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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트럼프 시대와 다섯 가지 북한 시나리오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대통령이 막상 되고 나면, 그가 해야 할 일을 정의하는 것은 단지 부분적으로만 그의 대선 캠페인 공약이나 어젠다와 관련 있다.

트럼프 취임 직후 도발 가능성
북이 트럼프에 첫 시험 될 수도
미 본토 공격능력 수년 내 확보
현상유지를 선택할 수도 있어


대통령의 패기와 능력을 평가하는 시금석으로 등장하는 것은 종종 그가 다뤄야 하는 예상치 못한 위기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우에는 9·11 테러 공격이었다. 9·11테러는 미국 정책의 거의 모든 요소를 완전히 수정하게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경우에는 북한발 위기가 그의 능력을 시험할 수 있다. 북한 정권은 몇 년 전부터 북한의 비정상적인 기준으로 판단해도 이례적이고 폭력적인 길에 접어들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38선을 넘어(Beyond Parallel)’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김정은 정권은 25차례의 탄도미사일 실험과 두 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했다. 2009년 이래 북한은 탄도미사일 실험과 네 차례의 핵실험을 포함해 65차례의 주요 도발을 일으켰다. 반면 2009년 이전의 14년 동안 평양은 16차례의 미사일 실험과 한 차례의 핵실험을 했을 뿐이다. 북한의 지도자는 자신이 핵보유 국가를 다스리고 있으며 핵무장을 해제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게다가 그는 헌법까지 개정하고 서문에 ‘핵보유국’임을 명기했다. 그렇게 하는 것은 북한의 기준으로 봤을 때만 정상적이다.

CSIS가 축적한 데이터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의 새 행정부가 거의 들어서자마자 도발을 해 올 것이다.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 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오바마 행정부 8년에 걸친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정책은 제재를 통해 북한이 패배를 인정하고 협상 테이블로 되돌아오게 만들기 위해 고안됐지만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는 데 별 효과가 없었다. 지난 1년간 북한은 기술적인 문턱을 넘었다. 몇 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기술적인 문제들을 해결한 것이다. 북한은 2010년대 말까지 수십 개의 핵무기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얼마 안 남았다.

게다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4년 임기 중에 미국 서해안에 도달할 수 있는 핵탄도미사일 발사 능력을 입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현재 그런 능력이 있는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밖에 없다.

이해하기 힘든 김정은이 통치하는 북한은 동시에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혹은 다른 외교적 제안을 트럼프 행정부를 꾀어내기 위해 내놓을 수도 있다. 한국의 탄핵 위기가 끝나기 전에 평양이 한국 정부에 접근을 시도할 가능성은 없다.

이러한 모든 불확실성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 벌어질 일들은 런던의 안개 낀 날과 같다. 하지만 나는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 가능성을 식별할 수 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긍정적(positive)’이다. 중국의 압력 때문이건 누적된 제재의 효과 때문이건 북한은 자신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다룰 협상 테이블에 진지한 의도를 갖고 복귀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복귀 형태는 북·미 양자 회담도 가능하고 중국이 의장국 역할을 하는 다자간 6자회담도 가능하다.

역시 외교와 연관된 두 번째 시나리오는 ‘애매하다(ambiguous)’이다. 북한이 외교로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지만 비핵화 의지는 제외시키는 경우다. 대신 북한은 긴장완화를 주장하며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는 데 집중할 것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부정적(negative)’이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김정은은 핵능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배가할 것이다. 우리는 보다 많은 북한의 핵실험, 탄도미사일 실험, 분노로 이글거리는 위협을 보게 될 것이다. 심지어 북한은 이란·파키스탄 혹은 비국가행위자(non-state actor)들과 함께 핵확산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네 번째 시나리오는 ‘불안정(instability)’이다. 북한 정권의 내부 불안정이 초래하는 시나리오다. 김정은이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많을 사람이 의문을 품어왔지만 김정은은 이번 주에 취임 5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고위급 인사들의 탈북이나 북한 내 숙청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빈발하고 있다. 북한 체제 내부에 상당한 정도의 뒤틀림 현상이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내부의 불안정은 외부로 터져 나와 동북아 지역에 분쟁을 낳을 수 있다.

다섯 번째 시나리오는 ‘현상유지(status quo)’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북한은 실험의 템포를 가속화하지 않을 것이며 외교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대신 북한은 지난 수년간 해온 것처럼 핵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협상에 대해서는 냉담할 것이다. 또한 간혹 도발을 하겠지만 미국이나 한국의 반응을 초래할 정도의 도발은 피할 것이다.

뉴욕양키스의 전설적인 야구 선수였던 요기 베라는 보통 사람들이 좋아하는 격언을 많이 남겼다. 그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예측, 특히 미래에 대한 예측은 힘들다.” 트럼프 정권인수위는 이상의 다섯 가지 시나리오가 각기 미국에 어떤 정책 대응을 요구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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