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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상가 주인들이 겁내는 말 “가게 뺄래요”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지은(40)씨는 2년 전 논현동에 있는 상가 1층(전용 39㎡)을 분양받았다. 김씨는 지난해 초 이 점포를 임대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70만원을 받고 있다. 임대수익률은 약 5% 정도다. 그러나 최근 문제가 생겼다. 지난달 임대차 계약을 맺은 커피숍 사장이 장사가 되지 않아 가게를 정리하겠다며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임대를 내놨지만 아직까지 문의 전화가 한 통도 없다”며 “금리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도 늘어 지금 수준의 월세는 받아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9월 28일부터 시행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과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으로 상가 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매출 감소로 임차인들이 내놓는 매물점포가 늘고 있어서다. 자영업자에게 점포 거래를 중개해 주는 점포라인에 따르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소재 매물점포를 분석한 결과 11월 매물로 나온 점포는 2771곳으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2673곳)때 보다 많았다. 2008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다.

점포라인 염정오 팀장은 “김영란법 시행과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비니지스 미팅이 많은 강남이나 여의도 등의 매출이 감소한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임차인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임대료도 낮아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중대형상가 임대료는 지난해 4분기 ㎡당 6만원에서 올해 3분기 5만8000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광화문과 종로와 같은 도심의 임대료는 ㎡당 10만50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11% 떨어졌다.
경기가 나빠질수록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대부분인 임차인들이 영업난으로 보증금과 월세가 낮은 곳으로 빠져나간다. 경기도 화성시 영천동 A공인중개사 대표는 “신도시의 경우 상가공급이 많고 분양가에 거품이 껴서 임대료가 비싼 편”이라며 “상가점포 주인들이 임대료를 낮춰 내놔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자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점포 주인은 급기야 무권리금·무보증금을 내세운 깔세(선납형 단기임대) 매물을 내놓고 있다. 위례신도시 대형 상가 건물에 들어선 전용 46㎡ 상가 점포주인은 월세 100만원 깔세를 거래 조건으로 내걸었다.
상가 주인들은 속이 타들어간다. 임대가 안되면 임대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서울 중대형상가 투자수익률은 1.49%로 전 분기(1.67%)보다 떨어졌다. 광화문과 종로와 같은 도심의 투자수익률도 같은 기간 1.71%에서 1.52%로 하락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안 그래도 서초나 강남에 중대형 건물 공급이 늘면서 임대수익률이 주춤한 데 김영란 법에 다 경기가 어려워 신규 창업 수요도 줄어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며 “상가분양은 임대수익률을 보고 투자하는데 임대료를 올려달라는 얘기를 아예 꺼내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매물로 나오는 점포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경기침체와 같은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에 전문가들은 상가분양을 희망하는 투자자라면 임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가 중에선 1층 점포가 유리하다. 그 중에서도 1층 코너점포다. 도로를 두 개 끼고 있어 눈에 쉽게 띄고 접근성이 좋다. 공실률도 다른 점포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대신 분양가가 높다는 게 단점이다. 같은 1층이라도 코너상가는 코너가 아닌 상가보다 분양가가 20% 이상 높다. 박상언 대표는 “상가대출은 아파트 대출보다 대출 금액이 작고 금리가 높기 때문에 금리상승기에 대출을 끼고 살 때는 4% 이상의 임대수익률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신도시의 경우에는 주변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거품에 껴있는지, 적정한 가격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업종 선택도 중요하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받을 수 있는 업종에 임대해야 한다. 임대료가 같더라도 슈퍼마켓, 의류점보다는 은행이나 제과점, 커피숍에 임대하는 게 유리하다. 임대료가 밀릴 염려가 적기 때문이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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