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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은 통찰로 시조문학 위상 1㎜라도 올릴 것”

중앙일보 시조상 시상식이 23일 열렸다. 왼쪽부터 김교준 중앙일보 대표이사 겸 발행인, 시조시인으로 등단한 이가은씨, 중앙시조대상을 받은 이종문씨, 중앙시조신인상을 받은 임채성씨.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중앙일보 시조상 시상식이 23일 열렸다. 왼쪽부터 김교준 중앙일보 대표이사 겸 발행인, 시조시인으로 등단한 이가은씨, 중앙시조대상을 받은 이종문씨, 중앙시조신인상을 받은 임채성씨.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중앙일보가 운영하는 세 개 시조상의 합동 시상식이 23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동에서 열렸다. 올해로 35회째를 맞은 중앙시조대상과 중앙시조신인상, 27회째인 중앙신인문학상 수상자의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시조시인·하객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시조단의 큰 잔치, 해마다 시조시인들의 송년회를 겸한 자리다.

수상소감과 축사로 이뤄지는 시상식은 뜨거운 감정과 재치 있는 언어감각이 흘러 넘친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중앙신인문학상 시조부문에서 당선돼 시조시인으로 등단한 이가은(33)씨는 준비한 소감을 읽어내려가다 감정이 북받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직장생활 하랴 시조 쓰랴, 다섯 살 딸 재인이에게 부족한 엄마였음을 고백하는 대목에서다. 민병도 시조시인협회 이사장이 시상식 마지막 순서 축사에서 “감성적인 소감 발표였다. 무서운 신인이 나온 것 같다”는 위로와 덕담을 건넸다.

중앙시조대상과 신인상 본심 심사를 한 시조시인 이승은씨는 대상을 받은 이종문(61)씨의 시 세계에 대해 “시가 아닌 것 같으면서도 술술 읽히고 쉽게 외워져, 시가 아니라는 증거를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파격적인 형식 실험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알기 쉬운 시를 쓰는 수상자의 성향에 대한 웃음기 어린 평이었다.

중앙시조대상은 등단 15년 이상 시조시인을 대상으로 한 최고 권위의 시조상이다. 계명대 한문교육과 교수이기도 한 이종문씨는 평생 벼루 10개를 구멍 내고 붓 1000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 정도로 붓글씨에 열심이었던 추사 김정희의 일화를 소개한 후 “그동안 너무 안일하지 않았나 반성의 마음 금할 길 없다. 더 깊은 애정과 통찰로 시조문학의 위상을 1㎜라도 올리는 데 기여하겠다”고 했다.

소장 시인에게 주어지는 중앙시조신인상을 받은 임채성(49) 시인은 “시인은 예술가 중 유일하게 ‘사람 인(人)’자가 붙는다”며 “이성보다 감성이 지배하는 휴머니스트로서, 시로 말하고 소통하겠다”고 다짐했다.

중앙일보의 시조진흥 노력에 대한 덕담도 이어졌다. 이종문씨는 “중앙일보의 월 시조백일장 지면을 보며 꿈을 키웠고 1999년 중앙시조신인상도 받았다. 나는 중앙일보 시조운동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했다. 민병도 이사장도 “메이저 언론사가 시조단의 든든한 배경 역할을 해줘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날 시상을 한 중앙일보 김교준 대표이사 겸 발행인은 “중앙시조대상이 올해로 35년이지만 앞으로 50년, 100년까지 힘 닿는 대로 후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상식은 시조시인 정용국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한분순, 시조시인 윤금초·김영재·박기섭·이정환·권갑하·정수자·홍성란·이지엽·오종문·김삼환·오승철·박권숙·박명숙·염창권·정경화·이승현·우은숙·강현덕·이태순·김미정·이두의·박희정·조성문·이남순·김보람씨, 장경렬 서울대 영문과 교수, 문학평론가 이경철·박진임씨, 중앙일보 정경민 기획조정담당이 참석했다.

글=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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