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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범벅 형산강서 뱃놀이라니…“생태계 복원이 먼저다”

지난달 25일 경북 포항시 연일읍 유강리 형산강 강변에 있는 상생로드기념공원. ‘형산강 상생로드’ 개통식이 열렸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최양식 경주시장, 자전거 동호인 등 500여 명은 자전거를 타고 경주에서 포항으로 넘어가는 강변 길을 줄지어 달렸다. 포항시와 경주시가 함께 추진하는 ‘형산강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다.
형산강은 경주와 포항을 가로질러 동해로 나가는 60㎞ 길이 강이다. 이날 행사는 새로 시작되는 형산강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로 가득했다.

하지만 이면엔 해결해야 할 환경 문제가 있다. 형산강 퇴적물에서 기준치의 최대 3000배를 웃도는 수은이 검출된 것이다. 수은은 중추신경계 장애, 생식중독을 일으키는 유해 중금속이다. 몸이 뒤틀리고 사지 마비가 일어나는 미나마타병의 원인 물질이다.

포항시는 지난 8월 형산강 6개 지점의 퇴적물 시료를 채취해 수은 검출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기준치(0.07㎎/㎏·1등급)보다 적게는 19배, 많게는 3171배 높은 수은이 검출됐다. 철강업체가 몰려 있는 형산강 지류 구무천에서 221.99㎎/㎏이,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연일대교 일대에서도 2.2㎎/㎏이 나왔다. 하천 퇴적물 수은 오염평가기준은 0.07㎎/㎏ 이하가 1등급, 0.67㎎/㎏ 이하 2등급, 2.14㎎/㎏ 이하 3등급, 2.14㎎/㎏ 초과 4등급이다. 수치만 보면 형산강이 아니라 ‘수은강’인 셈이다. 수은 검출 후 형산강 어민들은 넉 달째 조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형산강에서 재첩과 참게, 장어 등을 잡는 어업면허권자는 모두 20명이다.

형산강 프로젝트는 포항과 경주가 지역 발전을 위해 공동 추진하는 사업이다. 형산강변에 생태체험학습장을 만들고 경주 앞바다에 국내 첫 수중전시관 설치를 추진한다. 수상레저타운과 워터파크, 수상카페를 조성한다. 그런데 강에서 검출된 수은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다. 수은이 뒤범벅인 강에 배부터 띄우겠다는 걸까.

포항시는 오염물질이 정확히 어디서 나오는지조차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공장 폐수 무단 방류, 원료 취급 부주의를 수은 검출의 원인으로 추정만 할 뿐이다. 신구중 포항시 환경위생정책팀장은 “워낙 오랜 세월 동안 수은이 쌓이다 보니 원인을 찾아내는 데 시일이 걸린다”며 “형산강 프로젝트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서둘러 민·관 협의체를 구성한 뒤 오염원을 찾고 저감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국립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수은이 가장 많이 검출된 구무천을 오염원으로 볼 수 있다”며 “구무천에서 나온 수은이 형산강 일대로 퍼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역 환경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형산강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는 거대한 청사진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형산강의 오염문제가 드러났다”며 “형산강이 병든 상황에서 그 일대를 각종 위락시설로 개발하는 것은 부적절한 행위다”고 지적했다.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형산강에 수은 검출이 확인된 지 수 개월이 지났지만 포항시는 오염원이 어디인지도 모른다”며 “‘형산강 프로젝트’에 앞서 ‘형산강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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