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시가 있는 아침] 틈과 틈 사이

틈과 틈 사이
- 이위발(1959~ )

한 개의 눈을 가진 외눈박이 새는 하늘만 쳐다보다 나머지 반쪽을 만나 노을 속으로 사라지고, 눈이 넷 달린 물고기는 천 미터 물속에서도 빛의 거울로 사물을 볼 수 있다는데, 눈이 세 개인 낙타는 비뚤어진 세상을 바로 보기 위해 등에 눈을 달고 다닌다는데, 두 개의 눈을 가진 너는 사랑에 눈이 멀어 한 문장에 집착하는 이유는?




어떤 ‘중심’에 눈이 머는 것은 연애만이 아니다. 모든 형태의 이데올로기들 역시 “한 문장에 집착”하는 행위이다. 데리다(J. Derrida)는 절대적 중심을 향한 모든 욕망을 총칭하여 ‘로고스중심주의(logocentrism)’라 하였다. 하나에 집착할 때, “틈과 틈 사이”를 보지 못한다. 세계는 무수한 차이, 즉 ‘다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차이의 세계는 외눈이 아니라 겹겹의 눈을 요구한다. 가능한 한 여러 개의 눈으로 틈새를 읽어내도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말 그대로 연애를 할 때, 이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눈이 머는 것의 황홀을 어찌할 것인가.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