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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억 중 97억만 남은 창조벨트예산…여명숙 “문화판 4대 강 비리, 수사해야”

여명숙

여명숙

7일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는 최순실씨 등에 맞섰다가 잘리거나 내몰린 전·현직 공무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4월 문화창조융합벨트본부장에 임명됐다가 한 달 만에 자리를 떠난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당시 1300억원의 예산이 불투명하게 집행됐다며 ‘문화판 4대 강 비리’라고 주장했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그는 “수시로 (차은택 전 단장이 짠 사업이라고) 들었고 그것을 바꾸지 말라는 명령을 (김종덕) 장관과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 수석으로부터 들었다”며 “곳간을 열어 보니 (1300억원 중) 97억원만 남았고, 그걸 쓰면 되겠느냐고 하니 ‘다 정해진 데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사업의 투명성을 문제 삼다가 자리에서 물러난 그는 “형식적으로는 사임이지만 실질적으론 해임”이라고 했다.

여 위원장은 “(현재 자리로 옮기게 된 이유가) 게임물관리위 업무 폭증 때문이라는데 ‘정말 그러냐’고 (당시 김 장관에게) 물으니까 ‘대통령이 아침에 전화해 내려보내라고 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문화창조융합벨트본부에서) 제가 ‘점령군처럼 굴어서 일을 못 하겠다는 말이 돈다. 불필요하게 영수증을 달라고 하는 것 때문에 일을 못 하는 것 같은데… 앞으로 해야 될 일이 많은데 이건 문제가 많다’는 얘기를 김종덕 전 장관이 (내게) 직접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체부 상급 공직자들에게도 여러 차례 (실상을) 알렸다”며 “원칙을 지키던 (문체부 내) 소통관은 좌천됐고, 이를 도우려던 국정원 직원은 내전 지역인 아프리카 앙골라로 발령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문화창조융합벨트에 대해선 반드시 고강도 회계 감사와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된 뒤 공직을 마쳤다는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도 이날 증인으로 참석했다. 2013년 정유라씨가 승마대회에서 2등을 한 뒤 청와대는 갑자기 승마협회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노 전 국장은 별다른 문제가 없고, 최순실씨와 가까운 측을 좋지 않게 보고했다가 박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노 전 국장은 “보고서를 당시 모철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제출했는데 이틀 뒤 보고서에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기록된 (최씨의 측근) 박원오씨가 전화해 ‘왜 그런 식으로 썼느냐. 두고 보자’고 했다”고 증언했다. 사실상 청와대에서 민간에 공문서가 유출된 정황을 추가로 확인시켜 준 셈이다.

노 전 국장은 “공무원으로서 대통령에게 지적받는 건 상당히 견디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언론 보도를 보고야 자신의 ‘퇴출’ 배경에 최씨의 압력이 작용했음을 눈치챘다는 그는 “개인적으로 좀 비참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 조금 더 용감하게 대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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