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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 강변에 펼쳐진 80km 바위기둥 … 거제 해금강 수백 개 이어 놓은 듯

1 러시아 야쿠츠크 남서쪽 강변에 펼쳐진 레나 필라. 높이 200m 안팎의 바위기둥이 80㎞나 펼쳐져 있다.



20일 오후 러시아 사하공하국의 수도 야쿠츠크에서 남서쪽으로 200여㎞ 떨어진 레나 강변. 2012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록된 ‘레나 필라(Lena pillar) 자연국립공원’에는 높이 200m 안팎의 기기묘묘한 바위기둥들이 레나강 우안(右岸)을 따라 거대한 성벽처럼 줄지어 서 있었다. 웅장한 경관에 입이 딱 벌어졌다. 러시아 안내인은 “바위기둥이 강변을 따라 80㎞ 연이어 펼쳐져 있다”고 설명했다.



시베리아에서 만난 원시의 자연

 취재팀은 레나 필라를 찾기 위해 이날 오전 7시30분 낡은 버스를 타고 야쿠츠크 시내를 출발했다. 자작나무와 가문비나무 숲 사이로 난 포장·비포장 도로를 5시간 동안 달려 레나 강변에 도착했다. 모터보트로 갈아타고 강변으로 눈을 돌리니 우뚝 선 붉은 회색의 바위기둥들이 풍광을 이뤘다. 사람 모양도, 손과 발을 확대해 놓은 것 같은 모양도 있었다. 피라미드를 잘라낸 것처럼 커다란 세모꼴을 한 것도 눈에 들어왔다. 모터보트로 20여 분을 달렸지만 전체의 일부분인 10㎞ 정도를 보는 데 그쳤다. 러시아 안내인의 말대로라면 이곳 바위기둥은 우리나라 거제도의 해금강이나 부여 백마강 낙화암 수백 개를 이어놓은 것처럼 장대했다.



 레나 필라 바로 아래 강변에 도착해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운 뒤 러시아 국립공원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레나 필라에 올랐다. 뒤쪽 산등성이로 우회해서 바위기둥까지 오르는 2㎞의 등산로는 가팔랐고, 가랑비가 내려 미끄러웠다. 200m 높이의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바위기둥과 레나강 모래톱의 경치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손색이 없었다.



 레나 필라는 고생대 캄브리아기 초·중기에 쌓인 지층이 바탕이 됐다. 바다에 잠겼다, 드러났다 하면서 석회암·이회암·백운암·점판암 등이 번갈아 쌓인 지층이다. 40만 년 전 지각 활동에 의해 이 지층이 놓인 시베리아 판이 200m가량 솟구쳐 올랐고, 이후 침식이 일어나면서 지금 같은 모습을 띠게 됐다. 특히 여름에는 아주 덥고 겨울에는 추위가 극심한 이곳 기후까지 작용하면서 영구동토(permafrost)와 열카르스트(theromokarst) 활동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열(熱)카르스트는 겨울에 얼었던 땅이 여름에 녹으면서 호수가 만들어지는 현상이다.



 러시아 안내인은 “레나 필라는 국립공원 지역이라서 탐방객이 머무는 시간도 제한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며 “대부분 여름철 유람선을 타고 지나가며 관람하고, 모터보트에서 내려 필라를 직접 탐방하는 경우는 한 달에 수십 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야쿠츠크 시내에 있는 멜니코프 동토연구소는 영구동토층 속의 생물과 암석이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1941년에 세워진 이 연구소 지하 5~12m에는 영구동토층의 실상을 한눈에 보여주는 터널이 층별로 설치돼 있다. 영구동토층에서 채취한 화석과 얼음에 갇힌 물고기와 야생화를 연구하기 위해 항상 영하 7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연구소 박물관의 로잘리야 이바노바 관장은 “오래된 나무는 썩어 없어지거나 화석이 되는데, 영구동토에 묻힌 나무는 수천 년이 지나도 최근에 묻힌 것과 다름없는 상태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층에 묻혔던 생물 사체가 녹으면서 온실가스인 메탄이 대량 방출돼 지구온난화를 부추길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바노바 관장은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배출량이 많지 않아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고 대답했다.



 이에 앞서 취재팀은 18~19일 하바롭스크 지방의 작은 도시 오호츠크를 찾았다. 드넓은 오호츠크해(海)의 이름이 바로 이 도시에서 나왔지만 인구 4000여 명의 작은 도시에 불과했다. 오호츠크해는 사할린과 캄차카 반도 사이에 위치한 158만3000㎢ 넓이의 바다로 남한 면적의 15배가 넘는다. 17세기 중반 러시아 사람들이 거주하기 시작해 35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2 오호츠크시 도로에서 마주친 북극여우. 자연이 숨쉬는 시베리아에는 다양한 동식물이 살고 있다.



 오호츠크의 자연경관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선착장 바로 앞 바다에서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물범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오호츠크 시내와 공항을 연결하는 비포장 자갈길 도로에서 취재팀은 북극여우와 마주치기도 했다.



 오호츠크 향토박물관은 규모가 작았지만 곰과 참매·큰회색머리아비·두루미·도요새 등의 다양한 동물 박제가 전시돼 있었다. 일부 도요새는 호주에서 한반도 서해안을 거쳐 캄차카와 알래스카까지 1만㎞를 이동하는데, 이곳 오호츠크 지역도 중요한 중간 기착지인 모양이었다. 시베리아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였지만 오호츠크 박물관에도 매머드의 커다란 엄니(tusk)와 치아 화석이 전시돼 있었다. 시베리아 지역은 먼 과거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서식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야쿠츠크·오호츠크=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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