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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찍은 경주남산 흑백으로 바꿔 보니…

강운구 사진작가가 30년 만에 컬러에서 흑백으로 리메이크한 ‘불골 석굴의 여래좌상’. [사진 열화당]

강운구 사진작가가 30년 만에 컬러에서 흑백으로 리메이크한 ‘불골 석굴의 여래좌상’. [사진 열화당]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강운구(75)씨는 후배들에게 ‘꼿꼿’ 강 선생이라 불린다. 쓴 소리 잘 하고 유행과 무관해 “소수에 속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강직한 성품 덕이다. 6일 오후 서울 자하문로 ‘사진위주-류가헌’에서 열린 ‘강운구 사진전-경주남산’ 개막식은 그런 ‘강운구 사단’을 자처하는 이들 200여 명이 전시장을 메운 잔치였다. 작가는 “(여기 나와 있는) 사진이 다 말해 줄 것”이라고 짧게 인사했다.

‘경주남산’은 1987년, 사진작가 강운구를 축으로 편집디자이너 정병규와 열화당 이기웅 대표가 뭉쳐 출간한 컬러판 사진집 이름이다. ‘사진으로 쓴 민족서사시’란 상찬을 들으며 한국 출판계의 고전이 된 이 책이 30년 세월을 이겨내고 이번에는 흑백판(열화당 펴냄)으로 나왔다. 당시 컬러에 집중하느라 동시에 흑백 찍기를 포기했던 작가는 “디지털을 업고 ‘경주남산’을 흑백 사진으로 리메이크” 했다. 책에서 걸어 나와 전시장에 걸린 작고 진한 사진은 명암의 추상적 빛깔만 남고 컬러의 잔소리들이 사라져 대상의 본질이 또렷해졌다.

작가는 “서투르나 지극한 정성을 기울인 표가 많이 나는 돌부처들에서 더 조각의 본질을 느꼈다”고 썼다. “천 년 세월의 비와 바람이 화강암의 막 드러나 허옇던 빛깔을 가라앉히고 거칠던 피부를 부드럽게 해서” 지금 더 아름답다고 했다. 폐허에서 피어난 보통 얼굴을 오래오래 기다려 순정하게 찍은 사진은 짙은 고대(古代)의 빛깔로 반짝인다. 많은 시간이 흘러 남산(南山)은 바뀌었고 작가도 늙었지만 사진은 불가사의하게 싱싱하다. 전시는 내년 1월 8일까지. 02-720-2010.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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