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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과 2인1역 “담배 피우는 입모양도 따라해”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변요한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서 소아과 의사 수현 역을 맡은 변요한. “우정보다 사랑이 중요하다. 결혼해서 아내가 싫어하면 베드씬도 안 찍을 것”이라며 로맨티스트의 면모를 보였다.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서 소아과 의사 수현 역을 맡은 변요한. “우정보다 사랑이 중요하다. 결혼해서 아내가 싫어하면 베드씬도 안 찍을 것”이라며 로맨티스트의 면모를 보였다.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배우 변요한(30)의 얼굴은 볼 때마다 낯설다. 드라마 ‘미생’의 신입사원 한석율 역을 연기했을 땐 ‘뺀질이’처럼 보였고, 영화 ‘소셜포비아’에서 경찰 지망생 지웅 역을 선보였을 땐 ‘청춘의 표상’ 같은 느낌이 짙었다. 뮤지컬 ‘헤드윅: 뉴메이크업’에서의 고혹적인 무희 마타하리도 제법 잘 어울렸다.

한데 14일 개봉을 앞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속 젊은 수현을 보니 순정남의 향취가 물씬 풍겼다. 멜로가 처음인 게 무색할 정도로 연아(채서진 분)와 달달하면서도 풋풋한 연인 연기를 선보였다. 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우연히 얻은 알약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30년 전으로 돌아가 과거의 자신과 만나는 내용이다.

사실 그간 변요한의 가장 큰 장기는 ‘생활감’이었다. 패셔니스타를 표현하기 위해 5대 5 단발머리를 감행하고, 살 오른 공시생처럼 보이기 위해 10kg을 찌우는 등 현실감을 입혔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시공간을 오가는 판타지에 또래 친구들과 떼로 나오던 작품(‘들개’ ‘마돈나’ 등)과 다르게, 하늘 같은 선배 김윤석(48)과 2인 1역이었으니 그에겐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을 터다.
갑자기 나타나 “내가 30년 후의 너”라고 말하는 한수현(김윤석) 때문에 당황하는 모습.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갑자기 나타나 “내가 30년 후의 너”라고 말하는 한수현(김윤석) 때문에 당황하는 모습.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두사람의 조합은 ‘현재의 수현’ 역으로 먼저 캐스팅된 김윤석의 추천이었다. “즉흥적인 연기 스타일과 눈매가 닮았다”는 이유였다. 7일 서울 팔판동에서 만난 변요한은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선배님이 담배 연기를 내뿜는 입모양이나 머리를 쓸어올리는 습관 등을 관찰해서 많이 따라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역시 본질은 마음인 것 같더라고요. 얼마나 사랑했길래 30년 전까지 돌아가려 했을까 하는. 군대에 있을 때 원작 소설을 읽었는데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을 만큼 인상이 강렬했죠.”

2004년 미국을 배경으로 쓰여진 작품을 리메이크 하면서 홍지영 감독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한국화’였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인 감정에 젖어들 수 있게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 홍 감독은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를 조금 더 내밀하게 들어갔고, 두 남자를 포용하면서도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리기 위해 연아의 직업을 수의사에서 첫 여성 조련사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1985년과 2015년을 자연스럽게 오가기 위해 마련한 밥 딜런과 김현식 등 음악적 장치들은 듣는 즐거움을 더한다.

가족영화 색이 짙어지면서 자연스레 가족은 촬영 내내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그는 실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사춘기 시절 여동생과 2년 동안 말을 안 한 적이 있는데 그때로 돌아가 사과하고 싶다”고 답했다. “연년생이다 보니 저 때문에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거든요. 제게는 소울메이트 같은 친구예요. 영화를 전공해서 시나리오도 같이 봐주고 제가 잘 모르는 여성의 심리 같은 걸 설명해주기도 하고요.”

반면 엄격한 아버지는 그에게 이정표 같은 존재였다. 스물넷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진학하고, 소속사와 계약 전 독립영화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간 것도 모두 “세상의 시험 이전에 아버지의 시험을 먼저 통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계속 숙제를 내주세요. 항상 겸손하라든가, 일희일비하지 말라든가 같은.”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인 1985년의 수현을 연기하는 데도 아버지의 젊은 시절 사진이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래서인지 변요한은 30년 뒤의 모습에 대해 묻는 질문에도 “좋은 배우보다 좋은 가장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연기를 하면 할수록 어려워서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다시 찾게 되는 작품을 많이 하고 싶어요. 저는 지금도 매년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거든요. 여전히 사진 찍는 씬만 봐도 가슴이 아픈데, 그렇게 감정을 남기고 추억이 되는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

글=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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