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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박근혜 비판책 출간

2006년 말 겨울이었다.

박정희 대통령 때 청와대에 근무했다는 사람이 나를 찾아왔다. 그는 박근혜 후보가 결코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며 말했다.

“최태민에게서 전화가 오면 밤 열두 시가 넘는 시간에도 만나러 갔습니다. 그때는 통금이 있었지요. 갑자기 밤에 영애가 움직이니까 경호실이 발칵 뒤집히는 거지요. 그런데 그런 일이 수도 없이 있었습니다.”

“제가 모시던 박정희 대통령께서 영애와 최태민의 관계를 매우 걱정하셨어요. 그래서 영애의 모든 전화를 도청했습니다. 내용은 정말이지, 도저히 말씀드리기가…….”

물론 그는 어렵게 그 내용을 이야기했다.

그 사람의 얘기가 아니더라도 박근혜에게 최태민은 어떤 존재였는가를 쉽게 알 수 있었다.
사랑과 연기는 숨길 수가 없다. 둘 다 피어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만과 무능-굿바이, 朴의 나라』(독서광) 중에서

2006년 전여옥 전 의원과 박근혜 대통령 [중앙포토]

2006년 전여옥 전 의원과 박근혜 대통령 [중앙포토]

전여옥 전 의원이 박근혜 정부를 비판한 책 『오만과 무능-굿바이, 朴의 나라』가 8일 출간된다. 출판사 독서광 측은 7일 “현재 인쇄 중”이라고 밝히며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던 시절 대변인을 지낸 전 전 의원은 이번 책에서 박 대통령을 오만과 무능의 아이콘으로 규정했다. “‘최순실 기획사’의 아이돌”이라면서 “최태민이 친 주술의 덫”에 걸렸다고 평했다. “박근혜는 최태민의 이야기만 나오면 이성을 잃었다”고도 했다.

전 전 의원은 2006년 5월 ‘커터칼 테러’ 직후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박지만씨를 처음 만났을 때 상황도 자세히 풀어놨다. 부인 서향희 변호사와 함께 병원을 찾아온 박지만씨는 “누나를 진심으로 염려하는 착한 동생의 모습 그 자체였다”고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속옷과 갈아입을 옷을 챙겨온 두 여자, 최순실 자매는 박지만씨한테 눈인사조차 건네지 않고 거만하게 지나쳤다. 이에 박지만씨는 전 전 의원에게 “우리 누나 잘 아시죠? 우린 필요 없어요”라고 말하며 한숨을 푹 쉬었다는 것이다. 전 전 의원은 “박근혜 대표는 ‘박씨 일가’가 아니라 ‘최씨 일가’의 한 사람”이라고 적었다.

전 전 의원은 이 책을 “‘박근혜 시대’와 ‘박정희 패러다임’ 그리고 ‘박의 나라’를 떠나보내는 이별사(離別辭)”라고 정의했다. “우리가 겪은 이 수치와 참담한, 그리고 치명적인 실수를 두고두고 떠올리는 것은 고통이자 고문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잊지 않아야 되풀이되지 않는다. 나는 작별의 노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집필 의도를 밝혔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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