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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Made in U] 꽃꽂이·벼룩시장컨설팅…시민 아이디어로 노인에 일자리

서울 강동구의 고시원에 사는 일흔 살의 A씨가 고시원 복도를 걷고 있다. 그는 노후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기초생활수급비에서 고시원비(30만원)를 내면 5만7000원이 남는다. [사진 서울시]

서울 강동구의 고시원에 사는 일흔 살의 A씨가 고시원 복도를 걷고 있다. 그는 노후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기초생활수급비에서 고시원비(30만원)를 내면 5만7000원이 남는다. [사진 서울시]

올해 일흔인 A씨는 서울 강동구의 한 고시원에 산다. 3.3㎡(1평) 남짓한 공간이 그의 보금자리다. 그는 최근에서야 동 주민센터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아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 매월 생계급여(16만2000원) 등 35만7000원이 수입의 전부다. 고시원비 30만원을 내고 남는 5만7000원으로 한 달을 보낸다.

노숙인인 B씨(68)는 매주 일요일이면 ‘짤짤이’를 받으러 서울 시내 교회 곳곳을 돌아다닌다. 짤짤이는 교회·성당에서 그와 같은 저소득 노인에게 주는 동전이나 음식을 뜻한다. 동전이 부딪히며 내는 소리를 빗대 만든 은어다. 그도 외환위기 이전에는 액세서리 공장에서 일했었지만, 회사가 망하면서 길거리로 나왔다. 노후자금 마련은 꿈꾸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처럼 ‘노인 빈곤’은 서울시가 지난 2월 ‘서울에서 해결이 시급한 분야’를 주제로 온라인 여론조사와 엠보팅(mVoting·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모바일 시민투표)을 통해 청년주거, 주차난과 함께 서울시의 3대 과제 중 하나로 꼽힌 문제점이다. 9월 말 현재 노인(만 65세 이상) 인구는 657만명(전 인구의 13.2%)에 이른다. 통계청의 ‘2016 고령자 통계’(전국 만 13세 이상 3만9282명 대상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한국 노인 중 53.1%는 “노후를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3.3㎡ 남짓 되는 고시원 방이 A씨의 주거 공간이다. 그는 이 곳에서 5년째 살고 있다. [사진 서울시]

3.3㎡ 남짓 되는 고시원 방이 A씨의 주거 공간이다. 그는 이 곳에서 5년째 살고 있다. [사진 서울시]

이에 서울시는 노인문제 해결을 위해 본지와 함께 올 10월 14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카카오 스토리펀딩(storyfunding.daum.net)에서 ‘서울, 메이드 인 유(Made in U)’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노인 빈곤 실태를 시민들에게 전하고, 빈곤 문제를 풀 ‘시민 대안 아이디어’를 받았다. 시민들의 집단 지성을 활용해 노인 빈곤이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아이디어 중에는 ‘노인 맞춤형 일자리’를 만들자는 의견이 많았다. ‘노인 플로리스트’를 제안한 김지희씨는 “전문 플로리스트가 디자인한 꽃꽂이 그림과 재료를 노인에게 전달해 꽃꽂이를 만들게 하고 이를 인터넷과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꽃을 보며 일하니 노인들이 정서적 위안도 얻을 수 있다”고 적었다.

아파트 단지 내 이웃들이 안 쓰는 물건을 파악해뒀다가 물물교환이나 중고 판매를 돕는 ‘우리 동네 벼룩시장 실버 컨설턴트’ 같은 아이디어도 나왔다. 노인들에게 “친구를 찾아주자”는 의견도 있었다. ‘동네 이웃과 자매결연 맺기 사업’을 제안한 김성천씨는 “노인 빈곤은 경제적 문제와 함께 고독감이라는 정신적 문제도 함께 한다.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나 구가 나서서 ‘노인 동성·이성 친구 맺어주기 사업’을 진행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서울시는 제안 중 현실 가능성이 높은 것을 골라 내년 5월 열리는 ‘좋은 제안 선정회의’의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와 별도로 노인 관련 정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지난해 134곳이었던 공공 노인요양시설을 올해 140개로 불렸고, 데이케어센터도 34곳 늘렸다. 치매 노인 등을 돌보는 가족을 위해 가족 1인당 휴가비로 최대 30만원을 지원 해 올해 1490명이 혜택을 받았다. 홍승기 서울시 혁신협력팀장은 “시민의 집단 지성과 참여를 통해 노인 빈곤 같은 심각한 도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한대·서준석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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