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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머릿니 함께 잡으며, 온가족이 도란도란

『머릿니 전성시대』(이상교 글, 김중석 그림, 키다리, 40쪽, 1만2000원)는 아홉 식구 대가족이 겨울밤 둘러앉아 이를 잡는 이야기다. 어린이 그림책에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지저분한 소재인데 의외로 운치 있다.

이야기 배경은 1960, 70년대쯤이다. 저녁상을 물린 뒤 화로를 방 한가운데 두고 온 가족이 이 잡기에 나선다. 쏠쏠쏠 기어가는 이를 손가락으로 꾹 눌러 잡고, 옷 솔기에 붙어 숨어있는 서캐를 찾아낸다. 옷을 벗어 화롯불 위에 털면 “타닥! 탁, 탁” 마치 콩 볶는 것 같은 요란스런 소리가 난다. 막내동생 머리카락을 참빗으로 훑어 빗기자 크고 작은 머릿니들이 호도독 떨어졌다. 백해무익 기생충인 이가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한다.

책이 그리는 풍경은 그림책 타깃 층인 초등 저학년 아이들의 부모 세대도 경험 못했을 법한 이야기다. ‘호랑이 담배 피던’ 옛이야기를 지난 ‘새로운 옛이야기’인 셈이다. 산 속에서 호랑이 만날까 무서워하던 시절 이야기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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