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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공백기 기부행위 무죄"…항소심 첫 선고

지난 1월 1일부터 3월 2일까지 3개월은 국회의원 선거구가 없는 사상 초유의 시기였다.

헌법재판소가 2014년 10월 국회의원 선거구에 대해 "3대 1에 달하는 현행(당시) 공직선거법상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2대 1 수준으로 떨어뜨리라"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입법시한을 지난해 12월 31일로 못박았지만 국회가 선거법을 개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거구가 존재하지 않는 만큼 이 기간에 이뤄진 기부행위는 불법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구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20대 총선 예비후보 지지를 부탁하며 유권자에게 선물세트를 돌린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구미시의원 강모(50)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국회의원 선거구 공백기에 이뤄진 기부행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기부행위는 법적 효력을 갖춘 특정 선거구의 존재를 전제로 해야 한다"며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구 공직선거법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구역표는 2016년 1월 1일부터 그 효력을 상실했고, 국회가 선거법을 개정해 새로운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구역표를 확정한 2016년 3월 3일 이전까지는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구역표가 존재하지 않으며 각 지역선거구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행위 당시에는 기부행위의 상대방이 어느 선거구 안에 있는 사람일지 불명확했는데, 개정법으로 새롭게 확정된 선거구를 기준으로 당해 선거구 해당 여부를 판단해 처벌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강씨의 기부행위가 이뤄질 당시는 국회가 선거법을 개정하기 전이어서 기부행위의 전제가 되는 선거구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구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국회에서는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구역표를 개정하는 데 있어 1년2개월이라는 충분한 기간을 부여받았음에도 위 기간이 도과하기 전에 선거구를 확정하지 않았다"며 "그 결과 선거구는 존재하지 않게 됐고, 이에 따라 처벌의 공백이 발생한 것은 국회의 입법지연에 의한 것으로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항소심 재판부의 이같은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비슷한 다른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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