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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집단 자위권 행사하려면 주변국 신뢰 얻어라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허용하는 일본의 안보 법안이 결국 성립됐다. 어제 새벽 일본 자민당은 참의원 본회의에서 야당의 반발을 누르고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본은 군대를 보유하고 필요 시 무력을 사용하는 정상국가가 돼야 한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뜻이 관철된 것이다.



 아베의 말대로 정상적인 국가라면 집단적 자위권의 제도화와 행사가 문제될 게 없다. 국제적으로도 인정된 국가 고유의 권한이다. 하지만 일본은 침략전쟁을 일으킨 전범국가로 1945년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한 뒤 무력행사의 포기를 명기한 평화헌법을 채택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게 일본 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개헌을 하기엔 현실적 장벽이 높으니, 헌법을 우회하기 위해 만든 게 이번 안보법제다.



사설

 그동안 자민당 정권 내부에서도 위헌 소지를 감수하고 안보 법안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적 안정성은 관계없다”는 초법적 발언들이 공공연하게 나오지 않았나. ‘해석개헌’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절차상의 문제 때문에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장기불황에서 벗어나려는 아베노믹스가 제대로 성과를 내지 않는 이상 정권의 앞날을 예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으로 이름만 자위대인 일본군이 언제 파견되고, 어느 상황에서 누구에게 무력을 행사할지는 일본 정부의 주관적 판단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 민감한 정책결정엔 숙의(熟議)와 함께 견제·비판 기능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번 법안 통과 과정을 보면 어떤가. 56%의 투표율과 48%의 득표율로 무려 76%의 의석을 점유해 구성된 자민당 정권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지 않았나. 집단적 자위권의 실질적 행사에서도 그런 폭주 현상이 재연된다면 국내외의 냉엄한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일본의 안보 법제를 비난하거나 경계만 할 일은 아니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이 우리의 안보이익을 해친다고는 보기 어렵다.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 등 군사도발 위협을 되풀이하는 북한에 대한 억지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 정부도 전면 부정하진 않는다. 외교부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해 “한반도 안보와 우리 국익과 관련된 사안에 관해서는 우리 측의 요청 또는 동의가 없는 한 용인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반도에서 우리의 의도와 국익에 어긋나는 방향으로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일본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차제에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동북아 공동의 안보 이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미·일이 보다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



 국제적인 시각차를 해소하는 일도 중요하다. 아베 정권은 집단적 자위권의 법제화를 ‘적극적 평화주의’로 부르지만 침략의 피해를 기억하는 나라들은 ‘잠재적 군국주의’로 바라볼 여지가 있다. 게다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과거사와 영토 문제도 변수다. 당장 새누리당이 어제 “과거 군국주의로 회귀하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하지 않았나.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일본은 이웃에서 제기된 감정적 경계론을 의도된 과민반응으로 넘기지 말고, 설득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주변국의 이해를 구하지 못하면 ‘국제공헌’이라는 슬로건은 의미를 잃고 만다. 집단적 자위권이 국제평화에 기여하는 길이 될지, 군국주의 회귀로 비난받는 표적이 될지는 일본 지도자의 역량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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