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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이스라엘 정착촌 중단” 결의안…트럼프 “극히 불공정, 취임 후 달라질 것”

‘이스라엘 정착촌’ 문제가 다시 중동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거부권 포기, 1979년 후 첫 통과
네타냐후 “유엔 100억원 분담금 중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2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웨스트뱅크와 동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자 이스라엘이 강력 반발하면서다. 결의안은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강행을 명백한 국제법 위반으로 적시했다.

안보리의 이번 결의안은 표결에서 찬성 14표, 기권 1표로 통과됐다. 결의안엔 강제 조치가 없다. 하지만 이스라엘로서는 뼈아픈 외교적 패배다. 안보리가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비판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1979년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했으면 결의안은 통과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은 거부권을 행사하는 대신 기권했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오바마 정부의 이번 결정은 이스라엘에 대한 유엔의 비난을 방어해온 미국의 오랜 정책으로부터의 이탈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외교적 보복을 천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4일 “편파적이고 수치스러운 결정”이라며 “5개 유엔 기구에 대한 800만 달러(약 100억원)의 분담금 중단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의 유엔 대표부 존치 여부 등을 포함해 이스라엘과 유엔과의 모든 관계 재고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안보리에서 찬성표를 던진 비상임이사국 뉴질랜드와 세네갈 주재 이스라엘 대사의 귀국도 명령했다.

문제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이 결의안에 대해 “극히 불공정하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결의안 채택 1시간만에 트위터를 통해 “(내가 대통령에 취임하는) 1월 20일 이후 유엔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통과된 결의안을 트럼프 정부가 뒤집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공공연한 반대를 천명하면 중동 정세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수 밖에 없다. 이스라엘은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지 않을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미국의 이런 태도는 중동 지역에서 ‘반미’ 정서가 확산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트럼프는 친 이스라엘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공언하고,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장을 지지하는 인사를 이스라엘 대사로 지명한 상태다.

뉴욕타임스는 중동문제 전문가인 타마라 코프만 위테스를 인용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위기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아랍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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