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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끊임없는 면세점 선정 시비, 신고제가 답이다

최현주 산업부 기자

최현주
산업부 기자

그야말로 전전긍긍이다. 이달 예정된 된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사업자 선정에 입찰한 업체들 말이다. ‘최순실 게이트’의 불똥은 면세점 업계까지 튀었다. 롯데그룹과 SK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사실을 두고 특허권을 얻기 위한 대가성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달 24일 검찰은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해 롯데·SK는 물론 기획재정부와 관세청까지 압수수색했다.

롯데·신라·신세계·SK·현대백화점 등 5개 입찰 기업들은 추가 사업자 선정이 무산될까봐 촉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련법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는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야 한다. 관세청은 추가 사업자 선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6일 밝혔다. 주가 급등락 등을 우려해 토요일인 17일 오후 결과를 발표한다. 이에 앞서 9일 이전에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해당 업체에 일정을 통보하지는 않았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추가 사업자 선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9일 탄핵안이 가결되면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그간 공들여 입찰을 준비한 업체들은 당혹해한다. 특히 의혹의 대상인 롯데는 진퇴양난이다. 지난해 11월 롯데는 28년간 운영했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옛 잠실점) 재승인에 실패했다. 올 상반기 매출만 4000억원인 이 면세점은 6월 문을 닫았다. 롯데 입장에선 이번 일정이 무산되면 그간 특허권을 다시 얻기 위해 준비해 온 일들이 수포로 돌아간다. 그런데 예정대로 일정이 진행돼 특허권을 얻어도 석연치 않다. 대가성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추가 사업자로 선정되면 ‘짜여진 각본’이라는 비난이 쏟아질 게 뻔해서다. 6일 국정조사에서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면세점 관련 질문 공세를 받았다.

물론 롯데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신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했거나(3월 14일),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출연(5월 31일)하기 전에 이미 정부가 면세점 신규 특허 추가 발급 방침을 정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미르재단에 출연금을 내기로 약정하고서도 같은 해 11월 월드타워점이 재승인에 실패했다는 사실도 롯데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유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대가성 거래가 오갔는지 여부는 명료하게 밝혀져야 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현행 제도 하에선 어떤 면세점도 특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다. 국내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려면 정부가 내주는 특허권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사업자 선정 과정은 ‘깜깜이’다. 경영능력(300점), 관리역량(250점), 주변환경요소(150점), 경제·사회발전 공헌도(150점),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150점) 등 10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입찰 업체 중 점수가 높은 업체가 선정되는 방식이다. 그런데 각 업체의 점수나 심사위원이 공개된 적이 없다. 지난해 7월 사업자로 선정된 한화·신라·롯데·SK를 같은 해 11월 탈락시키고 두산·신세계에 특허권을 주면서도 어떤 기준에 따른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선정된 이유도, 탈락한 이유도 알 수 없다.

면세점 제도의 손질이 없다면 이런 의혹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비단 ‘최순실 사태’가 터지기 전에도 특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대부분 ‘역량이 부족한 업체가 실질적인 경쟁력이 아닌 로비나 청탁으로 특허권을 얻었다’는 내용이다. 정부 허가가 아닌 엄격한 요건을 갖춘 신고제였다면 없었을 논란이다. 면세점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한 이유다.


최현주
산업부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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