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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기계 헤인즈, 연료는 김치볶음밥

코트 위에서 농구공을 들고 활짝 웃는 헤인즈. 아들이 곧 한국에 온다며 싱글벙글하던 그는 “코트에서도 더 신나게 뛰겠다”고 다짐했다. [고양=최정동 기자]

코트 위에서 농구공을 들고 활짝 웃는 헤인즈. 아들이 곧 한국에 온다며 싱글벙글하던 그는 “코트에서도 더 신나게 뛰겠다”고 다짐했다. [고양=최정동 기자]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외국인 포워드 애런 헤인즈(35·1m99cm)는 이제 국내팬들에게 친숙한 선수가 됐다. 국내 프로농구 코트를 9년째 지키면서 해마다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바짝 마른 체격인데도 저돌적인 플레이와 빼어난 슛 감각으로 꾸준하게 득점을 올린다.

지난 2008년 국내 무대에 데뷔할 당시만 해도 헤인즈는 그저 잠깐 스쳐가는 선수 쯤으로 취급받았지만 이젠 프로농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1997년부터 8시즌간 뛴 ‘작은 탱크’ 조니 맥도웰(전 현대)을 넘어 ‘한국 프로농구 최장수 외국인 선수’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올 시즌엔 한층 물 오른 경기력으로 오리온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개막 이후 15경기에서 모두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경기당 평균 28.9점으로 득점 전체 1위다. 블록슛(1.5개)과 리바운드(9.9개)도 각각 3위와 7위로 상위권에 올라있다. 그의 활약을 앞세운 지난해 챔피언 고양 오리온은 올 시즌에도 선두(12승3패)를 달리고 있다. 외국인 선수 통산 득점(7789점)과 통산 리바운드(3078개·이상 6일 현재)는 매 경기 새 기록을 쓰고 있다. 추일승(53) 오리온 감독은 “헤인즈는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스스로 알아서 잘 하는 선수다.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6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만난 헤인즈는 연신 싱글벙글하는 모습이었다. 연말을 맞아 아내 카라와 아들 애런 헤인즈 주니어(4)가 곧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집을 떠나 헤인즈와 함께 4개월간 한국에서 지낼 예정이다. 헤인즈는 “아들이 나와 함께 지내는 걸 좋아한다. 지난해에도 홈 경기 때마다 응원하러 코트를 찾았는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헤인즈는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 후에 아들을 데리고 인터뷰장에 나타났다. 한동안 딸을 데리고 인터뷰장에 나타났던 미국프로농구(NBA)의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를 연상케 했다. 헤인즈는 “커리를 따라한 건 아니다. 아들을 보면 저절로 힘이 난다. 아이도 (인터뷰를) 좋아한다”고 했다.

한국에서 10년 가까이 지내면서 헤인즈는 ‘반(半) 한국인’이 됐다. 헤인즈는 “김치라이스(볶음밥)와 된장찌개를 같이 먹으면 최고”라면서 “한국 사람들은 옷도 스타일리시하게 잘 입는다. 가사는 잘 모르지만 랩 음악도 비트나 멜로디가 무척 세련됐다”고 말했다.
 
쉬는 날 택시를 이용할 때도 헤인즈는 한국어로 행선지를 말한다. 지난 8월 리우 올림픽 기간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헤인즈는 “한국에서 가장 좋은 건 예의를 지키며 서로 존중하는 문화”라며 “아들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히는 한국식 인사법을 가르쳐줬다. 아들은 요즘도 화상 통화를 할 때마다 허리를 굽혀 인사한다. 미국의 유치원에서도 똑같이 한다고 들었다”며 흐뭇해했다.

‘프로농구 최장수 외국인 선수’ 라는 타이틀에 대해 헤인즈는 “나도 이렇게 오래 뛸 줄 몰랐다”며 “매년 ‘내년에도 한국에서 꼭 다시 뛰어야지’라고 다짐하며 버틴 게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그에게도 힘든 시기가 있었다. 2013년 12월 KCC와 경기 도중 상대 팀 김민구를 가격했다가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한국 귀화를 추진하다 무산돼 한동안 실의에 빠졌다. 그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어떤 상황이든, 어떤 팀을 만나든 나 자신을 지우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한국에선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인성이 부족하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출범 20주년을 맞은 프로농구에 대해 헤인즈는 “경기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점점 많아진다”면서 “선수들의 개인 훈련을 도와줄 외국인 코치들이 더욱 많아지면 젊은 선수들이 잠재력을 발휘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연승 모비스 단독 6위로

6일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는 울산 모비스가 25점·11리바운드·8어시스트를 기록한 마커스 블레이클리(28)의 활약을 앞세워 서울 SK를 81-75로 눌렀다. 2연승을 달린 모비스는 7승9패로 단독 6위에 올랐다.

 
애런 헤인즈는 …
생년월일: 1981년 4월 1일

국적(포지션): 미국(포워드)

체격: 키 1m99cm, 몸무게 88㎏

올 시즌 성적: 득점 1위(평균 28.9점),

리바운드 7위(9.9개), 블록슛 3위(1.5개)

가족: 아내 카라 헤인즈, 아들 애런 헤인즈 주니어

좋아하는 한국 음식: 김치볶음밥, 된장찌개

고양=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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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