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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만찬 동석자, "박연차가 반기문에 돈 줄 수 있는 상황 아니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시 만찬에 동석했던 참석자로부터 “박연차 전 회장이 반기문 총장에게 돈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24일 ‘시사저널’은 복수의 관계자 증언을 토대로 “반 총장이 2005년 외교통상부장관 시절 20만 달러, 유엔사무총장 취임 초기인 2007년 3만 달러 등 23만 달러(약 2억8000만원)를 박 전 회장에게서 받았다”고 보도했다. “2005년 5월 3일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 환영 만찬이 열리기 한 시간 전 쯤 박 회장이 서울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에 먼저 도착해 반 장관 사무실에서 20만 달러(약 2억4000만원)가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당시 행사에 동석했던 한 기업인은 2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회장이 한 시간 먼저 온 게 아니라 오히려 한 시간 더 늦게 왔다”며 “박 전 회장이 술에 많이 취해 있는 상태였고, 내가 바로 데리고 나갔기 때문에 반 총장을 단 둘이 만날 시간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20만 달러를 주려면 달러 뭉치가 엄청 큰데, 그걸 어떻게 다른 사람들도 다 있는 곳에서 반 총장이나 박 전 회장이 들고 다녔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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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업인의 진술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당시 디너 파티에 앞서 가든 파티가 열릴 때는 박 전 회장은 오지도 않았다. 내 옆자리가 비어 있어서 누가 오는 건가 의아했는데, 한 시간쯤 후가 돼서야 박 전 회장이 도착했다. 박 전 회장은 당시 골프를 친 뒤 술을 마셨다고 하면서 이미 만취 상태였다. 당시 테이블에 양주가 놓여 있는 걸 보고 만찬 행사장 직원에게 ‘다른 양주를 가져 오라’고 하기도 했다. 술에 취해서 자신의 차에서 술을 갖고 오겠다고 하는 것을 행사와 관련된 직원이 ‘있는 걸로 그냥 드시라’고 말릴 정도였다. 그런 모습을 보고 반 총장이 난처해할 정도였다.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인사를 한 뒤에 식사가 끝났다. 그런 뒤 행사장을 나왔는데 박 전 회장이 술을 한 잔 더 하자고 하며 나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웠다. 그래서 근처의 호텔로 이동해서 양주를 둘이 마셨다. 그게 당시 밤의 상황이었다.”

시사저널 보도에 대해 반 총장 측은 “10년 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는 시점에 악의적 보도가 나온 데 대해 깊은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황당무계한 음해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회장도 “엉터리 내용이서 내가 법적대응을 하려고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기동민 원내대변인)며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허무맹랑하고 얼토당토않는 허위사실 유포”(정진석 전 원내대표)라며 반 총장을 옹호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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