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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우병우씨, 꼭 나오셔야 합니다

이상언 사회2부장

이상언
사회2부장

당신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08년 봄이었습니다. 저는 서울중앙지검 담당 기자였습니다. 검찰 인사와 함께 “금융조세조사2부장으로 수사 잘하는 선수가 왔다”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흔치 않은 성(姓)인 데다 거꾸로 읽어도 같은 이름이라 금세 기억하게 됐습니다. 골프장도 가지고 있는 부잣집 사위라는 정보도 함께 입력됐습니다.

한 해 동안 같은 건물에서 일했지만 밥 한 끼 같이 한 적이 없습니다. 부장검사 중 유일한 경우였습니다. 당신이 “기자들하고 뭐하러 같이 밥을 먹냐”고 주변에 말했다는 얘기가 있었고(검증한 적은 없습니다), 저는 묵묵히 자기 일만 열심히 하는 검사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빠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듬해 초 당신은 대검 중수부에 과장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그 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습니다. 비극적 사태로 인해 수사가 중단되면서 기록도 봉인됐습니다. 이 일로 검찰총장과 중수부장이 옷을 벗었지만 당신은 약 2년간 대검 요직을 차지했습니다.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 물을 먹고 변호사가 된 당신을 다시 주목하게 된 것은 2년 전에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했을 때였습니다. 신고된 재산만 423억원인 부자가 수석급도 아닌 일반 비서관 자리를 차지하자 많은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물론 능력 있는 당신은 8개월 만에 민정수석으로 영전해 이런 시선을 털어냈습니다.

우병우씨, 어쩌면 당신은 ‘내가 왜 국회 청문회의 증인석에 앉아야 하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말씀드립니다. 몇 사람의 죽음을 말입니다. ‘정윤회 문건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한일 전 경위는 당신의 부하 행정관이 거짓 자백을 유도해 동료였던 최경락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당신의 전임자였던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어머니는 당신과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왕따’시키는 바람에 아들이 자리에서 물러난 뒤 화병으로 숨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롯데그룹의 많은 직원은 이인원 부회장의 죽음은 무리한 검찰 수사와 관련이 있고, 당신이 정치·사회적 국면 전환을 위해 검찰 수뇌부에 이 수사를 주문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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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검사는 당신의 직권남용, 직무유기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그것과 함께 이런 죽음의 문제도 규명돼야 합니다. 그래서 국민의 대표에게서 질문을 받아야 합니다. 22일에 꼭 나오십시오. 눈빛이 조금은 안온해져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상언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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