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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오리건 출신 알레나 “배구 퀸도 욕심나요”

두 차례나 트라이아웃에서 낙방한 끝에 한국 무대를 밟은 KGC인삼공사의 알레나. 미스 오리건 출신인 알레나는 “할아버지가 주한 미군으로 2년간 복무했다.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로부터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미스 USA에 출전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곳을 가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촬영을 위해 마련한 왕관을 쓰고 카메라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두 차례나 트라이아웃에서 낙방한 끝에 한국 무대를 밟은 KGC인삼공사의 알레나. 미스 오리건 출신인 알레나는 “할아버지가 주한 미군으로 2년간 복무했다.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로부터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미스 USA에 출전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곳을 가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촬영을 위해 마련한 왕관을 쓰고 카메라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요즘 프로배구 여자부 KGC인삼공사 선수단 표정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KGC 외국인 선수 알레나 버그스마(26·미국)라는 ‘굴러온 복덩이’ 때문이다. 최근 네 시즌 동안 세 차례나 꼴찌였던 KGC는 21일 현재 7승6패(승점20)로 4위다. 선두 흥국생명도 세 경기면 따라잡을 만큼 추격 가시권에 있다. 알레나는 바로 올 시즌 반전에 성공한 KGC 전력의 핵이다. 득점(379점·2위)과 공격 성공률(44.72%·1위) 등 주요 공격지표에서 다른 외국인 선수들을 능가한다. 자신의 팀 내 비중을 잘 아는 알레나는 배탈에 몸살이 겹쳐도 출전을 고집할 만큼 투지를 보인다. 최광희 코치는 “요즘은 패배감에 젖은 모습을 찾을 수 없다. 팀이 달라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알레나는 사실 올 시즌 국내 무대를 밟기 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선수다. 해외리그에서도 뛰었지만 최상위인 터키·러시아·아제르바이잔 대신 푸에르토리코·브라질·중국·필리핀·인도네시아 등 중하위리그였다. 국내 구단의 외국인 트라이아웃에 2년 연속 도전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런 알레나가 한국 땅을 밟게 된 건 운이 크게 작용했다.

KGC는 시즌 전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전체 1순위로 사만다 미들본(26·미국)을 뽑았다. 기대했던 미들본이 시즌 준비 중 임신을 했다. 개막을 코 앞에 두고 다급해진 KGC는 대체선수로 지난 시즌 GS칼텍스에서 뛰었던 캐서린 벨(캣벨)을 수소문했다. 캣벨은 이미 이탈리아 팀과 계약한 상태였다. 그 때 서남원 KGC 감독이 떠올린 건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알레나였다. 서 감독은 “사실 큰 기대를 한 건 아니었다. 두 번이나 한국에 오려고 했다는 얘기를 듣고 그 마음을 높이 샀다. 그리고 큰 키(1m90㎝)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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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나가 합류했다. 얼마나 해줄지 기대반 우려반이었는데 코칭스태프는 그를 보자마자 “아이쿠” 외마디 비명부터 질렀다. 곧바로 경기에 나서야 할 알레나는 운동을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배우고 적응하려는 의지가 강했다는 점이다. 서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은 대개 국내 선수들보다 훈련을 적게 한다. 그런데 알레나는 훈련을 자청했다”고 말했다. 알레나는 또 친화력이 좋았다. 구기종목 중 특히 팀워크가 중요한 배구에서 ‘친화력’은 실력의 중요한 요소다. 서 감독은 “알레나가 한국에 오기 전까지 6개국에서 뛰었다. 그 만큼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먼저 마음을 여는 법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한복을 입은 알레나. 오른쪽은 미스 USA 출전 당시 모습. [사진 알레나 SNS, 미스 USA 홈페이지]

한복을 입은 알레나. 오른쪽은 미스 USA 출전 당시 모습. [사진 알레나 SNS, 미스 USA 홈페이지]

배구팬들 사이에서 알레나가 유명세를 탄 건 또 다른 이유 때문이다. 알레나는 오리건대 4학년이던 2012년 미스 오리건에 뽑혔다. 같은 해 미스 USA에 나가선 포토제닉상을 받았다. 패션모델로도 활동했다. 알레나는 “미인대회는 친구의 제의로 나갔는데 좋은 경험이었다. 미인대회 역시 경쟁이라는 점에선 스포츠와 비슷했다. 배구를 중심으로만 돌아가던 생활이 새롭게 바뀌었던 점도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미인대회 출전 경력으로 주목 받았던 알레나였지만 점차 외모에 대한 관심을 자신의 실력과 팀 성적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
 
알레나는 대학농구팀 코치인 케빈 코블(29)과 2014년 결혼했다. 알레나는 “남편은 헌신적이면서도 목표지향적인 사람이다. 내게 큰 힘이 된다. 결혼을 했지만 서로의 일 때문에 떨어져 지낸다. 아쉬워서 자주 영상통화를 한다”고 말했다. 남편과 어머니가 한국을 다녀갔지만 평상시 그의 곁에 있는 건 팀 동료들이다. 알레나는 “감독님과도 터놓고 이야기를 하고, 동료들도 나를 잘 챙겨준다. 나이를 따져 ‘언니’라고 부르는 게 처음엔 어려웠는데 지금은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개를 좋아해서 틈 날 때마다 애견카페를 찾는 것도 한국에서 외로움을 잊는 또 다른 방법이다.

알레나는 필리핀리그에서 뛴 2014~15시즌 우승과 함께 MVP를 차지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도 우승해보고 싶다. 알레나는 “우리 팀은 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현재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쉽지도 않고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아졌다.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다보면 더 놀라운 걸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많이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알레나는 …
생년월일 1990년 3월30일(미국)

체격 키 1m90㎝, 몸무게 82kg

스파이크 높이 3m1㎝ 블로킹 높이 2m90㎝

포지션 라이트 공격수

경력 2012년 NCAA 여자배구 올해의 선수, 2014년 필리핀리그 챔피언결정전 MVP

대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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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