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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 비난하면서도 주중 대사는 시진핑의 30년 절친 내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중 미국대사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0년 절친'을 내정했다. 트럼프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테리 브랜스테드(70) 아이오와 주지사는 오랜 공직 경험과 더불어 시 주석 및 중국 지도자들과 오랜 친분을 맺고 있어 아주 이상적인 미국 대사가 될 것이다. 그는 미국의 이익과 양국의 호혜 진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랜스테드는 1983년부터 99년까지, 그리고 2011년부터 현재까지 총 20년 넘게 아이오와 주지사를 맡고 있는 공화당 거물이다.

시 주석(63)과의 인연은 85년 시작됐다. 당시 32살로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 서기이던 시 주석은 스자좡(石家莊)식품협회 주석 자격으로 축산업 대표단을 이끌고 벤치마킹 차원에서 아이오와주 시골 마을을 시찰했다. 직접 머스카틴 카운티의 한 가정집에서 이틀 간 민박하며 야구 경기도 관람했다. 당시 브랜스테드 주지사와 마음이 통했다고 전해진다. 아이오와주는 미국 내 콩·옥수수의 대표적 생산지로 주 면적의 90%가 농업과 관련이 있다.

시 주석은 이후에도 브랜스테드와 인연을 이어가다 부주석 시절인 2012년 2월 다시 아이오와를 찾았다. 주석 취임 1년 전으로 이미 차기 지도자로 내정돼 있는 상황이었다.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조 바이든 부통령을 만나는 일정이었지만 일부러 '미국의 오지'를 찾은 것이다. 브랜스테드 주지사와 함께 머스카틴을 찾아 17년 전 만났던 주민들의 이름을 일일이 대며 환담을 나눴다. 그리곤 수행한 중국 업체들로 하여금 아이오와주의 곡물 대기업들과 1200만t 이상의 콩 구매를 계약하는 통 큰 선물을 안겼다. 금액으로는 60억 달러(약 7조원)에 달했다. 4개월 뒤인 같은 해 6월 브랜스테드가 중국을 방문하자 국빈급 접대를 했다.

이 때문에 브랜스테드는 트럼프 당선 이후 차기 주중 대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트럼프는 6일 뉴욕의 트럼프타워로 브랜스테드를 불러 시 주석과 직거래가 가능한 인물임을 확인한 뒤 인선을 확정했다. 브랜스테드는 시 주석뿐 아니라 지도부 핵심 인사들과도 상당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는 자유무역 옹호자다. 대선 한달 전 인터뷰에서도 "누가 대통령이 되건 시장을 개방하도록 촉구할 것"이라 강조했다. 트럼프가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도 찬성하는 입장이다.

중국 정부는 크게 환영하고 나섰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브랜스테드는 중국 인민의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로 중·미 관계 발전 촉진에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반겼다.

트럼프가 브랜스테드 카드를 들고 나온 건 중국을 향한 '강온(强穩) 양동 전략'의 일환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표면적으로는 중국에 적대적이다. 대선 기간 중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제품에 45%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발언을 계속 쏟아냈다. 미 기업들로 하여금 중국에서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되돌릴 것을 반강요하고 있다. 또 지난 2일에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단교 이후 37년만에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이 같은 강공과 병행해 "중국과의 지나친 긴장은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친중파 브랜스테드 대사 임명을 통해 내비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중국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중국 지도부에 재확신시켜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대방을 혼란케 하는 양동작전을 구사해 협상의 우위를 점하는 트럼프 스타일이 이번 인선에도 여실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국토안보부 장관에 해병대 장성 출신으로 남부사령관을 지낸 존 F 켈리(66)를 낙점했다. 국방부 장관에 내정된 제임스 매티스가 2003년 이라크전 당시 주력 전투부대(해병 1사단)의 사단장이었을 때 부사단장으로 보좌했다. 현 합참의장 조셉 던포드는 1사단 예하 5연대장이었다. 켈리의 아들 로버트 켈리 해병 중위는 29세이던 2010년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에서 소대원들을 이끌고 전투 순찰을 하던 중 폭탄 공격을 받고 숨졌다.

트럼프는 환경보호청(EPA) 청장에 스콧 프루이트(48) 오클라호마주 법무장관을 사실상 낙점했다. 화석 연료 옹호자인 프루이트는 화력발전소 온실가스 감축과 수질오염 방지 등 환경 규제 철폐에 앞장 설 전망이다. 트럼프는 또 중소기업청장에 억만장자이자 오랜 친분이 있는 린다 맥마흔(68) 미국프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공동 소유자를 내정했다. 맥마흔은 남편 빈스 맥마흔과 함께 WWE를 소유·운영해 왔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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