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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좀먹는 류마티스 관절염, 범인 잡았다

정상적인 관절(좌)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관절(우). 류마티스 환자의 관절과 관절 사이(활막)에는 활막 세포가 증식하고 있다. [사진 김완욱 가톨릭대 교수]

정상적인 관절(좌)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관절(우). 류마티스 환자의 관절과 관절 사이(활막)에는 활막 세포가 증식하고 있다. [사진 김완욱 가톨릭대 교수]

관절의 뼈와 연골을 파괴하는 만성 질병인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 물질을 국내 연구진이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진은 류마티스를 치료할 수 있는 근본적인 원리까지 제시하는데 성공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7일 “김완욱 가톨릭대 류마티스내과 교수 연구팀이 미국 예일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관절을 손상시키는 핵심 물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를 괴롭힐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진 질병이다. 원래 관절과 관절의 틈새 내부를 덮고 있는 활막의 세포(synovial cells)는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일종의 윤활액을 만들어서 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돕는다.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에 걸리면 이 활막 세포가 엄청나게 증식해 주변 뼈를 파괴한다. 마치 암덩어리가 증식해 주변 조직을 파괴하는 것과 유사하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손을 엑스레이 촬영한 사진 [사진 김완욱 가톨릭대 교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손을 엑스레이 촬영한 사진 [사진 김완욱 가톨릭대 교수]

활막 세포가 왜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원인을 밝히기 위해 류마티스 환자의 활막 세포를 분석했다. 활막 세포가 '흥분'하는 과정을 연구한 결과 MIF(macrophage migration inhibitory factor)라는 단백질이 ‘범인’이었다. 이 단백질은 CD44라는 이름을 가진 자신과 결합할 수 있는 특정한 구조의 단백질(수용체)을 만나면 흥분하기 시작한다.

특이한 것은 이 두 종류의 단백질이 결합(MIF-CD44)하면 서로 상호 작용을 통해 증식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CD44는 MIF 단백질의 수를 늘리고, 동시에 MIF는 CD44의 개체수를 확 늘린다. 김완욱 가톨릭대 교수는 “마치 상대방의 성격을 공격적으로 바꾸는 스위치를 켜는 것처럼 보였다”고 이 현상을 발견했을 때의 느낌을 설명했다.

연구진은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을 밝힌 데 그치지 않고, 치료법도 제시했다. 특정 분자 구조의 화합물(MIF098·MIF020)을 MIF에 주입하면 MIF 단백질이 증식하는 현상을 억제할 수 있었다. 쉽게 말해, 활막 세포를 증식하는 스위치를 꺼버리는 물질을 발견한 것이다.

김 교수는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을 통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약물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며 “다만 전임상, 임상실험 등을 거쳐 실제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다소 시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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