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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사진관] 순실아 콩밥 먹자!

자괴감이 드는 날들의 연속입니다. 블록버스터 영화보다 더 흥미진진한 전개에 현실 감각도 무뎌져 갑니다. 일어나서 외치는 촛불의 목소리는 저 멀리까지는 안 들리는 것 같고 맹탕 청문회는 물 없이 고구마를 먹은 듯한 답답함을 안겨 줍니다. 그러나 풍자와 해학의 민족은 이마저도 웃음으로 승화시킵니다. 사이다 같은 맛을 선사하는 국정 농단을 풍자하는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찌개 2종류와 떡갈비, 반찬 6종류가 제공되는 `순실이 콩밥정식`의 가격은 4900원이다. [인스타그램]

매장 전면에 설치된 `순실이 콩밥정식` 현수막. [인스타그램]
1) 순실이 콩밥 정식
‘순실이 콩밥정식’은 단돈 4900원입니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 떡갈비에 반찬 6가지가 나오는데 말이죠. 가격을 4900원으로 책정한 이유는 순실이가 ‘사고’쳤네 라는 의미입니다. 이 메뉴를 만든 광주 서구 돈스타그램의 박경환(42) 대표는 이런 풍자를 통해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적자를 감수하고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국정농단 풍자하는 음식 열전 - 순실아 콩밥 먹자.


초반에는 하루에 150-200인분, 현재도 80인분 이상은 꾸준히 나간다고 하네요. 판매 기간이 한 달 반을 넘어가니 콩밥의 상징적인 의미는 충분히 전달한 것 같고 원래는 구속될 때까지만 판매하려고 했는데 반응이 워낙 좋아 연말까지 연장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순시리깜빵`(왼쪽)과 `하야빵`의 가격은 각 1700원이다. 장진영 기자

`순실이깜빵`의 가격은 2000원이다. 대구 = 프리랜서 공정식
2) 하야빵과 순시리 깜빵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카페 보레브에서는 ‘하야빵’과 ‘순시리깜빵’을 판매합니다. ‘사장님의 염원을 담은’이라는 부제가 붙은 ‘하야빵’에는 ‘라임’이 들어갑니다. 차움병원 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시크릿가든의 여주인공 길라임이라 부른것을 패러디 했습니다. 바게트를 닮은 길쭉한 모양인데 식감은 치아바타처럼 부드럽습니다. 라임 쥬스 한 잔을 곁들이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군요.

‘순시리깜빵’에는 콩밥을 먹이고 싶은 마음이 담긴 의미로 완두콩과 강낭콩이 가득합니다. 매장을 찾는 손님중에 20~30대에게 인기가 많은 편인데 특이한 점은 소문을 듣고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 대부분은 40~50대 고객이라고 합니다. 김형표(41) 카페 대표는 하야빵과 순시리깜빵을 접한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이어나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빵들을 만들었습니다. 빵은 박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판매하지만 고객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 약간의 변형을 통해 판매를 이어나갈 계획 입니다.

또 다른 ‘순실이 깜빵’도 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검찰에 출두하는 최순실의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이 빵은 대구 북구 파파빵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하루 20여 개 정도만 만들었으나 지금은 폭발적인 인기에 예약을 해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닭크네 라이스의 가격은 1만3500원이다. 손봉균 셰프는 뉴욕타임즈가 최순실을 재정 러시아를 파탄으로 몰고간 `라스푸틴`에 비유해서 화제가 된 `올드 라스푸틴 맥주`를 곁들이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고 귀띔했다. 장진영 기자

재미있는 이름으로 구성된 ‘순실-닭크네 스떽끼 셋트’ 메뉴판. 장진영 기자
3) 닭크네 라이스
닭이 커서 붙여진 이름인 ‘닭크네 라이스’는 중의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요리로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하는 비어셰프 손봉균(36) 대표가 만든 메뉴입니다. 서울 효자동에 위치한 비어셰프는 박 대통령 지지율 할인 이벤트도 진행했습니다. 지지율이 11.3%일때 시작했는데 지지율이 너무 낮아져 할인효과가 없어져서 지금은 중단되었습니다.

의도적인 오타 메뉴 ‘순실-닭크네 스떽끼 셋트’ 또한 인기 메뉴입니다. 셰프가 던지는 정치적인 메시지에 대해 간혹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손님들 대부분은 유쾌하게 반응한다고 합니다. 손 대표는 “누군가 하산할 때까지 메뉴 판매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시판 두유에 스티커를 붙여 만든 `그만두유` [김동규 제공]

그만두유의 자매품 `퇴진하란` [김동규 제공]
촛불집회현장에서 그만두유를 나눠주는 밥차. [김동규 제공]
4) 그만두유, 퇴진하란
서울 영등포구 마을 커뮤니티 카페인 ‘카페봄봄’의 김동규(44) 매니저는 촛불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힘이 되는 먹거리를 나눠주고 싶었습니다. 커피나 따뜻한 우유는 여건상 어렵고
두유 완제품을 나눠주자는 의견에 재미있는 이름을 붙여 ‘그만두유’가 탄생했습니다.

처음에는 집회 현장에서 약 5000개 정도를 나눠줬는데 현재는 한 회차에 2000개 정도를 준비합니다. 두유와 함께 준비한 계란의 이름은 ‘퇴진하란’ 입니다. 앞으로 진행될 집회에서도 그만두유를 나눠줄 예정인데 퇴진하란은 AI여파로 당분간은 만나기 힘들듯 합니다.

김 매니저는 시민들의 정치적인 요구가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공유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것들을 만들었고, 먹거리 이외에도 정치적인 표현을 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고민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글·사진 = 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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