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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무력, 시진핑의 돈…트럼프와 강대강 ‘신냉전’ 가속

“우리는 모든 면에서 그들을 능가하고 오래 견딜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전 세계가 미국과 러시아의 ‘핵 치킨게임’ 가능성에 경악하는데도 트럼프 당선인은 ‘핵 능력 강화’ 주장을 철회하기는커녕 다시금 강조했다. 23일(현지시간) MSNBC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핵)무기 경쟁을 하자는 것”이라고 전날 트위터 발언 진의를 재확인했다. 비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서 지난 15일 받은 당선 축하편지를 공개하면서 ‘상호 협력’의 원칙을 환기시키긴 했지만 이조차도 ‘강 대 강’의 힘겨루기로 읽힐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지난 8년간 공들여 온 국제 협조주의가 수명을 다한 양상이다. 미국이 경제·외교 패권의 절대강자 지위를 상실하고 ‘아시아 중시 정책(Pivot to Asia)’ 전환 이후 각 권역에서 상호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미·러, 미·중 관계는 ‘신냉전’으로 치달아 왔다. 혼란 속에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스트롱맨 정치(strong-man politics)’를 가속화했고 결과는 외교 실익과 대내적 지지율 상승으로 나타났다.

푸틴은 시리아 내전 개입 이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살려 낸 데 이어 시리아 평화 프로세스에서 미국을 배제한 채 이란·터키와 협상을 추진했다.

일본과 영토 분쟁 중인 쿠릴열도를 두고서도 “러시아는 영토를 두고 거래하지 않는다”는 말로 한칼에 잘랐다. “(푸틴이) 매주 세계를 겁주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고 있다”(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평가가 과장이 아니다.

푸틴의 수단이 무력이라면 시진핑은 경제 압박이다. 지난주 48시간 동안 3개 대륙의 노르웨이(유럽)·몽골(아시아)·상투메 프린시페(아프리카)를 상대로 철권 외교를 들이댔고, 결과는 ‘해트트릭’(블룸버그통신)이다. 6년간의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 금지조치 등에 손든 노르웨이는 19일 관계 정상화에 관한 성명을 내고 “중국의 핵심 이익을 해치는 행위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몽골도 중국 국경 통행세 신설 등 압박에 밀려 달라이 라마 방문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같은 날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경제 지원을 약속받은 상투메 프린시페는 19년 만에 대만과 단교를 선언했다.

대중 강경론자가 포진한 트럼프의 미국에 대해 경고성 무력시위도 연일 벌이고 있다.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 항모 전대가 지난 15일 보하이(渤海) 해역에서 대규모 실탄 훈련을 한 데 이어 23일엔 사상 처음으로 서태평양 훈련에 나섰다. 중국 군함은 남중국해 해상에서 미국의 수중 드론을 나포했다가 닷새 만에 돌려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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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러의 힘 대결구도에서 입지가 불안해진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은 우경화를 통해 실력 행사를 도모하고 있다. 지난 9월 야당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도 국회에서 전쟁을 금지한 헌법 9조에 위배되는 안보법 통과를 강행했다. 아베는 오바마 정부와 협의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무산되더라도 미·일 동맹을 기반으로 한 중·러와의 새 관계 설정을 추진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 도쿄·워싱턴·런던·베이징=오영환·김현기·고정애·신경진 특파원, 서울=강혜란·홍주희·유지혜·김상진·이기준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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