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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마음속엔 ‘지주회사’

뉴스분석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폐지를 공식화하면서 향후 삼성의 경영 방식 변화에 재계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삼성 미전실의 이준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전날 국회 청문회에서 언급된 미전실 폐지가 “예정된 발언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삼성의 법무·대관·홍보 수뇌부가 보름 이상 준비해온 ‘청문회 답변서’에 미전실 폐지 내용은 없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그룹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발언을 중장기 그룹 개편과 운영 구상에 대한 복안이 표출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어떤 방식으로 그룹 전체를 경영할 구상을 하는 걸까. 재계에서는 ‘미전실 이후’에 대한 이 부회장의 구상이 ‘삼성전자의 지주사 체제 전환’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게 되면 경영 관련 전반은 지주회사가 담당하게 된다. 지주사 내에 기획·법무·인사 등 각종 팀을 두고 이 팀장들이 모이는 회의체를 구성하면 여기서 결정되는 사안이 사실상 미전실의 의사결정 기능을 대신할 수 있게 된다.

그간 미전실의 존재를 두고 야당과 시민단체 등은 세 가지 면에서 비판해 왔다. 법적 근거가 없는 의사결정 기구이고, 권한은 있으나 책임을 지지 않는 조직이며, 대관업무 등을 총괄하면서 불법적 상황에 노출되는 통로가 된다는 점이다.

전날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상조 한성대 교수도 “삼성의 의사결정은 각 계열사의 이사회가 아닌 미전실에서 이뤄지는데 미전실은 책임을 지지 않기에 무리한 판단을 내리고 불법행위로도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법적 실체를 갖출 수 있게 되고, 대관업무 등 일부 기능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안팎의 우려를 없앨 수 있다.
삼성에 앞서 지주사 전환을 완료한 다른 대기업들이 이미 이런 경영 방식을 취하고 있다. 2003년 당시로서는 선도적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LG그룹은 ㈜LG가 그룹 전체를 하나의 사업체로 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성장을 이끄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SK그룹도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다졌다. SK는 각 계열사의 전문경영인들이 모이는 집단경영위원회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그룹 전체 성장 방향에 대한 의견을 모은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29일 “지주사 전환 검토에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주사 전환과 함께 미전실을 폐지하려면 반년 이상을 현재 체제대로 가야 한다는 얘기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이 약속을 빨리 이행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삼성 내부에서는 SK 같은 사장단 협의기구를 과도기적 조직으로 구성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도 그룹 전체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삼성 은 국내 계열사만 60여 개, 해외 사업장을 포함하면 400여 개의 계열사가 있다. 특히 삼성은 전자부터 금융·중공업·바이오까지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한 경영학과 교수는 “신사업 발굴과 인수합병, 인사 등을 각 계열사에 맡기는 것은 효율성이나 의사결정 속도, 인력 활용 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미전실의 문제는 투명하지 않은 운영 방식에 있었지 그룹 전반을 이끄는 컨트롤타워가 불필요하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삼성전자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 삼성물산을 같은 방식으로 지주사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삼성전자 지주사와 삼성물산 지주사를 합쳐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주사를 설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들 후속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미전실의 순기능을 이어받을 컨트롤타워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전자의 분할까지는 비교적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으나 그 이후 통합 지주사 설립 단계는 금산분리 규정 완화나 공정거래법 개정 등 법적 여건이 뒷받침돼야 해 이른 시간 안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삼성은 선대 이병철 회장 시절부터 비서실을 운영하며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겨왔다. 이건희 회장 시절인 199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비서실을 구조조정본부로 개편했다. 구조본은 2008년 삼성 특검 사건으로 해체됐으나 2010년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미래전략실로 부활했다. 6년간 그룹 전체의 지휘부 기능을 해온 미전실은 삼성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고 편법 지원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폐지 운명을 맞게 됐다. 현재 미전실은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수장으로, 7명의 사장·부사장급 팀장을 포함해 임직원 1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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