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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8년 연속 별 셋 받은 요리 맛은?

“가이세키(會席)란 게 원래 다도(茶道)·만남에서 유래한 요리잖아요. 가이세키의 정신은 식재료 생산자와 주방, 서비스 인력, 음식을 즐기는 사람까지 연결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전통 음식이 10대 소녀에겐 고루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그렇게 눈높이를 헤아리며 늘 변화하려 노력합니다.”

일본 교토(京都) 미쉐린(미슐랭) 가이드에서 8년 연속 3스타를 받은 가이세키 음식점 ‘교토 깃쵸(吉兆)’의 토쿠오카 쿠니오(56) 오너 셰프의 말이다. 1930년 교토 아라시야마에서 개업한 교토 깃쵸는 토쿠오카 셰프가 3대째다. 일본인 사이에 "간토(關東)에 나다만(なだ万), 간사이(關西)엔 깃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본 전통 요정의 양대산맥으로 군림해 왔다.
다양한 계절 재료를 한접시에 담아내는 핫슨.

다양한 계절 재료를 한접시에 담아내는 핫슨.

토쿠오카 셰프는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롯데호텔서울 일식당 모모야마에서 열린 ‘교토 깃쵸 미식회’를 위해 한국에 왔다. 손님들은 온통 일본산인 ‘정통 가이세키’를 기대하겠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현지 식재료를 존중하면서 평소 교토에서 하던 방식을 최대한 재현하는 것”이 진정한 가이세키 서비스라는 것이다. 실제로 노량진 수산시장 등을 둘러본 뒤 교토에서 구상해온 메뉴를 전부 바꿨다. 디저트를 포함해 총 10개 코스 디너에서 방어·병어 등 한국 제철 생선을 쓰고 한라봉 껍질과 한방차잎 등을 그릇과 장식으로 활용했다.
그가 생각하는 음식은 “맛이 좋고, 예쁘고, 놀라움을 주는 것”이다. 최고의 식재료를 섬세한 조리법과 화려한 플레이팅으로 차려내는 가이세키의 본질이기도 하다. 이처럼 완벽한 음식에 대한 천착은 그가 ‘천재 요리사’로 회고하는 할아버지 데이이치 유키 때부터 내려온 것이다. 교토 깃쵸 창립자인 데이이치 유키는 다도 전문가였다. 그가 평생에 걸쳐 모은 다기와 가이세키 그릇 등으로 세운 박물관이 오사카에 있다.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을 정도로 프랑스에서 인정받는 폴 보퀴즈 셰프가 1975년 교토 깃쵸에 들렀을 때 할아버지 요리에 크게 감명을 받았다고 해요. 그런 교류가 프랑스의 누벨 퀴진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해설도 있습니다.”
토쿠오카 셰프 자신도 미식회를 열러 종종 프랑스에 다닌다. 지난 3월엔 미쉐린 3스타 셰프인 알랭 뒤카스 초청으로 파리 호텔 플라자아테네의 알랭 뒤카스 레스토랑에서 디너를 진행했다.
“그릇은 물론이고 포크·나이프 등 커틀러리가 모두 일본 것과 다르잖아요. 그런 식기와 어울릴 수 있게 비주얼은 프렌치 그대로 지키되 스테이크를 숯에 굽고 랍스터에 버터나 오일을 쓰지 않는 등 일본식 조리법을 썼죠. 손님들이 ‘그간 먹어본 것과 전혀 다른 맛’이라며 놀라워하더군요.”

한식으로 말하면 ‘모던 한식’이라 할 이런 파격이 전통 수호자들의 비판을 부르지 않을까. “2009년 사장을 맡기 전까지는 부친으로부터 ‘기본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을 많이 들었어요.(웃음) 중요한 건 받아들이는 사람을 고려하는 전통의 전달방식 같아요.”
손님과의 눈높이 소통을 중시하는 태도는 그가 존경하는 승려로부터 배운 것이라고 했다. “모리나가 소코라는 스님인데 할아버지 때부터 친분이 있던 분이예요. 전 15살 때만 해도 뮤지션이 되고 싶었고 좀 나쁜 학생이었는데(웃음). 그때 아버지가 교육차 절에 보냈어요. 스님이 어린아이인 저에게 맞춰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에 감화 받았고, 그 뒤론 ‘나는 3대째 요리해야 할 운명이구나’ 하고 생각했죠.”

8년 연속 미쉐린 3스타 셰프란 어떤 의미일까. 그는 “미쉐린의 별 개수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반 고객이 맛있다고 해도 즐거운데 전문가들이 높은 평가를 해주니 더 좋은 정도랄까요. 부친께서 제게 하신 말씀이 있죠. ‘아세루나(焦るな·조급해 하지 말라)’. 시대와 고객에 맞춰 최선의 요리를 내는 것만을 늘 생각합니다.”
미쉐린 3스타를 8년째 받은 교토 깃쵸 아라시야마 본점

미쉐린 3스타를 8년째 받은 교토 깃쵸 아라시야마 본점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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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