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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에 말려든 아베, 3조원 경협 선물만 주고 ‘영토 빈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경제협력 회담에서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경제협력 회담에서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북방영토(쿠릴 4개 섬) 담판에서 패했다. 아베는 15일 푸틴을 정치적 고향인 야마구치(山口)현 나가토(長門)시 온천여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포함해 5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다음 날 도쿄 총리관저에서도 협상을 벌였지만 영토 문제를 제대로 언급조차 못했다.

일본·러시아 정상회담 결과 보니
북방 4개 섬서 공동 경제활동 합의
경제 어려움 겪던 러시아 큰 수확
아베 “영토 문제 해결 큰 걸음”에도
자민당 “또 먹튀 당하는 것 아니냐”

반면에 푸틴은 3조원에 달하는 경제협력 약속을 얻어내는 등 실익을 챙겼다. 일본 자민당에서는 “‘러시아에 ‘먹튀’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6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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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쿠릴 4개 섬에서 어업과 관광, 의료 분야 등의 공동 경제활동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법적 장치 차원에서 ‘특별한 제도’를 국제적 약속으로 체결할 계획이며 관련 교섭을 개시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실향민들의 자유로운 고향 방문도 추진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1945년 일본의 패전 직후 점령한 하보마이(齒舞)·시코탄(色丹)·구나시리(國後)·에토로후토(擇捉) 섬을 실효 지배 중이다. 일본은 4개 섬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와 일본은 도시개발·에너지·극동개발 등 8개 항목의 경제협력도 별도로 진행한다. NHK는 “일본 정부와 기업이 투입할 금액이 3000억 엔(약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미국·유럽 등의 제재로 경제적 곤경에 처한 러시아로서는 큰 수확이다. 푸틴은 회견에서 “일본과의 경제협력이 향후 평화조약 체결 협상 분위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러·일 양국은 2013년 11월 한 차례 개최 후 중단된 외교·국방장관 2+2 회담 등 안보 대화도 재개하기로 했다.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는 북한에 대한 압력 행사의 필요성도 공유했다. 아베는 시리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의 건설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푸틴은 미국의 미사일방어 시스템과 일본의 러시아 경제제재 동참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는 회견에서 “일본의 북방영토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은 전혀 변함이 없다”며 “해결까지는 곤란한 길이 이어지겠지만 커다란 한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말했다. 경제협력을 지렛대 삼아 전후 71년간 미해결 상태인 북방영토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조약 발판을 마련하려던 계획은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게 됐다. 푸틴은 북방영토 귀속 문제에 대해 “곧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결책 모색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베는 15일 회담 직전 아버지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상의 묘소를 참배했다. 페이스북에는 “평화조약 체결에 집념을 불태웠던 아버지에게 푸틴과의 고향 회담에 대해 보고했다”는 글도 올렸다. 아베는 평소 “아베 정권은 집단적 자위권의 헌법 해석 변경, 농협 개혁, 북방영토 문제 등 과거 정권이 하지 못했던 일을 하는 정권”이라고 자랑하며 푸틴과의 영토 교섭에 의욕을 보였지만 체면을 구겼다.

요미우리는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한 푸틴은 애국주의를 띄웠고 그것이 높은 지지율로 이어졌다”며 “영토 문제에서 대외적으로 유연한 자세를 보이면 여론의 반발은 물론이고 푸틴의 구심력도 저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도 “막강한 권한과 높은 지지율을 자랑하더라도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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