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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덕후’가 쓴 SF장편 소설,『씁니다, 우주일지』 출간한 배우 신동욱

우주 덕후를 자처하는 배우 신동욱, SF 장편소설 [씁니다, 우주일지]로 복귀를 알렸다. 강정현 기자

우주 덕후를 자처하는 배우 신동욱, SF 장편소설 [씁니다, 우주일지]로 복귀를 알렸다. 강정현 기자

드라마 ‘소울메이트’(2006)와 ‘쩐의 전쟁’(2007)에 나왔던 잘생긴 배우로 신동욱(34)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그가 2011년 희귀난치성 질환인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 진단을 받은 후 6년간 표류하다 느닷없이 SF 장편소설 『씁니다, 우주일지』를 들고 소설가로 나타났다. 사람들의 위로가 오히려 헤어나올 수 없는 블랙홀처럼 느껴졌다는 신동욱은 스스로를 우주에 고립시켰고, 마침내 책 한 권을 완성한 뒤 지구로 귀환했다.
 
배우였다. 그리고 이제 작가가 됐다. 글을 쓰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나.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팬들과의 약속 때문이다. CRPS 진단 후 기사화된 적이 있다. 팬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해줬다. 당시 온라인 팬카페에 ‘관리 잘해서 뻔뻔하게 복귀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약속은 했는데 몸 컨디션이 따라와 주지 않았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걸 찾다보니 글을 쓰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두 번째는 나처럼 아픈 사람들에게 용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세 번째는 그냥 책이 좋아서. 읽다보니 저절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도 건강하지 않은데 글을 쓰는 게 어렵진 않았나.
“작가들은 습작 과정을 거치는데 나는 온라인 팬 카페에서 그 과정을 거친 것 같다. 데뷔 때부터 꽤 길게 자주 글을 남겼다. 또 드라마를 할 때마다 맡은 캐릭터의 성격 구축을 위해 일대기 형식으로 글을 써본 것도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작가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에 나온 구절 ‘일단 한 번 써보라’는 말이 응원이 됐다. 정말 말 그대로 일단 한 번 써보기 시작했다.”
어쩌다 우주에 관심이 생겼나. 심지어 ‘우주덕후’를 자처한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칼 세이건의 SF소설 『컨택트』를 좋아한다. 거기에 ‘이 광막한 우주 공간에 우리만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라는 말이 나온다. 정말 그럴 것 같아서 충격을 받았다. 그 다음부터 우주에 관한 이론서들을 섭렵했다. 재미있고, 또 좋아서 읽다보니 어느새 우주덕후가 됐다.(웃음)”
『…우주일지』는 우주에 관한 꽤 전문적 내용을 다루는 SF 소설이다. 한국에선 인기 있는 장르도 아니다.
“SF 시장이 작다는데 ‘인터스텔라’나 ‘마션’ 같은 영화의 흥행을 보면 꼭 그렇진 않은 것 같다. 과학적으로 정밀하게 세계를 구축한 뒤 재미있는 사건을 담아 쓰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목표는 SF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네뷸러상ㆍ휴고상을 받는 것이다. 최근 2년 동안 중국이 휴고상을 타갔다. 우리라고 못할 것 없다는 생각이다.”
씁니다 우주일지 책 표지.

씁니다 우주일지 책 표지.

과학적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일단 이 소설에 등장하는 내용은 과학적으로 모두 가능하다. 실제 우주 비행사의 회고록이나 미 우주항공국(NASA) 공모전 자료 등 수많은 자료 더미에서 아이디어를 채집했다. 가능하고 있을 수 있는 소재에 살을 붙이고 나름의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를 만들었다. 사실 과학적 아이디어를 이야기로 엮는 것은 어렵지 않았는데 쉽고 재미있게 쓰는 건 어렵더라.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고 싶은데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친절해야만했다. 앞부분에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가벼운 에피소드로 풀어놓은 건 이 때문이다.”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2013년부터 구상했고 그 뒤 1년 넘게 자료를 모으고 취재했다. 천체물리학, 우주생리학, 항공역학, 로켓역학 등 전문 서적을 탐독했다. 150권 정도 읽으니까 눈앞에 우주가 보이더라. 그때부터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말 말 그대로 일단 한 번 써봤다. 완성도를 신경 쓰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초안을 쫙 써보니 원고지 2400매의 어마어마한 분량이 되더라. 이야기 얼개와 아이디어만 있는 수준으로 출판사에 투고했는데 악평을 받았다.(웃음) 심기일전, 지난해 8월부터 다시 쓰기 시작해 올해 완성했다. 약 1년간 우주에 표류한 것처럼 스스로를 철저히 고립시킨 채 글을 썼다.”
스스로 고립시켰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우주 엘리베이터를 건설하기 위해 닻으로 쓸 수 있는 소행성을 포획하러 가다가 주인공이 우주에 표류하는 이야기가 책의 줄거리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좀 더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나도 똑같이 깊은 우주에 홀로 있는 것처럼 스스로를 고립 시켰다. 외부와 연락을 일절 하지 않고 집 안에 틀어박혔다. 새벽에 일어나서 오전 내내 다섯 시간 정도 글을 쓰고 한 시간 낮잠 자고, 오후에는 책 보고, 저녁에는 다음날 쓸 내용을 구상하면서 보냈다. 딱 1년을 이렇게 보내보니 가장 힘든 게 외로움이었다. 소설 속에선 주인공이 너무 외로워 인형을 만들고 말을 거는데 그게 나한테는 강아지였다. 우주와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겨울에 창문을 열어보기도 했다. 사실 내 병이 추위에 굉장히 약하다. 창문을 열면 우주에서 맞는 추위(영하 170도)와 비슷한 수준의 고통을 느낄 수 있다. 나중에는 정서적 고립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이가 뒤틀리고 부러지기까지 했다.”
꼭 그렇게까지 하면서 써야 했나.
“주인공(맥 매커천)은 자신만만하게 우주로 떠났다가 사고를 당해 표류한다. 나도 배우로 주목받다가 갑작스레 병을 얻고 인생에서 표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에 표류하면서 생기는 각종 문제(식량ㆍ추위 등)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상황이 좋아졌다 나빴졌다가를 반복한다. 시련을 이겨나가는 방법은 각자 다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나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독자들도 힘을 내서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
주인공은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는다.
“비관적인 자세는 삶을 늪으로 이끈다. 뭔가 잘못됐다고 해서 좋지 않은 생각을 하다보면 계속해서 그 생각에 매몰된다. 거기서 나오려면 긍정적 생각과 유머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부정적이기까지 하면 시련의 무게를 견디지 못할 것 같았다. 이 세계에서 취하지 못하고 버려진 만큼의 행복이 어딘가에는 꼭 존재해야 마땅하다고 믿는다. 고통이나 아픔에 증오가 끌어 올라도 여기서 버려진 행복이 다른 우주(시공간)에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이 세계에서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가능성의 씨앗을 품고 살아보자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글=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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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