오프라인 유통상이 10만 개 전후까지 축소되는 등 기존 유통체계가 흔들리며 전자상거래가 새로운 모델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과잉설비 문제에 부닥친 제조업 생존전략으로 ICT와 결합해 새로운 산업모델을 창출하는 ‘인터넷 플러스(+)’ 정책을 추진하며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최근 300개까지 증가한 철강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철강사들이 직접 설립한 것과 기존 철강 유통상이나 물류기업들이 개설한 것, 정보제공과 컨설팅 서비스를 하던 업체가 고객과 수요가 정보를 바탕으로 해 설치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정보제공업체 마이스틸이 운영하는 상하이강롄은 철강전자상거래의 선두주자로 중국 내 전체 B2B 거래에서 알리바바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철강 플랫폼이다. 2014년 전체 B2B 시장의 18.5%나 차지했지만, 수익은 1878만 위안(약 34억원)에 그쳤다. 거래물량의 대폭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규모는 오히려 전년비 13% 하락했는데, 치열해진 플랫폼 경쟁을 반영한다.중국 최고 철강사인 상하이바오강의 어우예윈상(歐冶云商)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최근 허베이강철의 자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합시키기로 함에 따라 최대 공급선을 보유하게 됐다. 허베이강철은 열연과 후판, 봉형강류 등 표준화가 가능한 일반재를 중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바오강은 80여 개의 오프라인 가공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최고 철강사로서의 제품 및 품질에 대한 신뢰도와 이미 구축된 고객기업군과의 네트워크, 계열 금융사를 통한 금융서비스 지원 등 종합적 경쟁력에서 가장 우위에 있다.무역전문 국유기업인 민메탈(우쾅그룹)은 최근 알리바바의 계열사인 알리창업투자사와 공동으로 현재 운영 중인 신이롄(?益聯)에 투자금을 늘리며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알리바바의 빅데이터, 인테넷 기술, 고객자원 등과 민메탈의 전 세계 200여 물류거점, 철강 전후방 관련 물류 경험 등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대형 플랫폼 중심 재편, 구조재편과 글로벌 진출 교두보 예상인터넷 전자상거래는 표준형 상품 판매 위주이므로 작은 마진을 빠르게 회수하는 모델이다. 최근 중국공정원의 간융(干勇) 부원장은 중국에서 표준화시킬 수 있는 일반 철강재의 규모는 4억t 정도인데, 현재 전자상거래 규모가 1억t 정도이므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미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특히 올해 들어 철강재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는 상황이다. 상하이강롄은 올해 3분기 1억8000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했고, 민메탈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역시 2014년 1~3분기 1억7700만 위안이었던 순이익이 올해에는 9억2000만 위안 적자로 전환됐다. 향후 연원료 산업과 고객사를 연결하고 창고 기능과 물류 및 운송, 여신 등 금융을 제공할 수 있는 대형업체 중심으로 재편이 불가피해 보인다.철강전자상거래가 공급과잉과 저수익에 빠진 중국 철강산업에 혁신을 가져올 것인가? 바오강의 경우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맞춤형 생산과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전자상거래를 통한 판매서비스 경쟁과 거래비용의 하락은 철강업계 재편을 가속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어 보인다. 결국 대형 철강사와 대형 물류업체 위주로 줄어드는 시장을 선점하게 되면서 경쟁에서 탈락한 기업들은 도태될 것이기 때문이다.중국에서의 성장 한계로 이들이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점도 예측 가능하다. 한국과 동남아의 철강유통업체들이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통합돼 중국산 철강재의 공급 경로로 활용될 수 있다. 이미 주요 철강플랫폼이 글로벌 시장 확대를 목표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서 시작된 철강전자상거래 붐이 중국 철강업체들의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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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