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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영상, 이완영 사진…시민이 만든 ‘스마트폰 청문회’

지난 7일 최순실 국정 농단 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시민으로부터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받은 동영상 캡처 화면 자료를 들고 있다. [사진 박영선 의원실]

지난 7일 최순실 국정 농단 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시민으로부터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받은 동영상 캡처 화면 자료를 들고 있다. [사진 박영선 의원실]

22일 오후 7시30분 최순실 국정 농단 국조특위 청문회장.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최순실씨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와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고령향우회 행사로 추정되는 자리에서 술을 곁들인 식사를 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박 의원은 “(이 의원에게) 태블릿PC가 최순실씨 것이 아니라는 청부 증언이 가능한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최씨 측과의 커넥션을 극구 부인했던 이 의원의 입지가 좁아지는 순간이었다. 야당은 “이들은 서로 구명활동 하고 청부 질의를 부탁하는 관계”라며 기세를 올렸고, 오후부터 자리를 비웠던 이 의원은 결국 청문회를 마칠 때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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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2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진을 입수한 것은 작은 우연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국세청 자료를 요구하던 중 이정국씨가 잠시 화면에 노출됐는데 그 후 30분 동안 이씨가 등장한 사진들이 SNS 등을 통해 제보로 쏟아져 들어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처음에는 나도 이정국이란 사람을 몰랐는데, ‘우병우의 화성 땅 차명소유자’ ‘우병우 처가와 넥슨의 땅 거래 실무자’ ‘고령향우회 부회장’ 등의 제보가 들어왔다”며 “이 과정에서 이정국씨, 이경재 변호사, 이완영 의원 등의 관계도 드러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문회 시청하다 카톡 등으로 제보
“최순실 모른다”던 김기춘 말 바꾸고
위증 교사 의혹 이완영 궁지 몰려
“디지털 시대 직접민주주의 실험”
일각선 “포퓰리즘 가능성 경계를”

박 의원이 받은 사진 중에는 우 전 수석과 청문회장에 동행한 이정국씨와 이완영 의원이 만나는 사진도 있었다. 박 의원은 사진들을 모두 스마트폰으로 전송받았다고 한다.
 
박 의원은 지난 7일 2차 청문회에선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주식갤러리 이용자로부터 카카오톡으로 동영상을 제보받아 톡톡히 활용했다. 동영상을 이용해 당시 최씨의 존재를 모른다고 버티던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진술을 번복하게 만들었다. 동영상은 2007년 7월 촬영된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 영상이었다. 김 전 실장이 등장한 가운데 최태민 일가를 조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2013년 6월 고령군 향우회에서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왼쪽 둘째)과 최순실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왼쪽 셋째)가 함께 식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 박영선 의원실]

2013년 6월 고령군 향우회에서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왼쪽 둘째)과 최순실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왼쪽 셋째)가 함께 식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 박영선 의원실]

이번 최순실 국정 농단 청문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시민들의 실시간 참여였다. 의원과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쌍방향 소통으로 청문회를 이끌어 갔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시민들의 결정적 제보가 그나마 맹탕 청문회라는 오명을 벗게 해줬다”고 말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22일 청문회에서 우 전 수석에게 “아들이 어느 유치원에 다녔느냐”고 질문했다. 이는 최순실씨가 운영한 초이유치원에 우씨의 아들이 다녔다는 유치원 졸업사진 제보 때문이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육군사관학교 34∼43기로 구성된 군 내 사조직 ‘알자회’에 대한 우 전 수석의 인사 특혜를 지적하며 “제가 ‘알자회’를 고발하니까 전국의 수많은 예비역 군인들로부터 문자가 스마트폰으로 수백 통 들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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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치권 관계자들은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민주주의로 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포퓰리즘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의원은 “이처럼 많은 시민의 실시간 스마트폰 제보는 의정활동 중 처음 경험하는 현상”이라며 “예전에 대의제를 통한 공화정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직접민주주의를 실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은 “생방송으로 시민들이 보낸 제보가 질문을 통해 실현되는 것을 보며 국민도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성희 이화여대 언론학과 교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민주주의의 실험”이라면서도 “정치인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시민들이 직접 나선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엄태석 서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자칫 검증되지 않은 의혹 던지기로 변질될 수도 있으니 적절한 균형감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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