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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과 창업] 해외 취업, 드론 회사 창업…직업전문학교 어때요?

직업전문학교는 학업과 함께 실무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드론 촬영. [사진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직업전문학교는 학업과 함께 실무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드론 촬영. [사진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 서울 당산동에 위치한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에서 만난 이현석(25)씨는 직업전문학교의 드론학과에서 만난 박세영(30)씨 등 친구 셋과 최근 드론 영상 제작·교육 회사 ‘드로너스(DRONERS)’를 창업했다. 부산 드론영상제에서 받은 1등 상금 1000만원으로 장비를 구입했다. 서울시 드론 대회에서도 1위를 수상해 서울 마포구 창업지원센터에 사무실도 마련했다. 이씨는“대학에 입학해 불필요한 스펙 경쟁을 하는 대신 직업전문학교에서 전문성을 쌓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7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 발표와 함께 본격적인 대학 입시 경쟁을 펼쳐야 하는 고3 학생들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군대를 다녀온 이용선(27)씨 역시 진로를 고민하다 지난해 초 직업전문학교에 입학했다. 해외 호텔에 취업해 영업·마케팅 업무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후 꾸준히 실무를 익히고 회화 공부도 병행했다. 상담센터를 통해 해외 구인구직 정보도 살폈다. 학교 측의 도움으로 화상면접을 본 이씨는 최근 싱가포르에 위치한 5성급 호텔 팬퍼시픽호텔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씨가 받게 될 급여는 한 달 평균 450만원 정도다. 국내 호텔에서 받을 수 있는 급여의 2배가 넘는다. 글로벌 취업센터의 도움 덕분에 최소 200만원에서 많게는 몇 달치 급여를 줘야 하는 해외취업 알선비용도 아꼈다.
이용선, 이현석씨처럼 대학 진학 대신 직업전문학교에 진학해 취업 또는 창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직업전문학교에서 국비교육과정인 전기공사 과정을 수강하고 있는 정지찬(21)씨는 “취업한 이후 경력을 쌓다가 필요한 경우 대학원에 진학할 것”이라고 했다. 정씨처럼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면서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올해 처음으로 70%대가 무너지며 69%를 기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변화에 학생 수도 자체도 줄고 있어 대학 진학률은 계속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김남경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학장은 “대학에 진학해 학문과 이론을 공부해야 취업하고 안정된 삶을 누린다는 인식이 깨졌다. 과거 1~2%에 머물던 우리나라 직업전문학교 진학률이 최근엔 4~5%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했다. 김 학장에 따르면 최근 직업전문학교에 진학하는 학생의 17%는 대학을 졸업했거나 중도에 자퇴하고 다시 입학한 경우다. 실제로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엔 카이스트에서 물리학을 전공하다 조리학과에 입학한 경우가 있다. 또 의대에 합격하고도 요리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이 학교에 입학해 요리를 배워 얼마 전 호주 유명 식당에 취업한 사례도 있다. 기술을 익히면서 영어회화 학습까지 더해 해외 취업에 도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김정미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글로벌 취업센터장은 “해외에선 호텔 직원, 조리사와 같은 서비스 직군을 전문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급여나 근무 환경이 좋고 직군도 다양해 취업의 기회가 많다”고 했다.
메이크업. [사진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메이크업. [사진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직업전문학교는 전국에 750여 개가 있다. 전기기능사, 헤어 미용사와 같은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는 국비교육 과정과 학점은행제에 의한 2년제 전문학사 과정으로 운영된다. 세무회계, 건축, 전기, 정보기술(IT) 등 자격증 취득을 중심으로 하는 국비교육 과정은 학교마다 개설돼 있는 자격증 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진로에 따라 꼼꼼히 비교해 보아야 한다.
호텔 조리. [사진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호텔 조리. [사진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전문학사과정은 호텔외식학부에 커피바리스타학과와 호텔바텐더학과, 정보보안학부 내 사이버해킹 전공처럼 직업을 중심으로 한 학과 단위로 운영된다. 전문학사과정은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면 학점이 인정돼 졸업을 앞당길 수 있다. 항공, 전기와 같은 특성화된 직업전문학교도 있지만 종합직업전문학교의 경우 대략 60개 정도의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학사과정 역시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교수진, 산학협력 기업 등을 따져봐야 한다.
경찰 경호를 실습 과정에서 배우고 있다. [사진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경찰 경호를 실습 과정에서 배우고 있다. [사진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국비교육 과정은 국가지원사업으로 교육비가 거의 없지만, 전문학사 과정은 실무교육 중심인데다 해당 산업 현장 전문가를 교수나 강사로 초빙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 대학과 비슷한 300만원 정도를 등록금으로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부모나 학생들의 문의는 꾸준히 늘고 있다. 표기영 서울경희직업전문학교 행정실장은 “요즘은 진로 탐색에 적극적이라 유망 직종을 선점하기 위해 기술을 익히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직업전문학교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과거처럼 대학에 진학을 못해 (직업전문학교를) 택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학력보다 기술이나 능력을 중시하는 선진국에선 직업전문학교 진학 비율이 한국보다 훨씬 앞선다. 대학 진학률(2, 4년제)은 50%를 밑도는 일본의 경우 직업전문학교 진학률은 20%가 넘는다. 호주는 고교 졸업생 30% 이상이 TAFE(Technical and Further Education)라고 하는 직업전문학교에 진학한다. 유럽도 고교생 중 30% 정도만 대학에 진학하고 대학 졸업생 역시 그중의 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봉규 한국직업전문학교협회 명예 이사장은 “한국도 학력 중심에서 능력 중심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기업도 현장 투입형 인재를 원하는 만큼 직업전문학교를 통한 진로 모색도 좋은 취업 전략”이라고 했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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