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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네티즌보다 준비 안 된 국회의 맹탕 청문회

1, 2차를 마친 ‘최순실 청문회’는 국민들에게 답답함만 안겨준 맥 빠진 청문회가 됐다. 다음주 추가 청문회와 한 차례 현장 조사를 한다고 하지만 대기업 총수들이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최순실씨 측근 인사 등 중요 증인들이 다시 증언대에 앉을 리 없다. 무엇보다 최순실·안종범·정호성·우병우 등 핵심 증인들은 또다시 불출석할 게 뻔하다. 결국 주범은 빠지고 종범만 조사하는 ‘맹탕 청문회’로 흘러갈 운명이다.

 망신 주기와 독설, 겉도는 질문은 이번 청문회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청문위원들은 확보된 증거 하나 없이 언론에 보도된 의혹을 나열하며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식으로 호통만 쳤다. 한사코 최순실을 모른다던 김 전 비서실장의 철벽 방어막을 뚫은 건 청문회를 TV로 지켜보던 한 네티즌의 제보 영상이었다. 이 영상 탓에 청문회 12시간 동안 모르쇠로 버티던 김 전 비서실장의 “최순실이란 이름은 이제 보니까 제가 못 들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발언이 나왔다. 그러니 이번에도 어김없이 국회 국정조사와 청문회 무용론이 나온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핵심은 민간인이 정상 절차가 아닌 방법으로 국정을 좌지우지했다는 것이다. 사건의 진상이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으면 대통령 퇴진 요구에 대한 근거를 잃게 된다. 국정조사 청문회는 당연히 정치 공세와 인기 영합, 인격 모독이 아니라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 국민적 이목이 집중된 건 물론이다.

 그렇다면 이대론 곤란하다. 청문회의 품격과 질을 대폭 높이는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신중한 증인 채택은 기본이다. 필요하다면 전문가를 초빙해 치밀한 준비를 하는 등 비전문성을 극복할 노력도 해야 한다. 출석 증인과 참고인에 대해선 최소한의 예의도 갖춰야 한다. 대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에 응하지 않거나 위증하는 증인에겐 처벌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같은 청문회 도피범을 또다시 만드는 건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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