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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스카이로드’ 놓고…세금 축내는 애물 vs 상권 살리는 보물

대전시 중구 으능정이 거리에 있는 스카이로드(영상스크린). 165억원을 들여 설치했지만 영상물이 부실해 관광객들이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중구 으능정이 거리에 있는 스카이로드(영상스크린). 165억원을 들여 설치했지만 영상물이 부실해 관광객들이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에 조성된 ‘스카이로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세금만 낭비하고 주변 상가 월세만 올려놓은 애물단지’라는 의견과 “스카이로드 때문에 그나마 사람이 몰려 상권이 활기를 띤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스카이로드는 2013년 8월 운영을 시작한 대형 영상스크린(캐노피)이다. 길이 214m, 폭 13.3m 규모로, 국비 등 165억 5000만원을 들여 2012년 5월 공사를 시작해 1년 여 만에 완공했다. 당시 염홍철 시장이 세계 최고 수준의 영상스크린을 설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추진했다. 염 전 시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프리몬트 스트리트 익스피리언스(길이 450m의 영상시설)’와 유사한 것을 만들어 대전을 ‘조명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투자 규모에 비해 성과가 별로 없어 세금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상영하는 영상물이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로드에서는 야간(여름철 오후 7~10시, 겨울철 오후 6시~9시)에 영상물을 상영한다. 매시간 50분 간 광고를 곁들여 단편 애니메이션, 그래픽 아트, 뮤직비디오, 대청호 사진 등을 보여준다. 대학생 김진한(21)씨는 “으능정이가 원래 젊은이들이 몰리는 거리여서 자주 가지만 스카이로드 영상물은 눈길을 끌만한 게 없다”며 “스크린 자체도 중간에서 한 번 끊기는 것으로 설계돼 시각 효과가 반감된다”고 말했다. 스카이로드 운영비(인건비 등)는 연간 9억원에 달한다. 내년에는 LED 기판 유지보수비 8000여 만원 등 1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대전시의회 조원휘(민주당) 의원은 “스카이로드 시설 관리는 대전시 도시재생본부, 영상물 운영은 대전마케팅공사로 이원화돼 투자 효과 파악조차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카이로드 운영 이후 주변 상가 임대료는 폭등했다. 상가 월세는 49.5㎡규모 점포의 경우 2013년 36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3배 수준으로 올랐다. 이 바람에 영세 상인들은 대부분 떠났다. 으능정이 거리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한상기(58)씨는 “관광객이 몰려들 거라는 기대로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올리는 바람에 중소상인만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스카이로드를 중심으로 양쪽 거리에는 모두 136개 점포가 있다. 주로 휴대폰 대리점, 화장품 가게, 음식점 등이다. 빈 점포는 2013년 20개에서 지난해 16개로 4개가 주는 데 그쳤다. 반면 스카이로드가 으능정이 거리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주장도 있다. 만두집을 운영하는 나완영(50)씨는 “영상물이 신통치 않지만 조명과 음악 때문에 거리가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며 “스카이로드가 없는 것 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대전시 마케팅공사 관계자는 “스카이로드는 이렇다 할 볼거리가 없는 대전의 주요 관광상품 가운데 하나”라며 “다양한 영상물 콘텐트 개발로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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