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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 박상영, 대한민국에 희망 주문을 걸다

새뚝이 2016 ① 스포츠
“할 수 있다.”

남자펜싱 국가대표 박상영(21·한국체대)의 이 혼잣말은 2016년 한국 스포츠를 상징하는 한 장면이 됐다. 삶에 지친 국민은 지난 8월 리우 올림픽 당시 그가 내뱉은 이 말 한마디에 큰 위로를 받았다. 패색이 짙었던 박상영은 결국 에페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한국 남자펜싱 선수 중 개인전 금메달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김영호(플뢰레)에 이어 두 번째, 에페 선수로는 남녀 합쳐 처음이었다.

세계 21위였던 박상영은 결승전에서 세계 3위 임레 게저(42·헝가리)에게 10-14로 끌려갔다. 모두가 포기하던 그때 박상영은 “할 수 있다”를 반복해 되뇌었다. 혼잣말로 한 다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다짐은 예언처럼 기적을 일으켰다. 마지막 47초 동안 내리 5점을 뽑은 박상영이 15-14로 역전 우승한 것이다. 그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할 수 있다’고 주문을 걸었더니 조금씩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상영은 단순한 금메달리스트가 아니라 ‘희망의 아이콘’이 됐다. 그의 경기 동영상은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올림픽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을 묻는 설문에선 ‘박상영의 역전승’이 항상 1위를 차지했다.

14세에 펜싱을 시작한 박상영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복지재단의 지원을 받아 운동을 했다. 펜싱에 인생의 승부를 건 그는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온종일 검을 휘둘렀다. 주말도 휴가도 없는 훈련의 흔적은 10권이 넘는 훈련일지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박상영은 2013년 최연소(18세) 국가대표가 됐다. 그는 “ 선천적 재능은 기껏해야 1~2%다. 그래서 미친 듯이 훈련했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위기도 있었다. 지난해 3월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오른 것이다. 올림픽 참가가 어려워 보이는 상황에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재활훈련 7개월 만에 피스트에 복귀했고 결국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결승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박상영의 인생도 역전에 성공했다. 정부와 대한펜싱협회로부터 올림픽 금메달 포상금 1억1000만원을 받았다. 그는 또 각종 TV 예능 프로그램과 광고 출연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느슨해질 만도 한데 박상영은 달랐다. 지난달 말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생애 처음 세계 1위에 올랐다. 박상영의 다음 목표는 ‘그랜드슬램’ 달성이다.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올림픽까지 제패한 그는 내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있다.

힘들고 지친 이들은 박상영을 떠올리며 그로부터 용기를 얻고 싶어 한다. 그런 그들에게 박상영도 진심을 담아 위로를 전했다.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반드시 옵니다.”
 
새뚝이
기존의 장벽을 허물고 새 장을 연 사람을 말한다. 독창적인 활동이나 생각으로 사회를 밝히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 또는 단체다. 중앙일보는 1998년부터 매년 연말 스포츠·문화·사회·경제·과학 분야에서 참신하고 뛰어난 성과를 낸 이들을 새뚝이로 선정해왔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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