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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추워지는 겨울밤엔 어디서 뭘 먹지?

이자카야식 스시집 오도루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들

이자카야식 스시집 오도루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들

굳이 격식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면 단연 실속이 우선. 화려한 분위기보다 가격 대비 맛이 으뜸이다. 연말 모임, 특히 오늘밤처럼 갑자기 추워지는 겨울밤 서너 명이 갈 만한 '가성비 좋은 맛집'은 어디일까. 평소 미식가로 소문난 모델 겸 방송인 이현이씨는 '오도루 스시'를 추천한다.

남편 후배중에 맛집을 꿰고 있는 사람이 있다. 남편과 연애 시절 맛집을 찾을 땐 항상 이 친구에게 물어보곤 했다. 저렴한 대포집에서부터 최고급 스시집까지 꽤 신뢰도 높은 리스트를 구축한 데다 대부분의 맛집 사장님들과도 친했기 때문이다. 그는 숱한 맛집 중에서도 특히 일식을 좋아해 상당한 가격대의 최고급 일식집도 자주 가는 편이다. 미혼인 그에게 한번 사귀어보라고 내 친구를 소개시켜주었는데 잘 되지 않았다. 번번이 최고급 일식집에만 데려가 여자 쪽에서 오히려 부담을 느낀 탓이다.
이자카야식 스시집 오도루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들

이자카야식 스시집 오도루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들

서론이 길었다. 서울 논현동 영동시장 뒷편에 있는 '오도루' 역시 그가 추천한 집이다. 남자들끼리 술잔을 기울이고 싶을 때 주로 찾는 집이라고 했다. 비싸지 않다는 뜻이다. 좀더 풀어 쓰자면 '이자까야' 가까운 스시집이다. 열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닷지'에서는 오도루 오마카세, 스시 오마카세, 사시미 오마카세 세 종류의 오마카세(お任せ, 요리사가 알아서 내주는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데 가격은 각각 5만원, 6만8000원, 8만5000원 이다. 처음 갔을 때 오도루 오마카세를 주문했는데 5만원이라는 금액에서 10원짜리 하나 아깝지 않을만큼 꽉꽉 채워 알찬 구성이 나왔다. 가볍게 이자까야에 술 한 잔 하러 온 기분으로 주문을 한 것이 무색할 정도였다. 하나씩 나오는 접시마다 '아, 내가 오만원만 내고 이렇게 잘 먹어도 되는건가' 싶은 죄송(?)한 마음까지 들어서 자세를 바로잡게 되었다.
이자카야식 스시집 오도루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들

이자카야식 스시집 오도루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들

자, 이 맛을 전문적으로 묘사할 순 없겠지만 최대한 노력해보겠다. 탱글탱글 야들야들한 흰살 생선에는 칼집을 내 혀에 닿는 식감을 극대화하고, 부드럽고 진한 붉은살 생선은 불에 살짝 그을려 향을 입혀준다. 코스 중반쯤 먹다보면 접시에 노란 우니를 듬뿍 담아서 주는데 "뭐지? 이걸 다 주는건가?" 의심할만큼 양이 많다. 나는 우니를 정말 좋아해서 기회 될 때마다 우니가 들어간 비빔밥·미역국·국수 등을 먹는데 그럴 때마다 우니 양이 너무 아쉬웠었다. 아니 그런데. 여기는 인심좋은 국밥집 사장님이 깍두기 담아주듯 우니를 수북이 담아주는 게 아닌가. 정말 황홀했다.
이자카야식 스시집 오도루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들

이자카야식 스시집 오도루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들

물론 늘 이렇게 우니를 많이 주는 건 아니다. 우니가 신선할 때는 많이 주고, 우니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더 달라고 아무리 졸라도 더 안준다. 지난번엔 15kg 짜리 대왕문어 한마리가 생으로 들어왔다며 삶기 전에 회로 몇점 썰어줬다. 어머나 세상에! 문어살이 입에서 통통, 쫄깃쫄깃, 몰캉몰캉 리듬체조를 했다. 그리고 코스 후반부에 나오는 메로구이는 이 정도까지 맛있는 걸 먹으면 분명 몸에는 해로울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 원래 다른 일식집에서도 메로구이는 맛있다. 그런데 보통 메로구이를 먹으면 그 맛이 강렬해서 그 전에 먹은 것들은 싹 잊혀지는데 오도루 메로구이는 신기하게도 그 전 접시들의 식감과 맛이 입안에서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오마카세 구성은 매번 조금씩 달라진다. 나는 스시집 사장님이라고 하면 빡빡머리에 눈빛은 날카롭지만 웃는 표정, 조금은 통통하거나 몸집이 있는 그런 모습을 떠올리는데 오도루 사장님은 전혀 그런 모습이 아니다. 젊고 트렌디하다. 첫 느낌은 '패션 포토그래퍼 같네'였다. 그래서 사실 첫 접시가 나오기 전엔 그냥 분위기 좋은 이자까야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오마카세가 마무리될 즈음 사장님의 내공을 알았다. 일곱살 때부터 배를 탄 생선의 초고수였다. 많은 사람들의 미각을 널리 이롭게(?) 하기위해 낮은 곳으로 임한 분처럼 보였다. 그러니 사장님을 무조건 믿으면 된다.
이자카야식 스시집 오도루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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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루에는 재미있는 별명이 붙은 공간이 있는데 바로 '옆도루'다. 원래 닷지만 있다가 옆으로 확장한 공간이라는데 테이블이 다섯 개쯤 있다. 여기서는 단품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선어 못지않게 탕류와 구이류 등 단품메뉴도 모두 훌륭하다. 비교적 저렴한 오마카세에 비하면 단품 메뉴 가격은 제법 높은 편이지만 일단 맛을 보면 겸허히 받아들이게 된다.
이자카야식 스시집 오도루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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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은 맥주에도 조예가 깊어 훌륭한 맥주 컬렉션이 준비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 부부가 정말 좋아하는 게 에스트레야 담 생맥주다. 정말 돈 아깝지 않은 알찬 오마카세와 시원한 생맥주를 함께 마시면 저절로 얼굴에 싱글벙글 웃음이 걸린다. 지인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을 한다. "오도루에 한번도 안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

오도루는 연중무휴. 점심은 하지 않고 저녁 6부터 영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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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