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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날개 생긴 우즈

 
타이거 우즈(41·미국)가 돌아왔다. 15개월 간의 공백 끝에 경기 감각은 무뎠지만 종종 전성기를 연상케하는 날카로운 샷을 뽐냈다.

5일(한국시간) 바하마 뉴프로비던스의 알바니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이벤트 대회인 히어로 월드챌린지. 우즈는 마지막날 4타를 까먹었지만 합계 4언더파로 참가선수 17명 중 15위에 올랐다. 합계 18언더파를 기록한 마쓰야마 히데키(24·일본)가 우승했다.

성적은 하위권이었지만 우즈는 미소를 지으며 경기장을 떠났다. 우즈는 물론 골프계에서도 우즈의 복귀전을 성공으로 평가했다. 건강하게 경기를 마친 것 자체가 성공이라는 것이다.

우즈의 캐디 조 라카바는 “현실적으로 우승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15개월 넘도록 경기에 나서지 못한 우즈가 최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기는 어렵다. 연습 라운드를 포함, 5라운드를 끝낸 것 자체가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우즈는 “카트를 타지 않고 경기를 하니까 이상하더라”면서 “성공적으로 투어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고 믿는다. 내년에는 풀시즌을 뛰고 싶다”고 했다.

큰 탈 없이 경기를 마친 것 이외에도 좋은 조짐은 많았다. 우즈는 나흘에 걸쳐 버디 24개를 잡았다. 출전 선수 중 가장 많았다. 드라이브샷 거리는 전성기와 큰 차이가 없었고, 아이언샷은 정교했다. 퍼트 실력도 날카로웠다. 그러나 실수도 잦았다. 우즈가 기록한 더블보기 6개는 이번 대회 참가 선수들 중 가장 많다.

우즈는 2라운드에선 7언더파를 몰아쳤지만 전체적으로 기복이 심했다. 전반엔 성적이 좋았지만 후반엔 나빠지는 현상이 반복됐다. 우즈는 “지치기도 했고, 실전 경기를 하지 않은지 오래돼 감각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 주최자다. 경기 이외에도 이런 저런 행사 참가가 많아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동정론도 나왔다.

스윙에 대해서는 호평이 많다. 전 코치인 행크 해이니는 “스윙은 전혀 문제없다.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앞으로 여러 차례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송경서 JTBC골프 해설위원은 “스윙이 매우 부드러워졌다. 일단 스탠스를 좁혀 과도한 체중이동을 자제하고 안정을 찾으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다운스윙에서 허리 이동이 적어졌고, 오른 무릎과 발도 얌전해졌다. 팔로스루를 할 때 왼 팔꿈치가 몸에서 떨어져 하늘을 가리키는 '닭날개 현상'도 나타난다. 과도하게 손목을 회전시켜 거리를 내려던 예전과 달리 손목 움직임을 제한해 정확성을 높이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닭날개 현상은 조던 스피스(23·미국)와 잭 존슨(40·미국)에게도 나타난다. 두 선수 모두 거리가 아니라 정교함으로 승부하는 선수다. 두 선수를 통해 우즈의 의도도 느낄 수 있다. 조던 스피스는 우즈를 보고 “놀라웠다. 15개월의 공백이 없었다면 우승할 수도 있는 실력”이라고 칭찬했다.

송경서 위원은 또 “왼쪽으로 휘어진 홀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가는 실수가 보이는데 아직도 왼쪽으로 당겨치는 샷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듯 하다”고 봤다. 송 위원은 또 “우즈는 뛰어난 아이언샷과 쇼트게임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드라이브샷을 페어웨이에 보내면 앞으로도 많은 버디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병옥 JTBC골프 해설위원은 “한동안 쇼를 하는 것 같았던 우즈가 다시 골프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다운 스윙시 무릎을 굽혔다가 튕겨주는 등 하체를 무리하게 쓰면서 '스윙 쇼' 를 하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부드러운 스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무리하게 치지 않아 스윙 스피드는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우즈라면 부드럽게 스윙을 하고도 우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위원은 “요즘 젊은 선수들은 실력이 좋기 때문에 우즈가 랭킹 1위로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즈는 자신의 스윙에 대해 “주니어 시절 스윙으로 돌아가고 있다. 당시 나는 1번 아이언처럼 삐쩍 말랐다. 그래도 공을 멀리 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대회에서 많은 보기와 더블보기를 했지만 이런 실수들은 줄일 수 있다. 내년 1월 다시 대회에 참가해 4월 마스터스 이전까지 착실하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골프닷컴은 우즈의 세계랭킹이 898위에서 257계단 오른 642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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