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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중국’ 파문 하루 만에…시진핑, 미국 WTO 제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무시할 수 있다고 공개 발언한 지 하루 만에 중국 정부가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내년 트럼프 정부의 공식 출범과 함께 불거질 G2(미·중)의 정면충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중국 상무부는 12일(현지시간)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했을 당시 의정서를 통해 약속했던 대로 15년이 지난 올 연말에는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해야 함에도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며 WTO에 제소했다. ‘중국의 WTO 가입 의정서’ 15조는 중국이 시장경제 조건에 부합함을 증명하지 못하면 반덤핑 조사를 실시할 때 시장경제국가의 ‘제3국’ 가격을 정상 가격(덤핑 판정에 기준이 되는 가격)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15조는 “이 규정은 가입일 15년 후 정지된다”고 명시됐지만 “WTO 회원국이 국내법으로 중국이 시장경제 조건을 구비했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단서가 덧붙었다. 미국과 EU는 이 단서 조항을 근거로 해 시장경제 지위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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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경제 소식통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덤핑 판정을 내려 보복 관세를 부과할 때 시장경제 지위국이냐 아니냐에 따라 천양지차로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현재처럼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면 미국은 중국산 제품의 중국 내 공식 가격을 인정하지 않은 채 자체 기준(제3국 가격)에 따라 덤핑 여부를 결정하고 덤핑으로 인한 부당 이득까지 산정한다. 이 소식통은 “예컨대 중국이 국내에선 100원에 팔리는 제품이라고 주장해도 미국 정부가 중국 내 실제 시장 가격은 300원이라고 책정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높게 부과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시장지위 불인정은 트럼프 정부가 예고한 대중 보복 조치를 현실화할 수 있는 수단이다. 트럼프 당선인과 캠프는 대선기간 중 중국 정부의 국영기업에 대한 불법 보조금 지급, 중국산 철강의 덤핑 수출 등을 거론하며 중국 때리기를 예고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거론했던 45%의 폭탄 관세를 부과하려면 지금처럼 중국이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야 더욱 용이하다. 이 때문에 중국의 제소 조치는 향후 트럼프 정부와의 전면전을 앞두고 맞대응에 나서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양국 관계는 향후 보복에 맞보복으로 대응하는 악순환 구조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을 WTO에 제소했는데 트럼프 캠프는 중국 내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놓고 WTO 등 국제기구에 문제 삼겠다는 공약을 이미 내걸었다. 트럼프 캠프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절하해 중국산 수출품의 가격을 자동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트럼프 정부의 폭탄 관세에 중국은 폭탄 벌금으로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 반도체 회사인 퀄컴에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60억8800만 위안(약 1조613억원)이라는 초대형 벌금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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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1일 “왜 ‘하나의 중국’ 정책에 얽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쓸 수 있음을 공개했다.

그러나 백악관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12일 “중국의 협력이 없었다면 이란 핵무기 금지 합의를 완료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중국과 협력해 북한 압박도 강화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하나의 중국’을 무시할 경우 중국 역시 북한과 결속을 강화하는 ‘북한 카드’, 트럼프 정부와 갈등을 벌이는 이란을 지원하는 ‘이란 카드’로 역공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다. NYT는 “중국이 북한과 합동 군사훈련에 나설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까지 인용했다.
 
워싱턴·베이징=채병건·신경진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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