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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 조작 몰다…차·고에 혐의 떠넘기기

 

최순실(60)씨와 핵심 측근들이 구속됐지만 그 주변인들은 조직적으로 국정 농단 사건을 은폐·조작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정동춘(55)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친박계 이완영(59) 새누리당 의원 등과 청문회 진술 ‘입 맞추기’를 한 것으로 드러났고, 곳곳에 포진한 ‘최순실의 사람들’은 사건의 실체를 감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의 사태를 지켜봐 온 K스포츠재단의 한 직원은 “최순실 측근들이 아직도 ‘재기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씨는 JTBC의 ‘태블릿PC’ 보도가 나온 뒤 독일 현지에서 세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그리고 19일의 첫 재판에 피고인으로 섰을 때 한결같이 국정 농단 혐의를 전면적으로 부인했다.

최씨는 당시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 당선 직후 e메일로 연설문을 받아본 것 같다”고 하면서도 “태블릿PC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쓸 줄도 모른다. 내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취득 경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검찰에서 확인해봐야 한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최씨가) 국정 농단의 핵심 증거가 태블릿PC라고 보고 이를 무력화하는 전략을 처음부터 세운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 무렵 독일 현지에서 한국에 있는 노승일(40) K스포츠재단 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지시도 내렸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한테 정신 바짝 차리고 이게 완전히 조작품이고 얘네들(JTBC)이 이거를 훔쳐 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걸로 몰아야 된다.”

노 부장은 “당시 전화를 받았을 때 어이가 없어 녹음을 했다. 또 이완영 의원과 정동춘 이사장의 청문회 ‘진술 입 맞추기’ 의혹을 최근 박헌영 과장한테 들었을 때도 ‘역시 최순실’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불리한 사실이 등장했을 때는 측근에게 ‘혐의 떠넘기기’를 시도했다. 지난 10월 말 김성현(41)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차은택(47·구속)씨에게 “회장(최순실)이 형이 다 안고 가야 한대. 이번에 나는 가볍게 가려고…”라고 지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최씨가 구속된 이후에는 측근들이 직접 움직였다. 최씨의 단골 마사지센터장이었던 정 이사장이 ‘진실 공방, 시간 끌기’ 전략의 중심에 섰다. 정 이사장은 친박계인 이완영 의원을 지난 4일 만난 뒤 8일에 전화통화를 하고 다시 9일에 대면 접촉을 했다. 노 부장에 따르면 이후 박헌영 재단 과장을 불러 “태블릿PC를 고영태의 것으로 보이도록 하면서 JTBC가 절도한 것으로 하자”는 제안을 했다.

최씨 주변인은 최씨가 만든 재단을 유지하기 위해 전방위로 구명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지난 7일 자신의 사퇴를 종용하는 재단 직원들에게 “재단 설립 취소를 막기 위해 새누리당 간사(이완영 의원)와 더민주 의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옹립하려는 제3지대 인사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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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런 말도 했다. “우리(K스포츠재단 직원) 모두는 어떻게 보면 최순실 회장하고 연관돼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은 좋은 취지로 만들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 관계자는 “최씨와 그 측근들의 태도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JTBC의 태블릿PC 보도가 나온 뒤부터 지금까지 달라진 게 없다. 재기를 꿈꾸며 고도로 계산된 법적 조언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호진·윤정민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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